▲ 코로나19 시대 ‘언택트 관광지’로 주목받는 문경새재 도립공원.
경북매일 자료사진
봄날 언택트 여행지에서 떠올린 '사라지지 않는 것들'
드넓은 공간에서 즐기는 새재에서의 산책은 코로나19 시대가 요구하는 '언택트 관광'에도 잘 어울린다. 가능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을 줄이고, 가족, 연인, 친구가 함께하는 봄날의 소박한 피크닉이 가능한 곳이 바로 문경새재 도립공원.
볼거리도 적지 않아 공원 내에 자리한 옛길박물관, 자연생태박물관, 힐링 휴양촌, 오픈세트장, 도자기박물관을 돌아보는 즐거움도 크다. 그 가운데 추천하고 싶은 건 '문경 생태미로 공원'이다.
문경시청 문화관광과 직원은 이 공원을 "자생식물원 형태로 유지돼 오던 것을 도자기, 연인, 돌, 생태를 주제로 한 4개의 미로와 전망대, 산책로, 연못 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라고 알려줬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생존을 위협했던 긴 겨울이 가고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온 봄이 푸른 희망의 노래를 속삭이는 생태미로 공원.
여기서 난 '사라지는 것과 사라지지 않는 것'을 빼어난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설파한 이영진 시인의 시 '풀들은 늙지 않는다'를 조용히 읊조렸다.
집들은 스스로 허물어져 빈자리를 만들었어
무너지는 것들은 제 속을 비우고
대지를 향해 몸을 맡겼지
기울어진 토방마루를 지나
뒷산 이름 없는 묏등으로 가는 길
구절초며 흰 찔레꽃
꽃 피는 모든 것들의 의지가 눈부셨어
그대가 길 떠나간 뒤
사람의 온기가 바람에 닳아 식어가는 동안
등 뒤에 남은 것들의 쓸쓸함은 깊어만 가고
무너진 빈자리마다 풀이 자랐지
바람이 불 때마다 들렸어
지친 발걸음을 인도하던 그대 거역할 수 없는 목소리
우리는 세계를 떠돌며
끝내 자라지 않는 뿌리의 통증을 견뎌야 했어
땀과 눈물의 자리에 함께 서 빛나던 소금 같은 사내들
더불어 공유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대 떠도는 생애보다 짧은 저녁노을이여
노을은 떠온 산이 붉어 와도
아무도 서로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해
다가오는 어둠 앞에서도
끝내 늙지 않는 풀들만 푸르를 뿐
그대 썩지 않는 예언이여
오늘 누군가는 또 집을 떠나야 하리라.
▲ 국내에선 유일한 '돌리네 지형'이 문경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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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물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문경 돌리네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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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리네 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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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돌리네 습지,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 못지않은 풍경
3월 봄바람에 들뜬 마음을 조용히 가라앉히는 좋은 시 한 편을 떠올린 후엔 문경의 또 다른 '비대면·비접촉 관광지' 돌리네 습지로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돌리네(Doline)'란 석회암지대에 생성된 접시 모양의 움푹 파인 땅을 지칭한다. 습지 형성이 어려운 지형적 특성상 국내에선 문경이 유일한 돌리네 지형이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건 돈 주고도 하기 힘든 호사.
혼자서 고독을 곱씹으며 걷는 것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라면 웃음까지 선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물속을 재빠르게 헤엄치는 수달과 담비를 보며 깔깔거리지 않을 어린이들은 없을 테니까.
돌리네 지형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행지는 동유럽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Plitbice National Park)일 것이다. 10년 전 그곳을 다녀왔다. 어땠냐고? 물론 아름답고 인상적이었다.
문경의 돌리네 습지는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와는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을 반길 것이 분명해 보인다. 내 견해를 뒷받침하듯 문경시 관계자가 말한다.
"좁은 면적임에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731종의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곳이 돌리네 습지다. 초원 생태계와 육상 생태계가 공존하는 이곳에선 꼬리진달래, 낙지다리, 들통발, 쥐방울덩굴 등의 희귀식물과 만날 수 있다. 기대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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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선 봄, 문경의 2가지 보물 찾아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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