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장품어택을 통해 재활용이 안되는 화장품 용기에 대한 생산자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녹색연합
결국 환경부는 조건부 역회수를 전제로 재활용 어려움 표시를 예외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화장품업계는 예외 적용받으려 했던 재활용 어려움 등급 용기에 이를 표시하게 되었다. 현재 화장품 용기 회수율 목표치에 따른 별도 회수, 재활용 체계의 구축, 운영 계획을 제출한 회사가 없기 때문이다.
|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표시 기준 |
제5조(평가결과 표시의 적용예외)
3.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은 포장재 중 제품의 기능에 장애 발생 등이 우려되어 재질·구조 변경이 어려운 경우로서 다음 각 목에 해당하는 경우
다. 의무생산자가 자체 회수 체계 등을 갖춰 포장재의 회수율이 2023년까지 15%, 2025년까지 30%, 2030년까지 70%를 충족할 수 있다고 환경부장관이 인정한 경우
|
이번 재활용 어려움 표시 예외 적용 논란을 계기로 시민들은 화장품 용기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분리배출 표시가 되어있지만 재활용이 되지 않아 예쁜 쓰레기로 버려졌던, 화려함 뒤에 감춰진 민낯을 확인했다. 시민들이 직접 행동하고 목소리를 낸 결과, 자발적협약으로 포장재 등급 표시를 예외 적용 하려던 것을 중단시키는 정책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생산자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부, 정책 신뢰도 향상을 위한 노력 필요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서 환경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화장품 업계와의 자발적협약으로 표시 예외 적용을 하려 했던 것은 특혜 논란으로 불거졌다. 환경부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동안 법적 구속력 없는 자발적 협약을 맺으며 보여주기식 행정을 반복하는 행태를 드러냈다. 이미 자발적협약은 환경적 효과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되어 왔다.
강하고 분명한 환경적 효과가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직접 규제 등의 비자발적 수단을 우선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자발적협약은 기존 정책의 빈틈을 메우거나 보완적인 수단으로 보는것이 적절하다. 자발적협약에서는 강제성이 부여되지 않아 실행력의 한계가 있다는 것은 여러 차례 경험한 적 있다.
환경부는 '포장재 재질·구조 등급 표시' 정책의 목표를 점검해 조건부 면제 조항은 삭제 해야 하며, 역회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세부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화장품 업계, 변화 가능한 계획 세우고 실행해야
화장품 업계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재활용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동안 재활용도 안 되는 용기를 생산하며 지속가능성, 친환경을 내세워 마케팅을 해왔던 겉만 화려했던 화장품 업계의 실체를 시민들은 확인했다. 시민들은 화장품 업계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며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화장품 업계는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지난 1월, 화장품 업계가 발표한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 선언에 따른 구체적 실행 계획이 제시 되어야 한다. 재활용 어려움 제품 100% 제거,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 리필 활성화, 판매한 용기의 자체 회수 노력 등을 위해 연도별, 단계별 실행계획이 제시되고, 시민들에게 공유되어야 한다. 이니셔티브 선언에 참여하지 않은 화장품 회사들은 별도의 계획을 발표하거나 이니셔티브에 동참해 화장품 업계의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데 함께 해야 한다.
전 세계가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과제를 이행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곳이 기업이다. 순환경제 패러다임이 도입된 지가 수년 전인데 화장품업계는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생산단계부터 적용해야 하며 화장품업계는 포장재 감축부터 이행해야 한다. 화장품 용기의 과대포장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문제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용기의 무게가 내용물 크림의 약 5배에 이르거나, 용기 두께가 제품의 약 30% 내외에 이르기도 한다. 화장품의 과대포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겹겹이 둘러싼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는 것, 고체화 등을 통해 포장재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플라스틱 포장재 감량을 할 수 있다.
포장재 등급 표시는 재활용 정책 개선의 시작일 뿐
재활용 어려움 90% 화장품 용기의 재질을 조속히 개선해야 한다. 화장품 용기는 다양한 첨가제 사용, 복잡한 구조, 복합재질, 내용물 잔존 등의 이유로 재활용이 어렵다. 여러가지 플라스틱이 섞인 OTHER 재질이나 PET-G 재질은 재활용이 어렵다. 생산 단계에서 재활용이 쉽도록 재질과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
화장품 업계는 실효성 있는 공병 회수 체계 갖춰야한다. 선별장에서 재활용을 방해하지 않으려면 별도로 회수해야 한다. 최근 온라인몰의 판매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한다면 회수 지점을 다양화 해야 한다. 소비자가 화장품 용기를 쉽게 반납할 수 있는 판매점(해당 브랜드숍 뿐 아니라, 대형유통, H&B스토어 등)이 곳곳에 존재하고 판매점의 공병 수거를 의무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구조가 단순하고 크기가 큰 샴푸, 린스 같은 바디제품은 재활용이 용이한 재질로 변경해 분리배출 원칙에 따라 재활용 체계에서 수거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마트에 설치된 플라스틱 회수함. 화장품브랜드숍 외에도 대형유통마트, H&B스토어 등이 참여해 화장품 용기를 수거해야 회수율을 높일 수 있다.
녹색연합
화장품 업계는 자원순환을 위한 '리필 재사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화장품 업계는 대용량 단위의 리필제품의 개발과 보급해야 한다. 용기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세척, 건조, 살균하기가 쉽고, 내용물 리필이 편리한 용기를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또한 재사용 품목을 다양화해야한다.
▲ 아모레 리필스테이션에서 사용되는 리필용기. 입구가 커서 세척이 용이하다.
아모레퍼시픽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서 시민들은 더 이상 개인의 실천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업과 행정에 변화를 요구하고, 행동한다. 통조림 뚜껑을 만들지 않게 한 것도, 음료 빨대를 없앤 것도 시민들이 만든 변화다. 재활용 어려움 표시 적용도 그러하다. 환경인식이 높아진 시민들이 많아질수록 긍적적인 변화들은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 기대한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녹색연합은 성장제일주의와 개발패러다임의 20세기를 마감하고,
인간과 자연이 지구별 안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초록 세상의 21세기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공유하기
화장품 용기에도 '재활용 등급' 표시 적용, 시민들이 바꿨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