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9일 충남 보령시의회에서는 보령직역 경비노동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재환
아파트 경비원에 대한 입주자들의 '갑질'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결과물이다. 최근에는 경비노동자들을 빗대어 임시계약직노인장을 뜻하는 임계장, 고르기 쉽고 다루기 쉽고 자르기 쉽다는 의미의 '고다자'라는 부정적인 신조어까지 나왔다.
경비원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아파트 입주민들의 '갑질' 만이 아니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경비 인력을 줄이는 것도 공포스러운 일이다. 언제 잘릴지 모르는 불안감도 고령의 경비원들에게는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지난 29일 충남 보령시의회에서 '보령지역 경비 노동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는 충청남도노동권익센터와 보령시의회 조성철 의원실이 주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보령 지역 경비 노동자들은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비해 갑질 문제는 비교적 덜한 편이라고 전했다. 오히려 고용 불안이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아파트 경비 4년차라고 밝힌 경비노동자 A씨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게 근무하고 있다. 경비근무자들이 일이 힘든 것만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아파트 입주민과 관리소장이 따뜻한 말을 건네면 더 열심히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점이 가장 염려스러운 일"이라며 "현재 분리수거, 택배, 기타 여러 가지 업무를 한다. 그런 일이 부담스럽거나 싫지는 않다. 그보다는 오랫동안 잘리지 않고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경비노동자 B씨도 "경비원들이 경비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할 수 없도록 한다면 사실 그것도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경비원들이 청소나 쓰레기분리수거 등 다른 일을 못하게 될 경우, 감원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고, 결국 감원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다. 잘리는 것이 더 걱정이다"라고 했다.
물론 지역의 작은 도시라고 해서 경비노동자에 대한 갑질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경비노동자 C씨는 "휴게시간에도 나가서 할 일을 해야 한다. 휴게시간도 말뿐인 경우가 많다"면서 "잠을 자는 시간에도 입주민이 문을 두드리면 일어나야 한다. 조금이라도 늦게 일어나면 입주민과 말다툼이 생기기도 한다"고 전했다.
충남도노동권익센터 하태연 법률팀장은 "아파트 경비원들은 경비업법 적용을 받는다. 경비업무 외에는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경비원들은 분리수거, 청소, 조경 등 아파트의 거의 모든 업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경비원들에게 경비업무 외에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하게 할 경우, 경비원들이 해고될 우려가 있다. 최근 국회에서는 경비원들에게 맡길 업무의 범위를 정하기 위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성철 보령시의원은 "경비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가장 크게 느끼는 것 같다"면서 "경비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례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그는 "경비 노동자 관련 조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경비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원 사업을 만들고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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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공동체를 걱정하는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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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경비원에게 가장 두려운 건 '갑질'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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