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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명한 무명가수"... 트로트 열풍 일조한 그는 누구?

[인터뷰] 태민 한국방송가수협회 회장

21.04.04 12:14최종업데이트21.04.04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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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창 가수에서 정통 트로트 가수로 이제는 후배들을 스타의 길로 안내하는 제작자로 변신한 한국방송가수협회 태민 회장의 연예활동 일대기는 '흑역사'를 백역사로 전환시켰다고 할 만하다.
 
태민 회장은 연예계 활동 초창기에 불린 '노철수'라는 예명으로 불린 바 있다. 태민은 "35년 전 이재석이라는 본명으로 유흥업소 등 야간 무대에서 음악 활동을 하던 때,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코미디언 배삼룡씨가 특별출연으로 내가 일하던 업소에 게스트로 초대 되었다"며 "그때 절 배철수씨로 착각하시고 '야 철수야, 여기서 일해?'라고 하신 말에 아니라도 답했는데 '그럼, 노(No)야?' 이러셨다. 그때부터 노철수라는 예명으로 바뀌게 됐다"고 말했다. 
 

태민은 한때 배철수 이미테이션 가수 노철수로 활동하는 한편 실력을 갖춘 이미테이션 가수를 양성하기 위해 한국연예인이미테이션협회를 설립해 운영했다. 1990년경 한 일간지에 나란히 실린 노철수(왼쪽)와 배철수 사진. ⓒ 태민 제공


태민 회장은 이미테이션가수협회 탄생에 대한 일화도 전했다. "어느 날, 충남 논산에서 김갑순이란 사람이 나를 찾아 왔다. 자신은 나훈아의 노래를 곧 잘 하며 완벽하게 흉내를 낼 수 있다며 닮은 사람끼리 모여 단체를 만들자고 제안해 왔다"며 "뮤지션이 창작성을 배제하고 남의 흉내를 자청해 활동 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에 동의가 되지 않아 거부했지만 전국 각처에서 닮은꼴 가수들이 의기투합하자며 나에게 몰려와 협회 구성을 제안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식으로 단체를 설립하고 여의도에 사무실을 꾸미고 나를 회장으로 추대하여 본격 활동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김갑순은 김형곤의 코미디클럽에서 '나'가 아닌 '너'로 이름을 바꿔 코믹하게 소개됐고, 패티킴을 모청하던 여성이 찾아와 합류를 요청해 '패튀김'이란 이름을 지어주게 된다"고 전했다. 

"이미자 씨와 너무도 닮은 여성에겐 이미 자고있다는 의미의 '이미 자'로 작명, 그 외에도 빵실이, 조영필, 배길섭, 채주봉, 신심 등 30여명의 이미테이션 가수들을 규합 할 수 있었다"던 태민 회장은 "오리지널 가수들을 흉내 낼 수 있는 전문 교육을 하며 아카데미(?)화 시키면서 밤 업소나 이벤트 행사 등에 투입하여 출연료를 받게 하는 등 프로무대에서 빛을 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태민 회장은 "당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는 모창가수들이 섭외  1순위였고 이들이 얼굴을 알리며 오리지널 버금가는 인기인이 되어가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오리지널 가수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며 활동하게 하는 교육도 병행하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일도 다반사로 일어났다. 업소에 출연하면 가짜가 나왔다며 술값을 반환해 달라고 하는가 하면 먹다 남은 음식들을 무대 위로 던져 공연을 중단케 하는 등 애로사항을 겪어야 했다. 나같은 경우는 모 과자회사에서 CF까지 찍어놓고 이미지가 불결하다는 이유로 방송되지 않는 수모까지 겪게 되었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심경의 변화를 맞게 되고 수년간 쓰던 노철수란 예명을 버리게 되는데 나만의 독창적인 모습과 재능을 찻기위해 트로트 음반을 정식으로 취입하게 되면서 태민으로 이름을 다시 개명했다. 트레이드 마크였던 콧수염도 깎는 등 깔끔하고 독창적인 헤어스타일과 댄디한 정장차림의 비쥬얼로 어필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태민 회장)
 
태민 회장은 이후 트로트 가수들의 활동폭을 넓히기 위해 지금의 트로트 프로 전성기가 오기 전부터 프로그램 편성 확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당시 전국의 수많은 무명가수들의 뜨거운 지지와 환호를 받았다"고 자평한 그는 그 이후 무명가수 모임체인 한국방송가수협회라는 단체를 결성해 운영 중이기도 하다.

태민 회장은 요즘 대세인 <미스터 트롯> 출신 가수 임영웅과 장구 치며 노래하는 가수 박서진 등에게 직접 작사와 작곡을 한 '사랑할 나이'라는 노래를 준 일화도 있었다. "오디션 프로에서 5연승 하는데 일조했다"고 그는 나름 자부심을 드러냈다.
 
 

태민 회장과 가수 방가희 ⓒ 태민 제공

 
태민 회장은 "신인가수 방가희에게 '그날밤 맹세'라는 곡을 만들어 주기도 했다"며 현재 활동 중임을 강조했다. 그는 "엔터테이너로서의 최대 가치는 결국 창의력이다. 창의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후배가수들에게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립니다.
태민 배삼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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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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