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첫 선발출전 경기에서 빅리그 첫 안타와 타점을 신고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2안타1타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첫 안타와 타점, 멀티히트를 한꺼번에 신고한 김하성의 시즌 성적은 타율 .400 1타점이 됐고 경기는 샌디에이고가 7-0으로 승리하며 개막 3연승을 내달렸다.
좌완투수 등판하면서 얻은 첫 선발출전 기회
김하성은 2021년의 첫 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과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6년3600만 달러, 강정호가 4+1년 최대 1400만 달러, 박병호(키움 히어로즈)가 4+1년 최대 1850만 달러에 계약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하성의 계약규모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그만큼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20대 중반의 거포형 내야수에 대한 샌디에이고의 기대가 컸다는 뜻이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가 시작된 후 김하성에 대한 야구팬들의 기대는 실망이 됐다. 김하성은 시범경기 19경기에 출전해 타율 .167(42타수7안타) 1타점1득점으로 크게 부진했다. 홈런은커녕 2루타 이상의 장타 한 방도 없었다. 하지만 김하성은 팀 내 9위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연봉을 받는 선수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가지 않고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개막전에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에 밀려 선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된 김하성은 8-7로 앞선 7회 대타로 출전했지만 두 번의 헛스윙 끝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샌디에이고가 4-2로 승리한 3일 경기에서는 대타로도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날 애리조나의 선발투수는 4년 간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메릴 켈리였지만 김하성과의 맞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그렇게 두 경기에서 한 타석 밖에 서지 못했던 김하성은 4일 애리조나전에서 빅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6번 2루수로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애리조나가 좌완 케일럽 스미스를 선발로 내보내면서 앞선 두 경기에서 7타수6안타2홈런6타점의 맹타를 휘두른 좌타자 에릭 호스머에게 휴식을 준 것이다. 김하성이 플래툰 내야수로 먼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좌완투수가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내친김에 멀티히트까지
다행히 김하성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김하성은 1회말 마차도의 솔로 홈런으로 샌디에이고가 선취점을 딴 후 이어진 1회 2사1,2루 기회에서 첫 타석을 맞았다. 김하성은 애리조나 선발 스미스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전안타를 때려내며 2루주자 윌 마이어스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역사적인 김하성의 빅리그 데뷔 첫 안타와 타점이 동시에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김하성의 자신감은 다음 타석까지 이어졌다. 3회 선두 타자로 나온 김하성은 1볼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스미스가 던진 시속 144km의 빠른 공을 잡아당겨 또 한 번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첫 선발 출전 경기에서 두 타석 만에 만들어낸 빅리그 데뷔 첫 멀티히트 경기였다. 김하성은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으로 살짝 빠지는 공을 잘 골랐지만 심판의 애매한 판정 때문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샌디에이고가 7-0으로 앞선 6회말 2사 2루에서 4번째 타석에 선 김하성은 1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고 7회 수비에서 교체됐다. 김하성은 수비에서도 자신에게 향한 3개의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2루 수비에서도 괜찮은 적응력을 보였다. 데뷔 첫 선발 경기를 통해 좌완 투수의 공을 잘 공략한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김하성은 앞으로도 좌투수가 선발로 등판하는 경기에서 출전 기회를 자주 얻을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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