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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이 치고 주꾸미... 공무원들 '쪼개앉기' 회식 물의

충남도·서천군 직원 6명 일정 중 이탈, 방역수칙 위반 의혹... "허기 져서 음식점 갔다" 사과

등록 2021.04.13 10:07수정 2021.04.1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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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특화시장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도청과 서천군청 공무원 일행이 근무시간 중에 단체로 음식을 즐긴 일이 알려져 말썽이다. 

충남도청 A과장과 서천군청 B과장 등 공무원 6명은 지난 7일 오후 4시께 서천 읍내에 있는 서천특화시장 내 음식점에서 식사를 했다.

이날 식비는 모두 17만여 원(주꾸미샤부샤부, 새조개)을 계산했다. 이들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의식한 듯 각각 4명과 2명으로 나누어 앉았다. 이 때문에 솔선수범해야 할 공무원들이 방역수칙을 교묘하게 어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5인 이상의 일행이 식당 테이블에 나눠 앉는 것도 안 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지침이다.

같은 시간 서천군청 대회의실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장항 오염정화토지 활용방안 기본구상 용역' 1차 중간보고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 중간보고회는 이우성 충청남도 문화체육부지사가 주재했고 노박래 서천군수, 유호 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 허재영 국가물관리위원장 등 관계 기관과 전문가, 지역대표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충남도청 A과장과 서천군청 B과장도 이날 중간보고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이들은 보고회가 시작되자마자 '서천 판교 생태하천'을 둘러보기 위해 행사장을 빠져나왔다. 서천 판교 생태하천은 지난 2018년부터 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해 12월 준공했다. 이들 일행은 판교천 현장을 둘러본 후 음식점을 찾았다.

이날 충남에서는 하루 동안 2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전날에도 12명의 확진자가 나와 충남도는 연일 도민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하고 있다. 또 이날 이후 12일까지 닷새간 충남에서만 서천 3명 등 모두 8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시민단체 "근무 중 이탈, 방역수칙 위반" - 충남도청 A과장 "허기가 져서... 죄송"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서천주민자치연대연대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 단체는 11일 군청 자유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를 의식해 4명+2명으로 쪼개앉았다, 방역수칙을 고의로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도청 과장이 군청 과장으로부터 (근무 시간에 무단이탈해) 직무와 관련한 '접대'를 받은 것은 아닌지 등 공직기강 해이 여부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충남도청 A과장은 "지난해 말 준공한 판교 생태하천과 관련해 민원이 있어 서천군청 B과장 등 일행과 현장을 점검했다"라며 "2km 정도를 걸어 허기가 진 데다 전 근무지인 서천군 직원들의 권유로 음식점을 찾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의를 일으켜 매우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식당 관계자는 "처음에 4명이 한 테이블에 앉았고 나머지 2명은 잠시 후에 와서 다른 테이블에 앉아 서로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는 12일 도청 회의실에서 열린 실·국·원장 간부회의를 개최하고 '4차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전 부서가 더 책임감 있게 적극적으로 대비해 달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 #충남도청 #서천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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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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