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안양중앙시장 안양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리잡은 안양중앙시장은 그 크기 만큼이나 품목도 다양하고, 특히 먹을 거리가 많아 젊은 사람들도 꽤 많이 찾는다.
운민
여러 가지 상념에 잠기며 1번가를 지나 안양중앙시장으로 향한다. 안양 1번가가 젊은 사람들의 성지라면 안양중앙시장은 남녀노소 누구나 찾는 안양 최대의 전통시장이다.
어르신들이 잡화와 반찬거리를 사러 시장을 찾는다면 젊은 사람들이 시장에서 주로 찾는 장소는 일명 먹자골목이다. 곱창골목, 김밥골목, 떡볶이 골목 등 시장의 골목길마다 비슷한 먹거리 가게가 몰려있기에 먹고 싶은 것을 마음속으로 생각한 후 마음에 드는 가게에 앉아 싸고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 된다.
시장마다 명물이 있지만 안양중앙시장은 특히 곱창골목이 유명하다. 35년 넘게 시장의 한 골목을 지켜온 곱창골목은 30여 개의 순대 곱창집이 모여 있어서 순대곱창의 매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골목을 타고 시장을 찾는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나도 그 유혹을 못 이겨서 사람이 적당히 붐비는 집을 찾아 순대곱창을 한번 주문해 보았다. 다른 순대곱창집처럼 순대와, 돼지곱창, 당면, 양배추, 깻잎을 매콤한 양념에 볶아낸 평범한 순대곱창이지만 이 시장의 순대곱창은 안양중앙시장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한 입 두 입 정신없이 흡입하다가 어느새 순대곱창은 바닥이 났다. 뭔가 허전하다 싶을 땐 볶음밥이다. 철판에 노릇노릇하게 볶아진 볶음밥은 순대곱창과 다른 매력이 있다. 시장을 나오며 소소한 행복을 한 아름 얻고 나온다.
배도 부르니까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바람이나 쐬며 다음 일정을 하기 위한 충전을 하려 했다. 하지만 중앙시장의 맞은편에 위치한 삼덕공원은 일반 공원이라 하기엔 뭔가 특별한 사연이 있는 듯하다.

▲삼덕공원에 축소 복원되어 있는 구 삼덕제지의 굴뚝 안양시내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는 삼덕공원은 삼덕제지의 공장부지였다가 땅을 기부하면서 새롭게 공원으로 태어났다.
운민
그 이유는 바로 공원 한가운데 공장 굴뚝이 외로이 서 있었다. 굴뚝 한편엔 삼덕공원의 역사를 설명해주는 글과 사진자료가 패널에 세겨져 있어 차근차근 읽어보았다. 알고 보니 원래 공원은 1961년부터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공장의 부지였는데 2003년까지 40년 넘게 굳건히 사업을 이어간 삼덕제지가 공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면서 이 공간이 비게 된 것이다.
이 자리가 안양역에서 멀지 않고, 나름 안양의 중심가였던 만큼 상업용도나 주거용 도로 재개발했으면 회사 차원에서도 짭짤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지 모른다. 허나 삼덕제지의 전재준 회장은 이 땅을 안양시에 기부해 시민공원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삼덕공원을 기부한 전재준회장 삼덕제지의 공장부지를 기부하기 까지 큰 공헌을 한 삼덕제지의 전재준 회장의 흉상이 공원에 남아있다.
운민
그래서 이를 기리기 위해 공장에 있던 굴뚝을 33프로로 축소한 모형 타워를 공원 한가운데 세운 것이다. 도심지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은 안양시민의 축복이라 할 만하다. 한때 서울 남부의 공업도시로만 여겨졌던 안양이 뜻있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도시의 정체성을 새로이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제 안양 도심의 여행길은 안양천으로 이어진다. 안양시를 관통해서 광명, 금천구, 영등포를 거쳐 한강으로 합류하는 안양천은 한강의 중요한 지류 중 하나다. 자전거 도로도 잘 구비되어 있고, 산책길을 따라 서울까지 이어지므로 출, 퇴근하기 위해 안양천을 이용하는 사람도 심상치 않게 볼 수 있다.
지금의 깨끗한 생태하천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에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었다. 그 전에는 급격한 산업화와 안양에 산재해 있는 공장들 때문에 오염되어 접근 자체가 힘들었다고 한다. 안양천에 가까이 가면 그런 노력들을 엿볼 수 있는 장소가 몇 군데 있다. 안양천 생태이야기관으로 가면 그 노력의 과정과 지금 안양천의 생태를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안양천 생태 이야기관 안양의 도심을 가로지르는 안양천은 안양시민의 사랑을 특히 많이 받는 공간이다. 예전에는 죽음의 강으로 유명했으나 점차 생태계를 회복해 가고 있다. 안양천에 위치한 생태 이야기관에서 그 과정을 엿볼 수 있다.
운민
특히 안양천에 서식하는 식물과 조류 등의 생활방식을 다양한 기법의 전시를 통하여 흥미를 돋우게 만들어주니 한 번쯤 방문하는 것도 어떨까 한다. 기대하지 않았던 안양 여행이었지만 예상치 못한 안양의 문화적 유산이 풍부함을 새삼스레 느낀다. 이제 안양의 현재와 미래라 할 수 있는 평촌 신도시로 넘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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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학 전문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팟케스트 <여기저기거기>의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obs라디오<굿모닝obs>고정출연, 경기별곡 시리즈 3권, 인조이홍콩의 저자입니다.
강연, 기고 연락 ugzm@naver.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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