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포항 <리본책방>에서. 새로 낸 책을 들고 포항 이웃님한테 찾아가서 드리며 노래꽃(동시)도 한 자락 써 보았다.
최종규
온누리에 따사로이 흐르는 마음이 말 한 마디에 깃들기를 바라면서 <쉬운 말이 평화>를 써냈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평화요, 어렵게 말하면 전쟁"이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서로 동무하려는 마음이라면 쉽게 평화로이 말할 텐데, 서로 동무할 마음이 없다면 어려울 뿐 아니라 싸움투성이로 말하는 셈입니다.
이웃님한테 '호미'란 이름으로 노래꽃을 써서 건네며 '호미'란 낱말하고 '홈'이란 낱말이 밑뿌리가 같은 줄 깨달았습니다. '홈'을 판다고 하지요. '호미'로 팝니다. '호'를 넣는 '혹'이나 '홀·홑·혼자'로 밑뿌리가 같아요. 쉽고 수수하게 쓰는 말씨를 혀에 얹기에 생각을 새롭게 열고, 생각을 새롭게 열기에 마음을 환하게 틔우고, 마음을 환하게 틔우기에, 온누리를 즐겁고 넉넉하게 가꾸는 손길로 하루를 짓는 살림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재미나게 신바람을 내면서 쓸 우리말을 알맞게 가다듬거나 갈고닦거나 세우지 못한 '어른'이야말로 우리말을 무너뜨리거나 흔들거나 허문다고 해야 올바르지 싶습니다. (141쪽)
'사투리를 쓴다'고 할 적에는 입으로 말하는 결을 그대로 살려서 글로 담는다는 뜻으로 여기면 됩니다. 사투리는 틀에 매이지 않는 말이요, 남 눈치를 안 보는 말입니다. 사투리는 스스로 지은 말이며, 저마다 다른 고장이나 마을에서 저마다 다른 살림하고 삶에 맞추어 스스로 길어 올린 말입니다. (164쪽)
아주 조그맣구나 싶은 낱말 하나가 어깨동무(평화)를 이루는 밑거름이 된달까요. 일본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지 말자고 하기보다는, 우리 나름대로 생각을 슬기롭고 아름다이 가꾸면서 즐거이 나눌 낱말을 새로 짓자고 하면 좋겠습니다. 얄궂은 말씨를 손질해도 나쁘지 않습니다만, 이보다는 사랑스레 말하고 어깨동무하는 말결이 되도록 스스로 빛내면 좋겠습니다.
같이 손을 잡아요. 어린이부터 알아들을 수 있는 말씨로 이야기해요. 어린이 눈높이로 말하려고 하면 어느새 꺼풀이나 허울을 벗어던지기 마련이에요. 아이 눈망울을 가만히 보면서 티없이 말을 하고 글을 쓰는 어른으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쓸 말은 우리 마음을 사랑으로 가꾸어 온통 짙푸른 숲으로 이끄는 아름드리나무 같은 말일 때에 별님처럼 초롱초롱 빛나리라 생각합니다.
▲ 충남 공주 <느리게 책방>에서. 공주 마을책집 지기님한테 책을 건네고서 말과 삶과 마을 이야기를 했다.
최종규
▲ 낱말을 모으고, 말밑(어원)을 찾고 말풀이를 헤아리려고 쓰는 여러 꾸러미(수첩). 이 꾸러미를 수북히 쌓아올린 끝에 새책을 하나 써낸다.
최종규
더 헤아리면 '생활공간·주거공간' 같은 일본 한자말은 '살림터'로 담아낼 만해요. 살림터라는 낱말로 일본 한자말을 손질한다기보다, 살림터라는 낱말로 우리가 지내는 자리를 넉넉히 나타낼 만하다는 이야기입니다. (202쪽)
말에는 힘이 있습니다. 슬기롭게 가다듬은 말에는 사랑을 짓는 힘이 있습니다. 말에는 씨가 있습니다. 슬기로우면서 사랑스레 갈고닦은 말을 마음이라는 자리에 생각이라는 씨앗으로 즐겁게 심으면, 이 '말씨'는 우리가 꿈꾼 길을 이루는 밑거름이 되어 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말씨는 어느새 평등과 평화와 민주로 이어가고, 마침내 서로 참답고 아름다이 사랑하는 즐거운 숲길이랑 만나는구나 싶어요. (246쪽)
쉬운 말이 평화 - 청소년 우리말 특강
최종규 (지은이), 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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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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