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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링 대표팀 '팀킴', 고전 끝 반등기회 잡았다

여자 세계선수권에서 4연패 뒤 2연승... 강력한 상대 아직 남아

21.05.03 16:36최종업데이트21.05.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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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자 세계 컬링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킴'. ⓒ 세계컬링연맹

 
여자 컬링 대표팀이 4연패라는 고전 끝에 2연승을 거두며 반등을 시작했다.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되고 있는 2021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김은정'(통칭 팀 킴,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세컨드 김초희, 서드 김경애, 핍스 김영미)이 3일(한국시각) 스코틀랜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부활을 알렸다.

다행히도 다시 '팀 김은정'의 장점인 팀워크와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회복하면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거 안 풀리네...' 앞선 4경기, 샷과 드로우에서 고전

앞서 대표팀은 첫 상대인 스위스와의 경기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미국전에서는 중요한 순간 미스 샷이 많아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더욱이 코로나19 감염으로 3명만이 경기에 참여한 독일에마저 한 점차 패배를 당한 데다, 러시아컬링연맹(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도핑에 의한 징계로 러시아 선수들은 지역 연맹 자격으로 참석했다 - 기자 말)에게도 패배했다.

2019년 '디펜딩 챔피언'인 실바나 티린초니를 필두로 한 스위스와 맞섰던 첫 번째 경기의 경우 10-2의 스코어로 대패하며 아쉬움을 남겼으나, 이해될 수밖에 없었던 패배였다.

이미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그랜드슬램에 참여했던 스위스 대표팀과는 달리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처음으로 얼음을 밟다보니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고, 앞서 실전 경기를 치른 적도 없었다. 선수들은 압도적인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스 적응에 애썼다.

하지만 미국전은 아쉬움이 많았다. 샷 정확도는 물론, 드로우의 정확도마저 떨어져 잡은 점수를 놓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상대 스킵인 타비타 피터슨 역시 스킵 샷에서의 미스로 한국에 도리어 점수를 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한국 역시 64%에 불과했던 낮은 스킵 샷 정확도 속에 허덕이며 만들어진 기회를 놓치곤 했다.

러시아컬링연맹, 독일과의 경기에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다. 러시아연맹과의 경기에서는 마지막 엔드 두 점을 리드하던 상황을 살리지 못하고 석 점의 빅 엔드를 내주며 패배를 입었다. 독일전 역시 8엔드 3점의 다량 득점을 내준 것이 패배의 빌미가 되었다.

조금 늦었지만... 샷 성공률 오른 덕분에 승리 거둬
 

2021 세계 여자 컬링선수권 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의 김은정 스킵(가운데)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다행히도 선수들은 강팀으로 꼽히는 스코틀랜드 대표팀 '팀 이브 뮤어헤드'를 만나 승리의 맛을 보았다. 선수들은 3엔드에서의 스틸 전략 성공과 5엔드 3점을 획득하는 빅 엔드를 올리며 스코틀랜드를 상대로 8-4의 대승을 거두었다.

첫 승리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 경기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샷과 드로우 성공률이 올라간 덕이었다. 김은정 선수의 스코틀랜드전 스킵 샷 성공률은 75%로 앞선 독일전의 59%, 미국전의 64%에 비해 상승했다. 스킵 샷이 성공하자 득점 생산력도 올랐다. 김은정 선수의 경기 감각 회복이 팀 전체에 좋은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이어 열린 이탈리아 전에서는 막판 전략이 돋보였다. 5엔드 블랭크 엔드 작전을 썼지만 6엔드 이탈리아에 스틸을 당하며 4-4로 경기를 이어갔던 대표팀은 9엔드 상대측의 스틸로 5-6의 스코어가 되어 도리어 밀리는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10엔드 극적인 전략이 성공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10엔드 종반부까지 하우스에는 이탈리아의 스톤이 센터라인에 위치해 있었다. 대표팀은 그 스톤을 라스트 샷에서 빼내는 모험을 했다. 김은정 선수는 라스트 샷에서 강한 웨이트로 상대 팀 가드 스톤을 노렸고, 상대 팀 가드 스톤이 이탈리아의 스톤과 함께 같이 테이크아웃되며 7-6의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세컨드로 경기 중반부를 뒤흔들어야 하는 김초희 선수의 샷과 드로우 성공률이 오른 것. 김 선수는 첫 경기였던 스위스전에서 71%, 러시아연맹전에서 60%의 샷-드로우 성공률을 보여줬다. 이탈리아전에서는 드로우와 샷 성공률이 83%까지 상승했다. 선수들이 다시 원래의 폼을 찾아가고 있다는 신호이다. 

대표팀은 플레이오프 진출, 즉 올림픽 직행 티켓이 어려울 수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온 상황에서, 지표에서도 훨씬 나은 면을 보이며 승리를 가져갔다. 조금 늦긴 했지만, 대표팀이 원래의 폼을 찾은 것은 고무적이다. 지금까지 겨룬 경기보다 더욱 많은 경기가 남아 있으니, 충분히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리의 맛을 보며 한숨을 돌린 대표팀 선수단의 다음 상대는 캐나다와 에스토니아다. 이번 대회 개최국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한 캐나다는 캐리 에이나르슨을 필두로 경기에 나섰지만, 1승 4패로 승률이 높지 않다. 에스토니아 역시 이번 대회 4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한국 시간 기준 4일 오전 5시, 오전 10시에 각각 캐나다, 에스토니아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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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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