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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 올림픽 티켓 못 딴 팀킴, 팀워크는 증명했다

세계선수권 최종 순위 7위... 5위 미국과 승률 같았으나 승자승에서 밀려

21.05.10 08:58최종업데이트21.05.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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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김은정 스킵이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캐나다 캘거리에서 개최된 2021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팀 김은정'(통칭 '팀 킴', 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세컨드 김초희, 서드 김경애, 핍스 김영미)이 체코와의 예선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공동 5위에 올랐으나, 함께 공동 5위에 오른 다른 국가와의 승자승 원칙에 밀려 최종 순위 7위로 대회를 마쳤다.

선수들은 지난해 11월 3년 만에 국가대표 지위를 되찾은 뒤 처음으로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이번 대회에 오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바로 출전할 수 있는 출전권이 걸려있기에 선수들은 의지를 불태웠다. 높은 팀워크를 기반으로 한 빼어난 작전 역시 '팀 김은정'이 올림픽 이후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도 길었던 아이스 적응 시간이, 그리고 아쉬웠던 샷 미스가 나왔던 초반 경기들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마지막 '경우의 수'가 모두 빗나간 탓에 극적인 올림픽 출전권 획득도 어려웠다. 

공동 5위였지만... 승자승 밀려 7위

대표팀 선수들은 예선 라운드로빈 마지막 날이었던 8일 체코를 만나 7-4로 깔끔한 승리를 거두었다. 예선 최종 전적은 7승 6패. 미국과 캐나다가 함께 7승 6패라는 성적을 거두었기에 예선 공동 5위에 오른 대표팀은 막판 스퍼트를 펼치며 플레이오프 티켓을 딸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한국은 승률이 동률일 때 평가하는 또 다른 기준이 되는 드로우 샷 챌린지(DSC, 경기 시작 전 선공과 후공을 정할 때, 얼마나 스톤을 티라인에 가깝게 붙이는지 대결하는 거리의 평균을 잰 것)에서 평균 24.18cm를 기록해 스위스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었기에 더욱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기도 했다.

하지만 같이 올라온 상대가 문제였다. 미국과 캐나다는 모두 예선에서 이미 만나 패배를 거두었기 때문. 결국 캐나다와 대한민국을 모두 이겼던 미국이 5위, 한국을 상대로 승리했던 캐나다가 6위에 랭크되며 올림픽 진출권과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획득했고, 한국은 7위에 머물러야 했다.

특히 경우의 수도 선수들의 편이 아니었다. 8일 예선 라운드로빈에서 스코틀랜드와 덴마크의 경기에서 스코틀랜드가 승리를 거두기만 했다면 다섯 팀이 공동 4위권에서 맞물리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 특히 이 상황에서는 승자승을 가려내기 어려워 DSC가 평가기준이 되었을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대표팀 선수들의 연패가 한 경기만 짧았더라면, 미국이나 캐나다와의 경기 중 하나만 승리했더라면, 다른 국가가 한 게임만 더 이겨주었더라면 하는 복합적인 아쉬움이 남았던 예선 라운드로빈이었다.

녹슬지 않은 팀워크, 하지만 늦었던 현지 적응 아쉬웠다
 

2021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김선영 리드(오른쪽), 김초희 세컨드(왼쪽)가 스톤을 스위핑하고 있다. ⓒ 박장식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된 사실 또한 있었다. '팀 김은정'의 가장 큰 강점이었던 팀워크와 전략이 평창 이후 전혀 녹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다른 팀 선수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힘든 전략을 세워 빅 엔드를 만들어내기도 했고, 스킵 샷에서의 성공적인 결과가 눈에 띄기도 했다.

특히 호각세였던 경기에서는 빛나는 전략이 승리와 직결되는 일도 적지 않았다.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는 김은정 선수가 상대 팀 가드 스톤을 자신의 무기로 써내는 작전을 성공하며 승리를 거뒀고, 한일전에서도 상대 스톤을 완벽하게 빼내며 승리와 직결되는 대량 득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현지 적응에 시간이 많이 걸린 점, 이로인한 연패 등이 아쉬웠다. 특히 연패가 발목을 잡아 PO 진출이 무산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스웨덴, 러시아연맹, 미국 등에서 출전한 다른 선수들은 세계선수권 직전에 같은 컬링장에서 열린 그랜드슬램 2개 대회에 출전해 현지 적응을 미리 했다. 뒤늦게 합류한 '팀 김은정'에는 분명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세 명만이 경기를 치러야 했던 독일을 상대로 진 것이나, 도리어 한국보다도 샷과 드로우 성공률이 낮았던 미국전에서 패배한 것을 두고 단순히 아이스 적응 탓만 하기 어렵다. 

이제는 6월, 그리고 12월
 

2021 여자 컬링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여자 컬링 대표팀 김경애 서드가 스톤을 투구하고 있다. ⓒ 박장식

 
이번 대회에 걸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티켓은 모두 여섯 장이었다. 스위스, 러시아컬링연맹, 스웨덴, 덴마크, 미국, 캐나다가 대회를 통해 플레이오프 진출과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일거양득의 성과를 거뒀다. 남은 티켓 3장은 오는 12월에 개최되는 올림픽 예선 대회에서 가려진다.

이제는 짧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하고 강릉시청 컬링팀으로 돌아오는 '팀 김은정'이 올림픽 예선 대회에 나가기 위해 또 넘어야 할 관문도 있다. 오는 6월 22일부터 개최될 한국컬링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거두어야만 하는 것. 한국선수권에서는 실업팀, 고교팀 등이 2021-2022 시즌 태극마크를 위해 결전을 펼친다.

한국선수권에서 승리를 거둔 팀은 12월 올림픽 예선전에 이어, 올림픽 예선전에서의 승리가 확정되면 올림픽 본선까지 진출할 수 있다. 6월 한국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는 팀은 6개월 동안 방심할 새 없이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강릉시청 컬링팀이 2년 연속 태극마크를 수성하고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해 평창에 이은 '베이징의 감동'을 국민들에게 성사할 수 있을지, 아니라면 다른 팀이 베이징에 진출해 한국 컬링의 새로운 얼굴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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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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