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2] 최하위 상대 졸전에도 여유로운 세리머니, 서울 이랜드에게서 '투지'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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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우(pyw0304)등록 2021.05.18 12:17
 

동점골을 넣은 서울 이랜드의 최재훈이 부주장 김선민과 함께 세리머니를 즐기고 있다. ⓒ 서울 이랜드

지난해의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의 눈물을 잊은 걸까. 시즌 초 3골을 넣고도 골문을 위협하던 서울 이랜드에게서 그때의 집념과 투지는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이번 부천전에서 그러한 모습이 두드러졌다.
 
서울 이랜드(이하 서울E)는 17일 부천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 FC 1995(이하 부천)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12라운드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두었다. 최근 5경기 1승 1무 3패로 7위까지 떨어졌던 서울E는 이번 경기에서 승점 1점을 획득하며 다득점에서 앞선 5위에 올랐다.
 
순위 경쟁을 펼치던 안산이 전남에게 패하면서 3위까지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서울E는 원정 무승부에 안주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다급한 '에이스' 레안드로, 여유롭게 세리머니 하는 국내 선수들
 

서울E의 레안드로가 세리머니를 하는 선수들에게 소리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유튜브 캡처

 
서울E의 투지가 결여된 모습이 가장 크게 두드러진 상황은 후반 동점골 상황이었다. 후반 24분 부천의 크리슬란에게 세컨볼을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준 서울E는 후반 32분 레안드로가 올린 코너킥이 최재훈의 머리에 맞으며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문제는 이후의 상황이었다. 득점을 올린 최재훈은 반대편 코너플레그로 향하며 세리머니를 했고 부주장인 김선민과 김진환 등 국내 선수들과 함께 득점의 기쁨을 즐기고 있었다. 그 순간 중계 카메라는 레안드로를 비췄다. 레안드로는 역전을 노리기 위해 빠르게 자신의 진영으로 넘어가고 있었는데 세리머니를 하며 시간을 지체하는 동료들을 보고 화를 내는 모습이 화면에 잡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꿋꿋하게 세리머니를 마치고서야 하프라인을 넘어왔다. 

상대가 강팀이고 비기는 것만으로도 큰 수확인 상황이라면 충분히 이해를 할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서울E는 물론 부천에게도 승리가 필요한 경기였다. 초반의 맹공을 퍼붓던 공격적인 모습 대신 답답한 경기력으로 최근 부진을 이어가던 서울E로써는 직전 경기 4-0 대승을 거두었던 리그 최하위 부천을 상대로 반전을 꾀했어야 했었다.
 
레안드로는 그 뒤로 주심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 여러 차례 드리블 돌파와 슈팅으로 기회를 만들어내며 승점 3점을 만들어내기 위해 종행무진 뛰어다녔다. 그럼에도 결국 돌아온 것은 무승부라는 아쉬운 결과였다.

오해를 불러일으킨 정정용 감독의 인터뷰
 

서울E의 정정용 감독의 인터뷰가 팬들에게 오해를 사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한 모습에 누구보다 아쉬워하고 답답해했던 건 서울E의 팬들이었다. 서울E의 SNS 계정에는 레안드로와 세리머니를 한 선수들 간의 열정의 차이가 너무 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팬들이 화가 난 부분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서울E의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위가 쉽지 않다. 한 달 정도 해보니 그렇더라. 2~3위 정도가 좋은 것 같다. 우리가 아직 한 경기 덜 치렀기 때문에 원하는 순위까지 충분히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인터뷰를 했는데 2~3위가 좋다는 발언이 팬들의 분노에 도화선을 지폈다. 팬들은 SNS 댓글을 통해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분명 정정용 감독의 의도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부담을 가지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려는 의도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서 동점골을 넣은 것에 기뻐하며 안주하는 모습을 본 팬들은 감독마저도 지금 모습에 안주하는 듯한 모습에 큰 실망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서울E는 타이트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22일 안산 원정에 이어 26일에는 춘천에서 강원과의 FA컵 경기를 치른다. 이틀 휴식 후 29일에는 대전으로 이동해 대전과의 리그 경기를 뛰어야 한다. 서울E가 이러한 고된 일정에서 시즌 초와 같은 투지 있는 모습으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의 눈빛이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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