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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안타 5타점' 한화 이성열, 베테랑 큰 형님의 대폭발

[KBO리그] 19일 롯데전 결승 만루포 포함 3안타 5타점 작렬, 한화 12-2 대승

21.05.20 09:15최종업데이트21.05.20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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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30%의 관중이 가득 찬(?) 홈 경기에서 대량 득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4안타를 터트리며 12-2로 대승을 거뒀다. 전날 롯데에게 3-4로 패하며 최하위로 떨어졌던 한화는 오랜만에 화끈한 타격쇼로 10점 차의 대승을 거두며 하루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15승23패).

한화는 선발 닉 킹험이 6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수확했고 주현상과 송윤준, 오동욱, 정우람이 남은 3이닝을 1실점으로 막았다. 타선에서는 최재훈과 라이온 힐리가 나란히 시즌 2호 홈런을 터트린 가운데 하주석도 3안타 2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리고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팀 내 최고참 이성열은 1회 결승 만루홈런을 포함해 3안타로 5타점을 쓸어 담으며 '노장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도 예외 없던 한화의 선수단 정리

작년 시즌 100패에서 단 5패가 모자랐던 .326(46승 3무 95패)의 부끄러운 승률을 기록한 한화는 2014년 이후 6년 만에, 10개 구단 체제가 된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에 정민철 단장을 비롯한 한화 구단은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무려 23명의 선수를 방출했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한 메인 코치 3인방을 모두 외국인으로 영입한 것도 확실한 리빌딩 의지를 보이겠다는 의미였다.

한화의 방출 선수들 중 야구 팬들이 가장 의아해 했던 선수는 바로 이용규(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용규는 돌연 트레이드를 요구했던 2019년 무기한 활동정지 징계를 받으며 1년의 공백이 있었지만 복귀 후 작년 한화에서 가장 많은 안타(120개)와 득점(60점), 도루(17개)를 기록했던 핵심선수였기 때문이다. 결국 이용규는 한화가 옵션 행사를 포기한 지 5일 만에 키움과 계약하며 올 시즌 키움의 주전 좌익수로 활약하고 있다.

아무리 30대 후반을 향해가고 있다지만 2010년대 김태균과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던 송광민의 방출도 다소 의외였다. 송광민은 작년 시즌 94경기에서 타율 .235 9홈런43타점으로 부진했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전과 세 자리 수 안타를 기록했던 한화 부동의 주전 3루수였다. 하지만 한화는 작년 노시환이라는 유망주가 성장하면서 송광민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지 않았다.

2004년 한화에 입단해 한화에서만 17년 동안 활약했던 프랜차이즈 스타 최진행(서산시 리틀야구단 감독)도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최진행은 간판타자 김태균(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2010년 32홈런을 기록하며 차세대 거포로 떠올랐고 커리어 내내 6번의 두 자리 수 홈런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7년 타율 .306 13홈런 50타점 활약을 끝으로 3년 연속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며 끝내 유니폼을 벗어야 했다.

작년 시즌이 끝나고 한화 유니폼을 벗은 선수들 중 재취업(?)에 성공해 올해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는 이용규와 안영명(kt 위즈)뿐이다. 나머지 노장 선수들은 해설위원(김태균)과 구단직원(윤규진, 김회성), 그리고 아마추어 지도자(최진행,양성우) 등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작년 79경기에서 타율 .203로 누구 못지 않게 부진한 시즌을 보낸 이성열은 방출 명단에서 제외됐다.

결승 만루홈런 포함 3안타5타점 폭발
 

2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한화 이성열이 8회 초 2사 때 좌익수 플라이를 때리고 있다. 2021.4.29 ⓒ 연합뉴스

 
이성열은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0년 24홈런,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3년 전반기에만 16홈런을 기록하며 팬들을 들뜨게 했지만 끝내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진 못했다. 2014 시즌이 끝나고 2년 총액 5억 원에 첫 FA계약을 한 이성열은 2015년 4월 포수 허도환(kt)과 함께 투수 양훈의 반대급부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이성열은 한화 이적 후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비로소 전성기가 찾아왔다.

이적 2년째가 되던 2016년 86경기에서 타율 .288 10홈런을 기록한 이성열은 2017년 81경기에서 타율 .307 21홈런 65타점으로 2010년 이후 7년 만에 20홈런 시즌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성열은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한 2018년 타율 .295 34홈런 102타점이라는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으로 30홈런 110타점을 기록한 외국인타자 제라드 호잉과 함께 한화의 중심타선을 이끌었다. 

2019년에도 21홈런 85타점을 기록하며 한화의 거포로 활약한 이성열은 2019 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자격을 얻어 한화와 2년 최대 14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성열은 두 번째 FA 계약을 맺은 후 작년 타율 .203 8홈런 34타점으로 최악의 슬럼프에 빠졌다. 아마 FA 계약기간이 남아 있지 않았더라면 다른 베테랑 동료들과 함께 시즌 후 선수단 정리 대상에 포함됐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부진이었다.

이성열은 올 시즌에도 젊은 선수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22경기에서 타율 .167 무홈런 7타점에 그쳤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19일 홈경기에서 이성열을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켰고 이성열은 1회 1사 만루 기회에서 드래프트 동기인 롯데 선발 노경은의 초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만루 홈런을 작렬했다. 이성열은 3회와 4회에도 2루타를 추가하며 시즌 첫 3안타와 5타점 경기를 만들었다.

하루 만에 3안타와 5타점을 쓸어 담았지만 여전히 이성열의 시즌 성적은 타율 .207 1홈런 12타점으로 크게 내세울 게 없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경기 후 이성열이 클럽하우스의 리더로 역할이 큰 선수라고 칭찬하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은원과 하주석, 노시환으로 이어지는 젊고 매력적인 상위타선을 보유한 한화에서 최고참 선수 이성열의 장타마저 살아난다면 한화의 중심타선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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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한화 이글스 이성열 만루홈런 클럽하우스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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