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2경기 연속 승리놓친 수원, 막판 체력저하에 무너져

[K리그 1 17R] 수원, 대구와 1-1 무승부... 3차례 골대 강타에 눈물

21.05.20 09:58최종업데이트21.05.20 09:58
원고료로 응원
수원 삼성이 지난 울산 현대전에 이어 또다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다 이긴 경기를 놓쳤다.

수원은 19일 밤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1 2021' 17라운드 대구와의 경기에서 김민우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종료 5분을 남기고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면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수원은 승점 1점에 그치면서 지난달 패배의 아픔을 씻어내는 데 실패했고,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는 데 만족해야 했다.

초반부터 수원의 결정력이 따라주지 않았다. 전반 9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기제의 왼발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데 이어 2분 뒤에는 김민우의 슈팅이 수비벽에 막히며 무위에 그쳤다.

이후 경기 양상은 치열한 중원싸움으로 이어졌다. 수원은 김민우와 고승범이 양쪽 윙백(이기제-김태환)과의 연계 플레이를 통해 공수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그러자 대구는 이용래가 상대진영까지 올라와 1차 저지선 역할을 수행해 수원의 공격전개를 억제하면서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치우치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자 수원은 제리치를 이용한 포스트플레이를 통해 공격의 활로를 열고자 했다. 이날 제리치는 대구의 홍정운, 정태욱과의 공중볼 다툼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등 제공권에서 큰 장점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반막판 고승범의 두 차례 슈팅 기회를 만든 데 이어 후반 7분에는 이기제의 크로스를 받은 제리치가 헤딩슛을 시도해 득점을 노리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 10분이 넘어서자 대구의 역습이 위력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후반 11분 세징야가 수비블럭을 무너뜨린 뒤 패스를 내주자 이를 받은 김진혁이 슈팅을 시도해 득점을 노렸다. 다행히 노동건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지만 이때를 기점으로 중원에서의 기동력이 떨어진 수원은 대구에게 차츰 경기흐름을 내주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선제골은 수원의 몫이었다. 후반 24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지속된 공중볼 경합과정에서 제리치가 헤딩을 따냈으나 정태욱과 부딪히는 장면이 나왔다. 곧바로 VAR 판독을 통해 정태욱의 파울과 함께 페널티킥이 선언되었고 키커로 나선 김민우가 이를 성공시켜 수원이 리드를 가져갔다. 지난달 21일 대구 원정경기에서 VAR과 페널티킥으로 인해 쓰라린 패배를 당했던 수원은 그날의 아픔을 그대로 되돌려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러나 또다시 골대가 수원의 발목을 잡았다. 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민상기의 발리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흘러나온 볼을 헨리가 재차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또다시 크로스바를 맞는등 경기막판까지 골대불운은 계속 이어졌다. 결국 이 기회를 놓친 수원은 종료직전 세트피스 상황에서 집중력이 흐트러진 끝에 홍정운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다 이긴 경기를 놓치게 됐다.

수원의 무승부 원인에는 3차례 골대를 맞은 불운을 들 수 있다. 전반 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기제의 왼발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온것을 시작으로 후반 37분엔 민상기, 헨리의 연속 슈팅이 골대를 맞는등 득점 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 중 한 차례만 득점으로 연결되었다면 승부를 결정지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장면들은 수원에겐 아쉬움이 가득했다.

가장 결정적인 건 선수들의 체력 저하였다. 이는 지난 울산전에도 나타났는데 당시 전반 4분 제리치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수원은 후반전 들어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나타나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결국 후반 38분 오른쪽 윙백 김태환이 오버래핑을 시도한 울산 설영우를 놓친끝에 동점골을 내주며 다 이긴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대구와의 경기에서도 이 장면을 그대로 답습했다. 후반 10분이 넘어서자 체력저하 현상이 나타난 수원의 선수들은 잦은 패스미스와 판단력이 떨어지는 플레이 속에 중원싸움에서 대구에게 밀리는 경기를 펼쳐나갔다. 그럼에도 후반 27분 김민우의 페널티킥 선제골로 앞서나간 수원이지만 이를 지켜낼 힘이 없었고 결국 마지막 5분을 버티지 못한 채 승리를 놓쳤다.

이번에도 박건하 감독의 늦은 교체 판단이 아쉬움을 남겼다. 대구 이병근 감독이 후반 15분만에 안용우, 츠바사를 투입해 승부수를 던진 것과 달리 박건하 감독은 후반 27분 선제골이 나오자 한석종, 정상빈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미 선수들의 체력이 바닥난 탓에 두 선수의 교체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22세 이하 선수 출전규정으로 인해 5장의 교체카드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좀 더 이른시간에 한석종, 정상빈을 비롯해 강현묵, 염기훈과 같은 카드를 활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다.

수원은 지난달 25일 성남FC전을 시작으로 대구전까지 6경기 무패행진(3승 3무)을 이어가는등 시즌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대구FC와 함께 선두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선수층이 얇은 탓에 주전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점을 고려했을 때 사나흘 간격으로 치뤄지고 있는 빡빡한 일정 가운데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빡빡한 일정탓에 선수들의 체력저하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최근 2경기(울산-대구)에서 결과로 나타나고 있는데 성남-포항-전북-제주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무서운 뒷심을 발휘해 3승 1무의 성적을 기록한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남은 5월 일정에서도 수원은 FC안양과의 FA컵 16강, FC서울과의 '슈퍼매치'와 같은 굵직한 경기들을 남겨두고 있는데 수원에겐 좀 더 버틸 수 있는 힘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리그 1 수원 삼성 대구FC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