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역사박물관에서 즐길 수 있는 그 시절 옛 풍경하남역사박물관에는 고대 역사 유물 말고도 예전 하남의 모습을 재현한 거리가 조성되어 있어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은 흥미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운민
이제 2층으로 내려가면 예전 광주향교가 위치했던 행정중심지로서의 하남의 위상과 한양의 배후 지역으로서 많은 사람들의 왕래와 물류 유통이 활발했던 흔적들을 두루 살필 수가 있다. 그와 관련된 사람들의 수많은 초상화를 보며 하남이란 지역을 단순히 서울의 위성도시로만 치부해서는 안 되겠구나 다시 한번 실감했다. 하남의 역사 전시는 근대 관련으로 이어지는데 어르신들에게는 그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은 신기함을 맛보게 해주면서 세대 간의 소통을 이룰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생각지도 못하게 훌륭한 박물관을 만나게 되니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을 받은 것 같다. 단순히 구색만 갖춰 놓은 먼지만 쌓인 박물관이 아니라 사람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체계적으로 역사와 스토리를 녹여낸 박물관이 전국 각지에 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남의 유적은 대체적으로 춘궁동 쪽에 옹기종기 모여있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에 숨어있는 두 개의 석탑도 볼 수 있고, 신비로운 마애불과 조선시대부터 내려오는 향교도 있다. 하지만 나의 첫 출발지는 하남 위례성이라 추정되는 신비로운 이성산성이다.
역사에 관심이 많은 나도 생소한 지명이라 탐사에 다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각오도 단단히 했다. 이런 웬걸? 깔끔하고 잘 정비된 주차장은 물론이고 안내판도 정갈하게 다듬어져 있었다. 이제 이성산성으로 올라가 초기 백제의 역사를 더듬어가기만 하면 된다.
하남 이성산성은 춘궁동 이성산 정상부에서 남쪽으로 계곡을 감싸면서 돌로 쌓은 삼국시대 산성이라 할 수 있다. 이성산성이 주목을 받은 계기는 1986년부터다. 연차적인 문화재 발굴조사를 통해 성문지, 저수지와 좀처럼 보기 힘든 건물 양식인 다각형, 장방형 건물지가 드러났고 거기서 목간, 요고, 쇠말, 조각품, 벼루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