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가 5월6일 발표한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2021년 1분기)'에 따르면, 2030의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젊음과 새로움이란 이미지만 소비하면서, 대선주자들은 정작 왜 청년에 대한 '책임정치'는 말하지 않는지 궁금해져요. 저는 그들에게 '청년다운 정치'를 바라진 않거든요. 모두 알면서도 해결을 미뤄온 일들이 더 급하다고 생각해요.
지난 편지에서 언급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죽음, 어제도 오늘도 일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의 삶 말이에요. 그런 문제에 직면하는 정치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청년이란 이름으로 오히려 청년을 지우는, 이런 '청년 워싱' 현상에 대해 저는 자꾸 고민하게 됩니다.
대선주자들이 청년들이 고군분투하는 현장에 직접 가보면 어떨까 싶어요. 현실을 마주할 수 있도록요. 병원에서도 몸의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진단부터 하잖아요. 청년 삶에 대한 정확한 판단 없이 지금 정치인들처럼 겉모습만 따라한다면, 치료는 아마 불가능할 거예요.
서로가 서로를 돌봐주는 사회를 꿈꾸며
저는 요즘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돌봄위기는 독박으로부터 온다"는 구절이 참 와닿더라고요. 저학력 여성노동자가 자주 짊어지는 간병의 책임, 늘 여성 몫인 양 생각되는 돌봄 노동도 떠올랐고요. 결국 우리 모두는 늙어갈 텐데... 질병과 돌봄에 대한 책임을, 지금처럼 각각의 개인이 지는 게 아니라 사회구성원들이 함께 나눠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 사회적 논의가 더 풍성해진다면요.
책에 따르면 새벽 세 시는 '몸의 변화들이 가장 날카롭게 지각되는 시간'이라고 해요. 통증과 아픈 몸, 나이 탓에 전과 같지 않은 몸이 나뉘어 예민해지는 시간이라는 뜻이겠죠. 어쩌면 그 모습이, 편 가르고 나누는 요즘의 정치현실과 비슷하단 생각도 들어요.
▲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책 표지
봄날의책
사람들은 지금이 분열과 갈등의 시대라고 자주 말하죠. 하지만 반대로, 시계가 새벽 세 시를 가리키는 현실이 어쩌면 '변화'를 향해 가는 시간이라고도 기대해봅니다. 그래야 서로를 돌보면서 건강하게 늙어갈 수 있을 것 같거든요. 그게 편지든 무엇이든, 홀로 견디고 있는 청년들이 서로 연결되는 사회를 꿈꿔봅니다. 마주하는 현실은 여전히 숨이 턱턱 막히곤 하지만요.
요사스러운 날씨는 계속되지만, 비 오는 날 미리 챙겨 둔 우산처럼 반가운 이런 편지를 계속 쌓아가보고 싶어요. 그러면 언젠간 무지개도 같이 볼 수 있겠죠?
▲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책 <새벽 세 시의 몸들에게 - 질병, 돌봄, 노년에 대한 다른 이야기>. "통증의 들쑤심에 속절없이 지새우는 밤의 새벽 세 시, 지친 몸으로 아픈 이의 머리맡을 지키는 새벽 세 시를 떠올려 보라. …아픈 사람들에게, 시간은 과거와는 다른 것이 된다." 아픈 시간을 홀로 견뎌본 당신께 추천합니다.
2021년 6월 21일
당신의 편안한 새벽 세 시를 기원하며, 김혜미 드림.
* 혜미와 성애가 2주에 한 번씩 주고받으며, 격주 금요일에 게재될 예정입니다.
* 긍정적인 피드백과 공유는 큰 힘이 됩니다. 편지를 즐겁게 읽으셨다면, 여기(링크)를 눌러 응원을 남겨주세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4
정치부 국회취재.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Hopefully find 'hope'
공유하기
청년 부르짖는 정치인은 모르는 청년의 심각한 현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