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에 떠오르는 달 섬마을인생학교 참여자들이 시목 해변에서 떠오르는 달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이수영
"비바람이 치던 바다 잔잔해져 오면…"
별이 반짝이던 마지막 날 밤, 참여자들 모두가 시목 해변에 둥글게 모여 앉아 다 같이 노래를 불렀다. 파도와 함께 들리는 기타 반주와 노랫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밤하늘 아래 장관을 이뤘다. 인생을 노래하고 꿈꾸는 이 순간이 너무나 이상적이었다. 그래서 더욱 소중했다. 사소하지만 소중한 행복들을 그동안 무심히 지나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박 3일 동안 사람들을 만나며 얻은 배움도 컸다. 언론인, 대학교 총장, 대학교수, 신부님, 카페 사장, 지역 활동가 등 각계각층의 어른들을 만나 친해졌다. 밖에서는 말 한번 쉽게 걸어보기 힘든 대상이었을 테지만, 여기에서는 누구를 막론하고 서로 편하게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잘 상상되지 않는 조합이었지만, 친절하게 다가와주신 어른들 덕분에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함께 잘 어울렸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섬마을인생학교의 직책을 노리시는(?) 두 분의 유머 덕에 다 같이 한바탕 웃기도 했다. 단순히 보고 즐기기만 한 여행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사람들로부터 많이 배우고 얻어간 것 같다. 어른들도 젊은 친구들과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우리에게 말했다.
무엇보다도 이번 여행이 특별했던 이유는, 보고 느낀 모든 것들이 내게 "괜찮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치열했던 입시 전쟁과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어디를 놀러 가서 제대로 휴식을 취해본 기억이 없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에 여유롭게 본 바다와 따사로운 햇살, 꽃들의 살랑임, 맛있는 음식 그리고 함께한 이들의 따뜻함이 내게 진한 온기를 전해 주었다.
친구와 나는 여행 중 때때로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마다 서로에게 "괜찮다"라고 말해줬다. 한 번은 우리가 팀원들과 모이는 시간에 조금 늦기도 했는데, "에이, 여기서는 지각해도 괜찮아"라며 우리끼리 몰래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꽃피자 섬마을인생학교에서만 맛볼 수 있는 꽃피자다. '맛'과 '멋'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송민아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던 내가, 실수를 두려워하던 내가, 쳇바퀴 같은 굴레 안에서 뛰어가기만 하던 내가 이번 여행 덕분에 스스로 진정한 쉼을 허락할 수 있었다. 친구도 알바라는 짐으로부터 잠시 벗어나 생기를 되찾았고, 주말마다 여행을 자주 다녀야겠다고 했다. 잠깐 쉬어감으로써 앞으로 나아갈 새로운 에너지를 얻게 된다는 것.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크게 깨달은 것이다. 각박한 삶 속에서 힘들고 지칠 때면 또다시 섬마을인생학교를 찾게 될 것 같다.
'쉬었다 가도 괜찮아. 다른 길로 가도 괜찮아. 잘하지 않아도 괜찮아.'
섬마을인생학교의 철학이 새삼 울림 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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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려고 알바를..." 친구와 제대로 힐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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