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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요리-풍경 다 담으려던 '바라던 바다', 이게 없었다

[TV 리뷰] JTBC <바라던 바다>

21.07.01 13:42최종업데이트21.07.01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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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바라던 바다>의 주요 장면 ⓒ JTBC

 
JTBC가 야심차게 준비한 새 예능 <바라던 바다>가 지난 6월 29일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바라던 바다>는 윤종신을 중심으로 온유(샤이니), 수현(악뮤) 등 음악인들과 이동욱, 김고은, 이지아 등 배우들로 구성된 6인이 바다가 보이는 포항에서 작은 라이브 바를 열고 손님들에게 맛난 음식과 멋진 음악, 그리고 힐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예능에선 자주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tvN 드라마 <도깨비>의 주역들을 비롯한 스타들의 만남, 그리고 로제(블랙핑크)의 아르바이트생 출연 등 풍성한 화젯거리를 첫 회부터 선사한다는 소식은 제법 궁금증과 흥미를 유발시켰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뜬금없는 PT 진행​
 

JTBC '바라던 바다'의 주요 장면 ⓒ JTBC

 
방송 시작과 동시에 <바라던 바다>의 시작을 알리는 프롤로그가 등장했다. 김고은의 내레이션과 더불어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한 포항 앞바다 풍경, 그리고 출연진들이 차례로 소개되는 이 영상은 마치 빼어난 질감의 뮤직비디오를 연상시키면서 잠시 환상적인 체험을 선사한다. 그런데 이후의 전개는 의외의 방향으로 이어졌다.

​갑자기 등장한 모 철강회사 사옥, 그리고 이곳을 방문한 이지아와 온유의 프레젠테이션(PT) 진행은 <바라던 바다>가 추구하는 그림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만들었다. 라이브 바 제작에 도움을 주는 협찬사를 찾아 바닷가 해변에서 이번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목적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내용에 17분 가량 긴 시간을 할애한 것. 그마저도 PT에 익숙한 사람들이 아니다 보니, 자연스럽지 못하고 대사를 읽는 듯한 PT가 이어지면서 다소 작위적인 연출로 보이기도 했다. 힐링 예능에 생뚱맞게 등장한 PT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제작을 지원해준 업체를 홍보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의심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산만함? 너무 많이 담은 첫회 속 이야기​
 

JTBC '바라던 바다'의 주요 장면 ⓒ JTBC

 
PT 이후에는 스타들의 모습을 담아내는 힐링 예능 포맷으로 돌아왔다. 6명의 스타들은 두 팀으로 나눠 음식 메뉴를 개발했다. 그러다가 음악 리허설을 했고, 포항에 집결한 후엔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하기도 했다. 방송에서 맥락 없이 파편적으로 진행되는 일정은 다소 산만하게 느껴져 시청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노래, 음식, 자연 풍경 등 요즘 예능에서 가장 선호하는 소재들을 총 동원했지만 <바라던 바다>의 첫 회는 의욕 과다처럼 보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예능 요소가 거의 없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포항을 배경으로 한 멋진 영상미는 좋았지만 나머지 전체를 장악한 느린 호흡은 지루하게 느껴질만도 했다. 더구나 아직 친해지지 않은 6명의 스타들이 낯을 가리는 통에 대화조차 별로 나누지 않는 모습이었다. 소리가 비는 장면이 많아, 베테랑 방송인인 윤종신이 혼자 고군분투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
 

JTBC '바라던 바다'의 주요 장면 ⓒ JTBC

 
<바라던 바다> 첫 회를 정리해보자면 여러가지를 다 담으려다 하나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잔칫상 같았다. 확실하게 방향을 정하지 못한 기획의 모호함이 낳은 결과는 아니었을까? 공연도 보여주고 아름다운 포항 풍경도 담고 싶고 시청자 손님을 모셔와 진수성찬과 멋진 노래도 들려주고 싶은 제작진의 욕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연결고리도 없이 단순 나열식으로 이 모든 내용을 다 소개하다 보니 보는 이들의 집중력을 흐트려 트렸다. 손님들을 확실하게 끌어야 할 중요한 개업식 같은 첫 방송이었는데 막상 대면한 음식은 재료만 풍성했을 뿐, 사람들의 미각을 자극시키지 못했다. 이날 시청률은 산만한 편집과 흐름을 대변하듯, 1.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에 그쳤다.

​물론 향후 진행될 방송분에서는 멤버들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동료애도 키워 나가리라 예상된다. 그러나 <바라던 바다>로선 앞으로 다양한 걸 보여주겠다는 욕심은 접어두고 가장 최적화된 한두 가지에 주력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지금 <바라던 바다>에게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바라던바다 윤종신 이동욱 이지아 김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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