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알아낸 것

한 방이라도 물릴까... 아기들 걱정에 모기 퇴치법을 찾아내는 엄마들

등록 2021.07.07 15:07수정 2021.07.0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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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육아를 누군가는 기록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 막이 내릴 시대이지만 안 그래도 힘든 육아에 이 시국이 무언가로 고통을 주는지 알리고 공유하며 함께 고민해 보고 싶었습니다. 항상 말미에 적는 글이지만 아기를 양육하고 계시는 이 시대의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너머의 존경을 보내는 마음으로 글을 씁니다.[기자말]
필자와 아내는 이전 글에서도 고백한 바가 있듯 유튜브 채널을 함께 운영 중이다. 그래서 이번에 오마이 뉴스 '오늘의 기사 제안'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포스트잇에 기사 제안 제목을 적어 컴퓨터 모니터에 붙여 두었다. 시간이 날 때 한번 살펴봐야겠다는 심산에서다.


함께 운영하는 아내의 유튜브 채널을 한번 둘러보았다. 채널 운영 말고 아기 엄마의 알고리즘을 살펴볼 생각을 이제껏 못해 보았다. 아니나 다를까. 육아에 진심인 '얼리어답터 엄마'답게 육아 그리고 또 직구에 관한 영상들 그리고 엥? 모기 퇴치법?  
그럴 만도 한 이유가 기억이 났다. 때는 어느 무더웠던 지난달의 어느 날. 유독 칭얼거리는 아이를 달래려 아기 엄마가 산책을 다녀오던 날이었다. 아기는 더워진 날을 대비해 짧은 옷을 입고 유모차에 모기장을 씌웠다. 당연히 모기장이 아기의 안전(?)을 지켜주리라 아기 엄마는 믿었을 거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아기의 상처 아기들은 모기에 물리면 마음 아프게도 이렇게 부풀어 오른다. ⓒ 최원석



활동적인 아기는 밖에 나온 좋은 기분을 표현하려 신나서 팔다리를 움직여 모기를 초청(?)했다. 그날 아기는 종아리에 세 번, 발바닥에만 네 번, 총 일곱 방(?)을 물렸다. 이후 일은 존경해 마지않는 독자분들의 상상 그 이상이리라. 아기는 당연히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고 그날 다크서클을 한껏 장착한 채로 부부는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아내가 모기 퇴치법을 검색한 건 그 이후의 일이었을 게다. 근데 알고리즘에 뜰 정도로 많이 찾아보았고 그만큼 많은 내용이 올라와 있다고? 모기 퇴치법이라... 뭐 별다른 게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기들이 집과 주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엄마들이 이 고민으로 인해 유튜브에 검색을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오랫동안 아내가 보았을 영상에서 아내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결론은 먼저 초음파로 모기를 내쫓는 첨단의 제품을 구매했다. 이 제품은 집안에서 아기가 움직이는 공간마다 옮겨서 사용할 수 있었고 아기가 외부로 외출하거나 움직일 때도 유모차나 가방 등에 넣어서 함께 이동이 가능했다. 실제로 아기들이 집안에 생활하면서 노출되는 환경들 중 비단 모기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통제가 된 상황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아기의 상황이라면 결이 다르다. 그래서 아기에게 맞춘 제품의 사용기를 유튜브로 보고 구매했는데 옷에 붙이면 24간을 모기에서 탈출시켜주는 1회용 스티커와 아기와 엄마가 커플로 착용할 수 있는 팔찌와 발찌도 구매했다. 아기 대신 모기를 유혹(?) 할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향도 아내의 선택을 받았다. 혹시 몰라 아기에게 발라 주면 아기를 모기가 물지 못하는 일명 '모기 연고'도 구매했다.

아내는 일련의 이 제품들을 구매하면서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참고했다고 했다. 우리 아기는 모기에 대한 알레르기는 없는 듯해서 다행이지만 맘 카페나 유튜브에서 본 사연 중에는 일명 '모기 침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의 엄마들의 사연이 많다고. 한번 물리면 너무 많이 부어오르는 아기에 대한 걱정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알아낸, 모기로부터 아기를 지켜주고 싶은 아내의 고민이 쓰라리고 서글프다. 다행히도 아기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지금까지는 선방하고 있는 듯하다. 아기 전용 모기 연고로 영광의 상처는 호전되고 있고 더 이상 여러 방(?)의 수혈은 없었으니 말이다.


아기를 키우는 호우시절이 과연 있을까? 필자는 마지막으로 물음을 던진다. 어떤 시기이든 아기를 육아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특별한 시기인 만큼 특별하게 사랑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알고리즘 너머로 그 사랑을 본다. 

혹시 모기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아기는 되도록 건들지 마라라고 꼭 전하고 싶다.부족한 만큼 사랑하리라. 필자 부부의 다짐처럼 비로소 코로나 시대, 이 시대의 어두운 단면까지 사랑으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계실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그리고 격려,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덧붙이는 글 이글은 작가의 브런치와 블로그에도 함께 실립니다
#모기 퇴치제 #초음파 모기 퇴치기 #모기 퇴치기 #아기 모기 #에프킬라 홈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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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TV에 출연할 정도로 특별한 아기 필립이를 '밀레니얼 라테 파파'를 지향하며 '감성적인 얼리어답터 엄마'와 하필 이 미칠 코로나 시대에 키우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 기사는 연재 코로나 베이비 시대 양육 고군분투기 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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