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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 부상... 허무하게 끝난 라이벌 3부작

[UFC] 11일 UFC264 메인이벤트에서 맥그리거 다리 골절로 포이리에 TKO 승리

21.07.12 09:02최종업데이트21.07.12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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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팬들의 관심을 모은 세기의 라이벌전 3편은 다소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UFC 라이트급 랭킹1위 '다이아몬드' 더스틴 포이리에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네바다주 파라다이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264 메인이벤트에서 라이트급 5위 '악동' 코너 맥그리거를 1라운드 종료 닥터스톱 TKO로 꺾었다. 이로써 포이리에는 올 한 해 동안 맥그리거를 상대로 2연속 KO승을 거두며 라이트급 챔피언 찰스 올리베이라에게 도전할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을 얻었다.

반면에 맥그리거는 격투기 데뷔 후 첫 연패, 그것도 한 선수를 상대로 연속 KO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지만 이 경기는 맥그리거 입장에서도 할 말이 많은 경기였다. 이날 맥그리거는 심판이 말리거나 스스로 항복을 선언한 게 아닌 갑작스러운 발목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맥그리거는 경기가 끝난 후 "4차전을 하자"고 소리치며 포이리에를 도발했고 포이리에 역시 4차전 가능성에 대해 크게 부인하진 않았다.
 

포이리에(왼쪽)와 맥그리거의 3차전은 맥그리거의 부상으로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 UFC

 
타격-그라운드에서 모두 맥그리거 압도한 포이리에

흔히 상대전적 1승1패인 상태에서 3차전을 치르면 2차전에서 패했던 선수가 비장한 각오로 경기를 준비하고 옥타곤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악동' 맥그리거는 달랐다. 2차전 패배가 자신의 다리부상 때문이라고 자체분석한 맥그리거는 부상 없이 옥타곤에 올라간다면 포이리에 정도는 충분히 1라운드에 끝낼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하지만 맥그리거의 판단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완전한 오산임이 드러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두 번의 기습적인 뒤돌려차기를 통해 포이리에를 위협한 맥그리거는 2차전 패인이었던 카프킥(상대의 종아리를 노려 근육손상을 유발시키는 변형 레그킥)의 아픔을 되돌려 주려는 듯 강한 레그킥으로 포이리에의 하체를 공략했다. 하지만 첫 레그킥은 맥그리거가 이 경기에서 기세를 올린 유일한 순간이었고 맥그리거는 이어진 포이리에의 반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포이리에의 기습적인 펀치에 맞은 맥그리거는 포이리에에게 테이크다운을 당하면서 길로틴초크(팔로 상대의 경동맥을 조르는 기술)를 시도했다. 하지만 포이리에는 맥그리거의 작전을 예측한 듯 케이지를 이용해 하체를 높이 올리면서 맥그리거가 자신의 하체를 제압하는 것을 차단했다. 그리고 상위 포지션을 차지한 포이리에는 약 2분 동안 강한 팔꿈치 공격과 파운딩으로 맥그리거를 일방적으로 눌러 놓았다.

맥그리거는 1라운드 후반 그라운드 상황에서 벗어났지만 스텝을 밟는 과정에서 갑자기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케이지 쪽으로 주저 앉았다. 기회를 잡은 포이리에는 방어에 급급한 맥그리거에게 파운딩을 퍼부었고 맥그리거는 1라운드 종료벨이 울릴 때까지 일방적으로 얻어 맞았다. 의료진 확인 결과 맥그리거의 왼쪽 발목은 부러져 있었고 허브 딘 주심은 그대로 포이리에의 TKO 승리를 선언했다.

도사리고 있는 변수들, 과연 4차전은 성사될까

맥그리거 입장에서는 다리 부상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다고 억울해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1라운드 경기 내용을 보면 맥그리거가 포이리에에게 위협을 준 장면은 부상의 원인이 됐을 확률이 높은 1라운드 초반 레그킥 한 번이 전부였다. 스탠딩과 그라운드 공방전에서 모두 포이리에가 우위에 있었고 회심의 길로틴 초크 시도 역시 포이리에가 완벽하게 대비하고 있었다.

3차전 패배가 억울할 수 밖에 없는 맥그리거 입장에서는 4차전을 원하는 게 당연하다. 3차전 승리로 맥그리거에게 확실한 자신감을 찾은 포이리에 입장에서도 많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맥그리거와의 4차전을 마다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아직 맥그리거의 부상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어 4차전 성사 여부와 시기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미들급의 앤더슨 실바처럼 부상 복귀 후 후유증도 걱정스러운 부분.

맥그리거가 순조롭게 부상에서 회복된다 해도 라이트급 넘버원 컨텐더 포이리에가 얌전히(?) 맥그리거의 회복과 설욕전 준비를 기다려 줄 지도 의문이다. 다음 경기로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원하고 있는 포이리에가 차기 챔피언에 등극한다면 랭킹5위(공백이 길어지면 더 내려갈 수도 있다) 맥그리거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다. 과연 뜨거웠던 두 선수의 라이벌전은 양쪽 모두 건강한 상태로 '최후의 승부'를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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