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결정되자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13일 성명을 내고 "편의점을 비롯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외면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은 13일 서울 송파구 무인 편의점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는 모습. 2021.7.13
연합뉴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판례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유급주휴일의 발생 요건으로 일관되게 "계속근로의 예정"을 요하고 있다(대법원 2011다39946 판결; 근로기준과-1186, 2005-03-03 등). 다시 말해 다음 주에도 일을 하느냐 여부에 따라 주휴수당의 지급 여부가 갈린다. 한 주를 개근하였더라도 금요일을 마지막으로 퇴사하거나, 일용직 노동자라서 다음 주의 출근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는 경우 유급주휴일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는 임금이 노동의 대가라는 기존의 논리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귀결된다. 아니, 애초에 휴일에 임금을 받도록 하는 '주휴수당'의 존재부터가 논리적으로 비약이다. 앞으로 일을 계속하는지 여부에 따라 이미 제공한 노동의 대가가 달라진다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결정적으로, 이 제도는 향후 취업이 불확실한 일용직 노동자나 퇴사자 그리고 상대적으로 열악한 고용상황에 놓인 초단시간 노동자에게 오히려 돈을 덜 주도록 하여 노동자를 보호한다는 법의 취지를 무색케 한다.
때문에 유급주휴일은 폐지되어야 옳다. 노동의 대가가 아닌 '조건부 임금'이라서, 그에 따라 다양화되는 현대 노동환경에서 보호받아야 할 비전형 노동자를 보호하지 못해서, 결과적으로 '노동에 귀천'을 부여하는 제도라서 더욱 그렇다.
다만, 무작정 이를 폐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지가 어려운 이유
가장 큰 문제는 다른 제도의 수정 없이 유급주휴일만 폐지할 경우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다수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대폭 하락하게 된다는 점에 있다. 최저임금이 변하지 않고 주휴수당만을 폐지하게 될 경우, 내년도 월 환산 최저임금은 191만 4440원(월 209시간 기준)에서 159만 3840원(월 174시간 기준)으로 수직 하락한다. 급여가 30만 원 넘게 깎이는데,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노동자들이 얼마나 될까? 이런 말을 꺼내는 것부터가 돌 맞을 짓이다.
그렇다고 이에 비례하여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 992원으로 인상하는 것도 큰 문제다. 당장 몇 백 원을 올리는 데에도 매년 노·사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는데, 실제 수령액 자체는 같아지더라도 체감상 오르는 숫자가 너무 큰 것이 현실이다. 이참에 최저임금을 좀 낮춰보려는 경영단체의 로비, 현상유지 그 이상을 바라는 노동계의 투쟁, 그리고 이를 조용히 조장하는 언론의 '콜라보'가 너무나도 뻔히 예상된다.
게다가 주휴수당 폐지는 또 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 유급주휴일이 법에서는 삭제되더라도, 휴일과 관련된 내용은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의 필수기재사항이며 상당수의 사업장에서는 단체협약에도 명시되어 있다. 이에 근로기준법의 유급 규정을 폐지하더라도 위 사내 규정에서의 내용까지 추가로 삭제되어야 비로소 유급주휴일 및 주휴수당이 사라질 것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과 그렇지 않은 사업장 간에 현실적인 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고용관계는 절대 대등한 당사자 간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사내 권력자인 사장님이 유급휴일을 삭제하겠다고 하면 이에 저항할 수 있는 개인은 많지 않다. 노조는 단체협약을 통해 적어도 조합원들에게라도 유급주휴일을 보장하기 위한 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노조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영세사업장의 노동자만 무급주휴일을 강제당하게 된다는 또 다른 차별의 소지가 있다.
대안은 없을까
휴일에 대한 임금이라는 논리적 모순 속에서도 현실적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를 보장하는 유급주휴일 제도와 주휴수당. 분명 이 법은 사업주에게도 노동자에게도 여러 문제를 만들고 있지만, 폐지할 경우 또 다른 문제점을 낳을 수 있다.
여러 대안 중 올해 초 현직 출신으로 주휴수당 관련된 논문을 발표하여 화제가 되었던 정석은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근로감독관의 제안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정 감독관은 최저임금 경계에 있는 노동자들의 임금 삭감 우려에 대해 "주휴수당 폐지로 임금을 삭감할 수 없다"는 강행규정을 두고, 휴일을 보장하되 최저임금 인상으로 그 삭감분을 반영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동시에, 근로시간 단축이나 휴일근로 억제, 휴가 사용 촉진 등의 정책적인 논의가 동시에 요구된다며 주휴수당 문제가 단순히 임금 조정의 문제보다 훨씬 복잡함을 시사하였다.
정부가 과거 각종 수당제도의 폐해를 논하며 최저임금법을 개정하여 상여금이나 복지 수당을 점진적으로 최저임금 산입분에 추가하도록 한 것처럼, 점진적으로 유급주휴일의 급여 산정범위를 낮추고 이를 최저임금 상승분에 반영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태까지 법을 애써 외면하면서 주휴수당을 지급하지 않던 영세사업장들도 변화하는 법 제도에 적응할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동시에 양대 노총의 의지가 필요하다. 정부나 경영자가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노동자들이 주휴수당 폐지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노동자를 대표하는 양대 노총이 적극적으로 나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반영이 이루어진다는 '보증서'를 내세울 필요가 있다.
더 늦지 않게 불편한 진실인 유급주휴일 제도를 직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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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영상기자 재직 중 노동 이슈를 마주하고 노무사로 전직했습니다. 현재 노동법률사무소 동감 대표노무사·한국공인노무사회 이사로 재직 중이며,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국가정책학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2024년 고용노동부 <AI 노동법 상담서비스> 개발을 시작으로 공공AX 사업 자문역으로도 활동하며, 고용노동부장관 표창·올해의 공인노무사상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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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휴수당의 딜레마, '유급주휴일'은 과연 필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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