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인 말'에서부터 오해가 시작된다

꼬인 말은 폭언처럼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

등록 2021.07.22 12:29수정 2021.07.22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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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병실을 이용하는 옆 침대 보호자 아주머니가 침대 시트를 갈아야 한다며 위생원을 불렀다. 위생원은 침대 시트를 들고 와 갈아주면서 대뜸 보호자에게 질문을 한다.


"보호자 분, 환자세요?"

보호자는 잘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재차 물었다.

"네? 무슨 말씀인지..."

"아니, 환자시냐고요."

"아뇨. 왜요?"


"환자가 아닌데 침대 시트를 왜 정리 못해요? 이거 어렵지 않아요. 보면 다 하더라고요."


보호자는 순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위생원이 정리를 마치고 나가자 보호자도 거둬낸 침대시트를 들고 따라 나갔다. 보호자는 린넨실에 거둬낸 침대시트를 두고 나오면서 위생원에게 한 마디 했다.

"침대시트를 보호자가 갈아야 하는 줄 알았다면 제가 했겠죠. 만약 보호자가 해야 하는 거라면 이번에 제가 해드리지만 다음번부터는 보호자가 하셔야 한다고 하면 되지, 환자냐니요? 제가 지금 환자복을 입고 있나요? 제가 환자로 보이세요? 그런데 왜 그렇게 말씀하시죠?"
 

결국 위생원의 사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사건은 말을 꼬아서 했던 위생원의 실수가 아닐까 싶다. 그냥 "보호자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했으면 되는 것을 꼬아서 하는 바람에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었다.

주위에 이렇게 직진을 피하고 꼬거나 돌려서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결과는 그다지 좋지 못하다. 물론 돌려서 말하는 경우는 좀 다르다. 그건 상대에 대한 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꼬아서 하는 말은 상대에 대한 배려라기보다 자신의 감정을 비꼬아서 표출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왜 그러는 걸까? 차라리 기분 나쁘다고 소리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꼬아서 하는 말은 당시에는 잘 모른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말을 곱씹어 보게 되고 상대의 의도를 오해하게 만든다. 

"너는 왜 그렇게 꼬였니?"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라면 잘 생각해보라. 자신의 표현으로 상대의 마음이 다칠 수 있음을, 그 꼬인 말은 폭언처럼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음을 말이다. 자신이 기분이 나쁘다면 그냥 기분 나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더 낫다. 말을 꼬는 순간 거기서부터 오해가 시작된다.
#말 #꼬인 말 #꼬인말 #말을 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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