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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론은 차트 신설, 스포티파이는 이통사 제휴... 더욱 치열해진 음원 시장 전쟁

실시간 차트 사실상 부활-무료 서비스 제공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이용자 유치 경쟁

21.08.12 13:52최종업데이트21.08.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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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세계 음원 서비스 1위 업체들이 최근 나란히 신규 서비스 도입, 대형 업체 제휴 등 굵직한 변화를 들고 음악팬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시도에 나섰다. 카카오 산하 멜론컴퍼니가 운영중인 멜론은 지난 9일자로 Top 100 차트를 신설해 1년 만에 순위 제도 운영 개편을 단행했고 스웨덴 업체 스포티파이는 지난 10일 LG유플러스와의 제휴로 이용자 끌어 모으기에 돌입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두 곳은 각각 국내외 음원 시장을 선도하는 1위 업체라는 것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요즘 국내 시장에서 나란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오랜 기간 '멜론 차트=국내 인기곡 순위'처럼 인식될 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해온 멜론이지만 지난해 이후의 위상은 최정상의 위치와는 다소 거리감을 두고 있다. 올해 2월 전격 한국 시장에 진출한 스포티파이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업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다르게 국내에선 점유율 2% 내외에 그칠 만큼 고전을 겪고 있다.

스포티파이, 무료 제공으로 LGU+ 이용자 손짓
 

스포티파이는 LG유플러스와 손잡고 3~6개월 자사 서비스 무료 제공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 LG유플러스

스포티파이가 택한 전략은 무료 서비스  제공이다. 국내 이동통신업체 빅3 중 한 곳인 LG유플러스와 손잡고 5G 및 LTE 이용 고객에게 3개월~최대 6개월간 자사의 프리미엄 서비스(월 1만 900원)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일반적으로 가입 후 첫 3개월 이용료 0원~100원 식의 기법은 이미 기존 국내 업체들도 종종 활용해온 방식인데 스포티파이 또한 이와 유사한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업계 쪽에선 스포티파이와 LG 양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세계 시장 최강자지만 한국에서 만큼은 후발주자라는 취약점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따른 신규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스포티파이로선 일정기간 '무료'라는 카드를 내밀면서 LG 사용자부터 차근차근 자신들의 품으로 끌어 당기기 위한 시도를 단행한 것이다. 

반대로 LG 입장에선 SK와 KT 대비 열세를 보이는 통신 시장 경쟁에서 넷플릭스, 유튜브 제휴 등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던 경험을 되살려 음원 서비스를 통한 고객 확보 도구로 스포티파이를 선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음원 시장 2위 업체인 지니 뮤직의 3대 주주가 LG라는 점에선 다소 의야한 제휴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지니에 대한 영향력이 그만큼 높지 않기 때문에 과감히 경쟁업체와 손을 잡을 수 있었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멜론, 24HIT 폐지하고 Top100 도입... 실시간 차트 사실상 부활?
 

멜론은 지난 1년간 운영하던 24HIT 대신 Top100 차트를 신설했다 ⓒ (주)멜론컴퍼니

 
​'공짜'라는 수단을 무기 삼아 공격에 나선 스포티파이와 다르게 멜론은 순위제도 개편을 통한 기존 사용자 이탈 방지에 큰 초점을 맞췄다. 지난 1년 동안 멜론은 '24 HIT'라는 독자적인 방식으로 실시간 순위를 대신한 인기 차트를 운영해왔지만 갑자기 이를 포기, 'Top 100' 을 새로 마련했다. 24HIT가 현 시점 기준으로 24시간 동안의 음원 사용량을 매시간 순위로 발표해왔다면 Top 100에선 실시간 순위와 24HIT를 각각 50대50 비율로 포함해 매시간 발표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차트를 마련한 것이다.  

​50% 비율이라곤 하지만 이를 계기로 지난해 7월 이후 사라졌던 실시간 순위가 재등장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등장하고 있다. 각종 집계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사용자 수 비율만 놓고 보면 멜론은 지니, 플로, 유튜브 뮤직 등 경쟁 업체의 증가 추세와 다르게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 기준 2019년 1월 멜론 점유율 38% → 2021년 5월 29.8%)   

​이번 개편에 대해 멜론 측은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는 최신 음악 트렌드까지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예전 '실시간 차트'의 변형된 부활이라는 주장도 심심찮게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개편 첫날 이후 Top 100 차트에선 기존 24 HIT 및 일간 순위에선 볼 수 없었던 몇몇 가수들의 이른바 '줄세우기' 현상이 밤~새벽 시간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열성 사용자들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업체 입장에선 실시간 순위가 가장 매력적인(?) 수단으로 판단, 이에 기반을 둔 신규 차트 마련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각기 다른 전략과 방식으로 사용자 모으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멜론과 스포티파이 중 최후에 웃는 자가 누가 될까? 각 업체들이 펼치는 치열한 대격돌은 2021년 여름을 지나 올 하반기 음원 시장의 지갹변동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멜론 스포티파이 음원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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