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8회 영상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래서 경제지를 보는 많은 이들은 택배노동자들의 과도한 노동, 심야노동 문제를 알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2020년 안전보건공단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건강장해 및 과로사 예방 방안'을 살펴보죠. 연구팀이 참여관찰을 통해 택배기사 업무활동 소요시간을 측정한 결과, 택배사별 차이는 있으나 일일 업무시간은 평균 11시간 54분, 업무시간에 포함하지 않은 점심시간을 포함한 휴게시간은 평균 35분이라고 말합니다.
택배기사는 업무 중 음료를 거의 섭취하지 않고, 화장실은 1회 정도 이용하는 정도였습니다. 즉, 택배기사 노동시간은 1일 약 12시간 30분, 주당 71.3시간으로 대한민국 주당 평균 노동시간 40.7시간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야간노동의 심각성도 경제지를 읽어선 알 수 없습니다. 2007년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교대근무를 발암물질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2A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바 있습니다. 관련 연구에서는 야간작업을 포함한 교대근무군은 낮 근무군보다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1.4배 높고, 근무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위험도 2.8배까지 증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택배노동자 과로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2020년부터 현재까지, 해당 내용을 실은 경제지 보도는 한 건도 없습니다.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에 참여해 택배노동환경 개선을 촉구해온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는 "사회적 합의엔 특수고용노동자인 택배노동자 노동시간을 완화할 수 있는 방안이 분명 들어가 있다"면서도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원인으로 많이 지목되는 야간노동 규제까지 충분하게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조은 간사는 "야간노동이 2급 발암물질로 분류되긴 하나, 우리나라는 유럽 나라들과 달리 야간노동에 대한 가산임금 정도만 마련돼 있을 뿐 실질적 규제방안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가산임금이 오히려 야간노동을 부추기는 부작용도 있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조은 간사의 지적처럼 우리나라는 근로기준법 제56조 연장·야간 및 휴일근로 3항에서 야간근로에 대해 통상임금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근로자에게 지급하라는 내용 정도만 명시돼 있습니다.
반면 영국은 야간 노동자 통상 근로시간이 24시간 단위로 평균 8시간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야간노동자 배치 전과 근무 중 고용주가 무료 건강진단을 제공해야 하기도 합니다. 벨기에는 원칙적으로 야간노동을 금지하며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핀란드나 스페인은 야간노동을 시키려면 인가를 얻어야 합니다.
진보한 시민의식, 언론도 변화에 함께 나서야
그럼에도 희망은 있습니다. 시민들이 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택배노동자 과로사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시민들에게 택배노동자 근로환경 개선에 관해 물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온라인 국민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에서 2020년 10월 29일부터 11월 5일까지 8일간 진행된 '택배종사자의 근로환경 개선에 대한 국민의견 조사'를 살펴보죠.
'택배노동자의 과도한 근로시간을 줄여야 하는가' 질문에 95.6%가 동의했고, 이런 변화가 일어나 '배송 일정이 늦어질 수도 있는데 괜찮은가'란 질문에는 87.2%가 동의했습니다. 택배비 일부 인상이 이뤄져도 인상액이 택배 종사자 처우개선에 사용된다면 동의한다는 답변도 73.9%였습니다.
▲ ‘택배 종사자 근로환경 개선’ 국민의견 조사 결과 갈무리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의식이 진보한 만큼, 사회 의제를 환기하고 여론을 형성하는 언론 또한 변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합니다. 이조은 참여연대 간사는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택배 분류작업을 담당한 20대 노동자 장덕준씨 과로사를 사례로 들었습니다.
"고인은 하루 200kg 짐을 짊어지고 5만 보를 걸었다"며 "우리는 건강을 위해 하루 1만 보를 걸어도 많이 걸었다고 말하는데, 택배노동자에게 5만 보는 죽음을 향하는 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끊고 멈추기 위해선 택배노동자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동참해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감시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당신이 보는 경제지가 말해주지 않는 진실' 8회 "경제지엔 없는 '하루 200kg, 5만 보' 죽음의 길을 걷는 사람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 함께한 이조은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간사 인터뷰 풀버전 영상은 9월 17일 공개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8
민주사회의 주권자인 시민들이 언론의 진정한 주인이라는 인식 아래 회원상호 간의 단결 및 상호협력을 통해 언론민주화와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가치구현에 앞장서 사회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공유하기
"고인은 하루 200kg 짐을 짊어지고 5만 보를 걸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