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접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왕 부장과 주먹인사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으로 얘기했는데 중국이 포함되는 건 어떻게 보세요?
"중국이 포함되는 건 북한의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서 효과적인 카드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평화협정 논의가 탄력을 받게 하기 위해서도 정전협정 당사자였던 중국이 참가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왜냐면 북한 입장에서 봤을 때는 남북미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으로 가는 건 결국 한미 대 북한, 2:1 구도거든요. 2:1 구도가 형성되면 북한 입장에서는 수세적이고 방어적이고 소극적일 수밖에 없지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함께 어깨를 걸고 같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중국이 참여하면 2:2 구도가 돼 일단 북한의 참가를 견인하기 효과적이죠. 2:2 구도가 되면 논의가 더 복잡해지고 공전할 위험성도 있긴 하지만 논의를 시작하는 초기단계에서 중국이 합류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 지금 미국과 중국이 갈등 관계에 있잖아요. 더구나 미국은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끼어드는 걸 탐탁지 않게 생각하죠. 이점은 어떻게 보세요?
"미국 입장에서 봤을 때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다고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을 배제하거나 장외에서 놀도록 하는 것보다 장내로 끌고 들어와서 논의하는 틀에 묶어 두는 게 관리하기 편할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은 지금 중국을 향해 공세를 하는 게 대외정책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잖아요.
거기에 혹시 미국이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 북한을 자기편으로 51%라도, 혹은 50대 50 정도의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하는 데까지라도 끌어당길 수 있다면 결코 손해보는 게 아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을 끌어들여서 같이 이야기를 하는 것도 여러 가지 차원에서는 유용하게 검토할 수 있는 카드라고 봅니다."
- 23일 미국 국방성에서 브리핑을 통해 "종전선언 논의에 열려 있다.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했잖아요. 어떤 의미일까요?
"미국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하자고 하는 대북제의가 살아 있다는 얘기를 되풀이하는 거죠. 종전선언 논의를 포함해서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연락사무소 개설 문제, 제재 완화 가능성 문제 등등 이런 것들을 일단 북한에 만나서 설명해 줄 테니 만나자고 하는 입장을 재강조한 거죠.
어쨌든 '한국 정부의 종전선언 입장이 시기상조다' '성급했다'라는 논평이 나간 게 아니라 '한반도 논의 한반도의 평화에 관심이 있고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 전념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보인 거 자체는 원론적인 입장이지만 이게 우리한테 부정적인 건 아닌 듯합니다."
- 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은 언급하지 않았는데.
"정책적 판단인 거죠. 이게 지금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하는 데 북한도 근본적으로 판을 깰만한 전략적 도발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탄도미사일 발사 같은 거는 굳이 언급을 안 한 것이죠. 언급을 안 했다 해서 이 사실을 평가절하하거나 그런 건 아닌 거 같고요."
-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는 어떻게 보셨어요?
"단기적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고 중장기적으로는 북미 관계 개선으로 가기 위해 나름대로 문재인 정부 마지막 몇 개월에 맞춰서 움직임을 시작했다고 판단됩니다. 왜냐하면 남북대화 조건의 수위를 많이 낮춰 놨거든요. 실제 만나면 또 조건이 계속 높아지긴 하겠지만요.
또 남측이 원하는 현안들을 먼저 북한이 이야기했어요. 남북연락사무소 재개설 문제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 문제, 종전선언 문제 같은 것들 논의하자고 문턱을 좀 많이 낮춰 놨어요. 이렇게 해서 남북대화를 먼저 시작하고 거기서 식량 지원 같은 장기적인 실익을 챙기면서 북미 대화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등 입장변화를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나오기 7시간 전 외무성에서 나온 건 부정적이었잖아요. 왜 다를까요?
"오전에 나왔던 외무성 담화 자체는 대미 메시지용이 강했죠. 종전선언이라고 하는 건 기본적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지금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지 않은 조건에서는 우리가 논의할 수 없다는 거였습니다. 그다음에 시간이 흘러 오후에 나온 김여정 담화는 '어쨌든 종전선언 의미가 있긴 있는데 지금 이렇게 남한이 내로남불 이중잣대를 가지고 자꾸 북한에 도발이라고 하면 안 된다'는 대남 메시지를 내보낸 측면이 있고요. 대화의 문턱을 낮추고 개인적 견해라고 하는 전제를 달아 굉장히 조심스럽게 나오는 거죠. 실패해도 어쨌든 그건 개인적인 견해니 별 문제가 안 되게 할 수 있도록."
- 정말 김여정 부부장 개인적 견해일까요?
"아니죠. 그렇게 대외적으로 공표할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고를 안 할 수는 없는 거죠. 다만 자기들이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남북 대화가 잘 안 이뤄지거나 북미대화로 가는 징검다리가 잘 형성되지 않았을 때, 즉 자기들이 생각했던 소기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을 때 전술적인 방어막 차원에서 개인적 견해라고 하는 단서를 달아 놓은 것이죠."
"변수는 코로나19... 남북 정상, 성과 없어도 만나야"

▲ 정대진 한평정책연구소 평화센터장.
정대진 제공
- 그럼 앞으로 전망은?
"단기적으로 남북대화가 재개되는 수순을 밟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기대해봅니다. 특히 하반기에 식량 지원이나 방역 지원 같은 인도적 차원의 협력은 당장 가능할 것 같아요. 그런데 북한도 북미 대화로 가야 하는 거고 우리도 북한과 미국을 앉혀 놓고 비핵화 및 평화협정 문제 같은 좀 더 큰 틀의 문제를 같이 논의해야 하는데 그 문제는 내년 상반기로 넘어가게 되겠죠. 한 번에 완결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그래도 어쨌든 대화의 동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하반기 남북대화는 열리고 북미도 고위급 접촉 정도까지는 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그럼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정상회담도 가능할까요?
"문재인 정부 내에서 남북정상회담도 한 차례 가능할 것 같긴 해요. 근데 그게 알맹이 있는 정상회담이 될 것인지가 핵심인 거죠. 만나는 거야 얼마든 만날 수 있고 결과 안 나온다고 하더라도 남북정상이 주기적으로 만나는 발판을 마련해야 해요. 이게 남북관계 특수성이란 거죠. 국제 관계에서는 정상들이 의제나 성과가 없을 것 같으면 못 만나거든요.
그런데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기 때문에 그냥 만나서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차원에서라도 정상급에서 자주 만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드는 건 남북관계 특수성 차원으로 설명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있거든요. 그런 차원에서 꼭 성과가 없더라도 남북정상회담은 하는 게 유익하다고 봅니다."
- 그럼 앞으로 변수는 뭐가 될까요?
"변수는 코로나19 상황이에요. 북한이 대외개방에 나설 만큼의 여건이 조성되느냐죠. 백신 맞은 사람들은 북한으로 들어와도 된다고 하는 정도로 코로나가 진정되는 게 1차적인 상황일 거 같고요. 그 다음이 미중관계죠. 미중관계가 완전히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국으로 치닫지 않고, 대화하면서 대결하는 관계로 가면 국면 국면마다 조금씩 숨통이 트였다가 닫혔다가 하는 일들이 반복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북한 스스로의 변수죠. 북한이 얼마만큼 결단을 하고 그만큼 의지를 가지고 행동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거 같아요. 국제사회와 우리는 언제든지 함께하겠다고 하는 정책들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에 대해서 북한만 오르지 대북 적대시 정책으로 해석을 하고 북한만 적대 의식을 가지고 있는 거잖아요. 북한 스스로 그걸 얼마만큼 풀고 나오느냐에 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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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대화 재개 수순... 성과 없더라도 정상회담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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