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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의 연속 '라켓보이즈'... 스포츠 예능 새 바람 일으킬까

[TV 리뷰] tvN <라켓보이즈> 배드민턴 초보들의 성장기 기대

21.10.12 14:02최종업데이트21.10.1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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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라켓보이즈' ⓒ CJ ENM

 
동네 뒷산에서 어르신들이 화려한 동작 없이도 능수능란하게 셔틀콕을 주고 받는 광경을 흔히 봤을 것이다. 스포츠에 문외한이라도 배드민턴을 모르는 이는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종목이자 300만 명 이상(추정치) 동호인을 보유한 생활 체육으로 배드민턴은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존재다. 그런데 관전하고 시청하는 입장에선 비인기 종목으로 분류되는 것 또한 배드민턴이기도 하다.

​올림픽이 아닌 한 TV에서 좀처럼 자리를 차지하기 어렵고 사람들의 관심도 그때뿐이다. 이와 같은 양 극단의 성격을 지닌 배드민턴을 소재로 색다른 예능이 11일 첫 방영에 나섰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라켓 보이즈>는 각기 다른 실력을 지닌 연예인 초보 선수들의 전국 대회 도전기를 그리면서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보기엔 쉬워도 결코 쉽지 않은 종목
 

tvN '라켓보이즈' ⓒ CJ ENM

 
눈으로 보기엔 쉬운 종목 같지만 아무런 훈련 없이 라켓을 손에 쥐고 직접 도전해보면 무척 힘든 스포츠가 배드민턴이다. 이는 지난해 KBS에서 방영된 <축구야구말구>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박찬호(야구), 이영표(축구) 등 타 종목 레전드 스타들의 생활 체육 도전기를 다룬 예능에서 평범한 동호인들의 벽을 넘기 어렵다는 것을 화면을 통해 보여줬다. 간단히 말하자면 기술적 열세를 특유의 운동신경과 체력만으로는 만회하기에 역부족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라켓 보이즈>는 오상욱(펜싱), 윤현민(야구), 윤두준 등 전현직 운동선수와 각종 스포츠에 능숙한 인물보단 장성규, 양세찬, 이찬원 등 일반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실력을 지닌 멤버들이 많이 포진되어 프로그램을 이끌어 나간다. 기존 탁월한 운동 능력치를 지닌 이들도 섣불리 도전하기 힘든 배드민턴임을 고려할 때 걱정이 앞서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천차만별 실력을 지닌 연예인 선수들을 놓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용대 감독은 "전국 대회 우승이 목표다"라고 공언한다. 이에 반해 역시 국가대표 출신인 장수영 코치는 "동호회 대회를 다 나가봤다. 3개월 넘게 쳐도 초보에서 우승을 못 한다. 감독님이 그걸 아직 모른다. (동호회들의) 세계를 모르신다"라며 상반된 의견을 내놓는다.

의외의 테스트 결과... 운동 능력자들의 최하 레벨 분류
 

tvN '라켓보이즈' ⓒ CJ ENM

 
​이용대 감독은 천차만별 기량을 지닌 연예인 멤버들을 점검하기 위해 실업팀 선수들을 초빙해 총 3가지 테스트를 진행한다. 수비-공격-경기 운영 능력 등 총 3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각자의 능력을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 첫 회부터 감독의 눈도장을 받은 선수들은 예상 밖의 인물들이었다. 부승관(세븐틴), 정동원 등 막내급 멤버들과 당초 최약체 멤버로 예상되었던 개그맨 양세찬이었다. 

​'예능돌' 부승관은 이용대와의 1대 1 대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을 만큼 각종 테스트에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줘 단숨에 팀의 에이스로 떠올랐다. 최연소 출연자인 정동원 또한 어린 나이와 경험 부족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능력치를 보였다. 단순히 웃음 만들기용 멤버로 간주되었던 양세찬은 복식 경기에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과시하며 동료들의 야박한 평가를 일순간에 뒤집어 놓았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전·현직 운동선수들은 하위 레벨로 분류되어 놀라움을 자아냈다. 펜싱 영웅 오상욱은 좋은 신체 능력을 지녔지만 기술 습득이 취약했던 관계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프로야구 외야수 출신으로 좋은 어깨를 보유한 윤현민 또한 힘과 열정에 비해 부족한 실력을 드러냈고 자칭 30년 경력자(?)라고 호언장담 했던 아나운서 장성규는 예상대로 최약체로 분류되어 대조를 이뤘다.

배드민턴 초보들의 성장기로 재미 보장할까
 

tvN '라켓보이즈' ⓒ CJ ENM

 
일단 <라켓 보이즈>의 첫 회에선 몇 개월 구력에 불과한 초보 멤버들의 소개 및 실력 점검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를 통해 각자의 캐릭터를 하나씩 마련해 주면서 배드민턴이라는 종목의 만만찮은 장벽을 안방까지 전달해 주는 역할을 담당했다. 1시간 40분가량의 방영 시간이 다소 길게 느껴질 만큼 경기 특유의 세밀한 장면까지 담아냈기에, 속도감이 없었던 건 다소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제각각의 기량을 지녔지만 9명의 인적 구성 자체는 합격점을 부여해도 될 만큼 균형감을 보여준다. 실력자 상중하로 나눠진 멤버들의 능력뿐만 아니라 예능감 또한 천차만별이지만 이는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특히 <라켓 보이즈>에 참가한 선수들의 진심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뜨거움으로 가득 채워졌다는 점에서 향후 진행에 대해 희망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다음 회차 예고편을 통해 소개된 것처럼 각기 바쁜 일정 속에서도 틈틈이 개인 훈련에 돌입하면서 준비에 임하고 각 지역 동호인들과의 연이은 대결로 실력 향상을 꾀할 예정이다. 시합을 통한 실력 배양 vs. 경기 외적인 출연진들의 웃음 만들기가 적절히 합을 이뤄낸다면 JTBC <뭉쳐야> 시리즈로 대표되던 기존 스포츠 예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다크호스로 기대해 볼 만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라켓보이즈 배드민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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