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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편집' 없었지만 '지옥의 '심사'는 있었다

[리뷰] TV조선 글로벌 K-POP 오디션 예능 <내일은 국민가수>

21.10.29 14:42최종업데이트21.10.2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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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글로벌 K-POP 오디션 예능 <내일은 국민가수>가 매주 예상을 뛰어넘는 명품 보컬들의 화려한 무대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28일 방송된 <국민가수>에서는 예심을 거쳐 살아남은 42명의 본선진출자들이 펼치는 본선 1차 팀미션이 펼쳐졌다.
 
대학부 최진솔과 무명부 김도하가 한 팀을 이룬 연합부B팀은 이승철의 '오늘도 난'을 열창했다. 개개인의 실력은 뛰어났으나 형편없는 팀워크로 올하트에 실패하며 마스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백지영은 "팀워크가 안맞으니까 소리만 질러댄다. 공격적인 해석으로 원곡의 의미전달이 잘못됐다"고 평했고, 박선주는 "김도하는 무대의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는게 티가 났다. 최진솔은 목 상태가 좋지 않았음에도 고음에서 대범함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최진솔은 합격에 성공했고 김도하는 탈락했다.
 
타오디션부에서는 <슈퍼스타K> 우승자 출신인 박광선(울랄라세션), 김영근, <펜텀싱어> 준우승자 유슬기, <보이스코리아> 출신 김영흠 등이 팀을 이뤘다. 조용필의 '추억속의 재회'를 열창한 타오디션부는 중간점검에서 혹평을 받았으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하여 속내를 공유하면서 결속력을 다졌다. 타오디션부는 마스터들의 극찬 속에 '올하트'를 받으며 전원 생존했다.
 
선수부는 펜싱선수 출신 방세진, 야구 권의빈, 역도 이병찬, 레슬링 김민수가 출전했다. 상남자들로 구성된 팀분위기와 달리 달달한 고백송인 김현식의 '그대와 단둘이서'를 선곡한 선수부는 가능성을 보여준 이병찬만이 합격했다.
 
'왕년부'는 먼데이키즈 임한별, 브레이브걸스 1기멤버 박은영, 노라조의 전멤버 이혁이 등장했다. 실력자들로 구성된 팀이었음에도 의외로 1차예선에서 올하트를 받은 멤버가 전무했다. 절치부심한 왕년부는 조용필의 '못찾겠다 꾀꼬리'로 색다른 무대를 꾸몄다. 마스터들의 뜨거운 호응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박선주가 유일하게 하트를 누르지 않아 올하트에는 실패했다. 박선주는 "중간에 세 사람간의 밸런스가 잘 안맞는 느낌이 들었다. 무대를 조절하는 다이내믹함이 부족했다"고 하트를 누르지않은 이유를 밝혔다. 왕년부는 마스터들의 극찬을 받았던 임한별만이 추가합격을 받았다.

무명부는 마스터 예심 1위를 차지한 포크 가수 박창근을 필두로 브로맨스 리더 박장현, 고음 킬러 권민제가 팀을 이뤘다. 이선희의 '알고 싶어요'를 선곡한 무명부는 감성을 울리는 하모니로 마지막 소절에서 극적으로 올하트를 받는데 성공했다. 특히 케이윌은 "박창근은 나이가 들면 노래가 발전하기 어렵다는 편견을 깼다. 지난 무대보다 앞으로의 노래가 더 젊어질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연합부 A는 '보컬플레이2' 우승자 임지수와 '보이스코리아' 탑4 출신의 지세희가 팀을 이뤘다. 고 신해철의 '도시인'을 열창한 연합부A는 13개의 하트중 11개를 받았고 뛰어난 성량에도 불구하고 곡에 대한 이해도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연합부A는 임지수가 추가합격자로 선정됐다.
 
중등부는 류영채-이소원-최여원이 김건모의 '스피드'를 택해 걸그룹 뺨치는 칼군무를 선보였다. 최연소 팀임에도 가장 이른 시간에 올하트를 받아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김준수는 "이게 바로 팀"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백지영은 "내가 진짜 오래 활동해서 쟤네와 같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직장부B' 손보승-하동연-하진우가 산울림의 '회상'으로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였다. '아이돌부'는 박민호와 김대훈이 엄정화의 '배반의 장미'를 소화했다. 직장부는 하동연, 아이돌부는 박민호가 각각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고등부'는 김형석과 박종민, 이준안과 김휘현이 지나친 긴장감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8하트에 그친 끝에 4인 모두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4인의 탈락자중에서 패자부활로 2명이 구제됐다. 연합부A의 지세희와 왕년부의 박은영이 마스터들의 선택으로 살아났다. 이로써 본선진출자 30명이 모두 확정됐다. 끝으로 영예의 팀 미션 TOP1은 매력적인 음색과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홀린 김영흠이 차지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국민가수>는 나이와 장르, 국적, 성별을 불문하고 노래를 사랑하고 무대에 대한 갈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초대형 '대국민 희망 프로젝트' 오디션을 표방했다.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시리즈를 연이어 흥행시키며 엠넷을 잇는 신흥 오디션 명가로 부상한 TV조선 제작진이 다시 뭉쳐, 이번에는 전 연령을 아우르는 차세대 K-POP 보컬스타를 발굴하겠다는 도전장을 던졌다.
 
트로트 시리즈가 중장년세대의 흘러간 음악 정도로 꼽히던 트로트를 트렌드의 중심으로 끌어올랐다면, <국민가수>는 케이팝의 확장성에 주목했다는 차이가 있다. K-팝의 핵심수요 계층인 1020세대는 물론이고 다양한 세대와 배경을 아우르는 음악 장르와 보컬에 초점을 맞췄다.
 
현직 가수에서 왕년의 스타, 무명의 원석, 해외파와 유소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색깔을 지닌 참가자들은 각자의 개성을 살린 목소리와 퍼포먼스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트로트 시리즈의 포맷에 원조 인기 오디션인 엠넷 <슈퍼스타K>의 복고적 감성을 덧입힌 것이 바로 <국민가수>라고 할 만하다.
 
<국민가수>의 특징은 이미 유명세 높은 전-현직 가수 및 인기 연예인의 지원율이 트로트 시리즈보다도 더 높다는 것이다. 무대의 수준을 높인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새 얼굴이나 흙속의 진주를 발굴한다는 게 오디션의 매력이라는 점에서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트로트 시리즈나 다른 오디션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기준과 변별력은 유독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국민가수>는 현재까지 무대와 노래에만 집중할뿐, 출연자들 개개인의 무대밖 캐릭터나 케미, 개인적 사연을 보여주는 비중은 낮다. 엠넷 스타일의 오디션처럼 출연자들의 이미지와 캐릭터를 의도적으로 연출하는 '악마의 편집'은 없지만, 대신 그만큼 무대 자체의 매력과 가창력으로만 평가를 받다보니 심사위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트로트 시리즈에서도 유독 까다로운 평가기준으로 시청자들의 악플에 시달리기도 했던 박선주는 <국민가수>에서도 유독 하트에 인색한 소신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매우 높은만큼 냉정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은 오디션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제작진도 트로트 시리즈의 악플을 의식한듯, <국민가수>에서는 심사위원들이 구체적인 평가를 내리는 분량을 많이 늘렸다.
 
반면 연합부A의 '도시인' 무대를 보고 박선주와는 전혀 상반된 평가를 내렸던 이석훈의 "같은 노래를 듣고도 생각이 전혀 다르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으면서 신비하기도 하다"라는 언급은 그래서 더 의미심장하다. 심사위원들도 사람이다 보니 무대의 분위기와 감성팔이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심지어 보컬을 평가할 정도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연예인 심사위원도 다수 존재한다. 시청자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심사의 공정성과 설득력을 유지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다.

28일 방송된 <국민가수>는 4회만에 벌써 최고 시청률 14.5%, 전국 시청률 12.9%(닐슨코리아를 기록하며 4주 연속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에서 방송되는 모든 예능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트로트 시리즈의 후광이 <국민가수>에게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최고의 실력자들만이 살아남은 <국민가수>는 다음주 예고편에서 '1대1 데스매치' 미션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내일은국민가수 박선주 박창근 김영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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