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 자신에게 맞는 직업을 찾고 있다는 김호연씨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직업에 대해 일찍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막연히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점수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호연씨는 대학보다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더 많았다. 호연씨는 ‘바리스타’를 준비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관심 가는 분야는 공예라고 했다.
정현주
"어릴 때부터 경호원, 소방관 같은 직업이 멋있어 보였는데, 이런 직업들은 운동을 하면 가산점이 있거든요. 그리고 저는 키가 남들보다 좀 나중에 자랐는데, 그래서 왜소함 때문에 친구들에게 밉보이게 되는 게 싫어서 유도를 했어요. 어릴 때도 취미로 한 적이 있었는데, 중3 때부터 본격적으로 배웠어요. 부상당했을 때나 시험기간 빼고는 고1때까지 정말 열심히 했어요. 유도 사범이 될까도 생각했었죠. 한편으론 부상이 잦다보니 정형외과도 자주 갔는데, 그래서 스포츠 마사지나 도수치료 같은 일에 관심을 가지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몇 번 큰 부상을 당하면서 운동을 그만뒀어요."
호연씨가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현재 카페에서 매니저로 일하고 있는 누나 때문이다.
"'바리스타'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누나 때문이에요. 누나가 일하는 곳 사장님이 누나에게 좀 더 전문적으로 '바리스타' 일을 배울 기회가 있으니 가보라며 한 업체를 소개시켜 줬거든요. 그런데 누나는 '바리스타' 일 자체보다 판매나 서비스 쪽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나에게 대신 가보라고 기회를 넘겨줬어요. 그때 마침 제가 운동을 그만두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접하게 됐는데,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더 배워보고 싶었죠. 그러던 차에 친구가 위탁교육 얘기를 해서 가게 됐어요."
직업을 먼저 고민하는 이유
일반적인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이라면, 직업에 대해 일찍부터 구체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막연히 대학 입시를 준비하고 점수에 맞춰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호연씨는 대학보다는 직업에 대해 관심이 더 많았다.
"저는 예전부터 그저 고등학교 때 대학 진학만 목표로 공부하고, 졸업하고 남들 다 가니까 대학 가고 그런 건 아니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누나가 대학 다니는 모습, 졸업하고 살아가는 모습 보면서 그런 고민을 더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누나는 대학에서 전공한 것과 관계없는 카페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대학 졸업장을 위해서 배우고 싶지 않은 공부를 할 바에는 그 시간에 내가 원하는 공부, 일을 하자는 생각을 했죠."
호연씨는 '바리스타'를 준비하고 있지만, 그보다 더 관심 가는 분야는 공예라고 했다.
"작년 초 코로나로 2월 말부터 거의 두 달 간 학교가 멈췄는데, 운동도 그만둔 상태라 뭔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어요. 공예를 좋아해서 주변에 수소문해서 아버지 지인의 작업장에 가서 목공 일을 배웠어요. 그곳에서 견습공으로 일하는 동안 물건을 완성하는 과정에 매력을 느꼈어요. 그렇지만 제가 기관지가 안 좋은데, 목재를 다듬는 과정에서 가루가 많이 나온다는 문제점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는 목재처럼 장기간에 완성하는 공예보다는 금속이나 가죽 같은 단기간에 완성할 수 있는 작은 물건 쪽에 더 흥미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는데요. 고양시 비영리 민간단체인 '꾸미루미'에서 하는 '꿈리단길 프로젝트'(고양시 청소년 진로체험 및 정서 사회성 발달을 위한 경험)의 '원데이클래스'에서 가죽공예도 체험해 봤는데 좋더라고요. 금속을 다루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요. 저는 핸드메이드 제품들을 만들고 싶어요."
"타인 평가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잘 하고 즐길 수 일 하고파"

▲청소년 커피 동아리 '라바커피' 활동을 하고 있는 김호연씨 고등학교 3학년 김호연씨는 고양시 청소년 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화정 청소년 자유공간 ‘와그작’이 지원하는 청소년 커피 동아리 ‘라바커피’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현재는 '바리스타' 위탁교육을 받고 있다.
정현주
그는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리스타' 관련 일을 하면서, 공예 공부도 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공예 공부를 해나가면서 필요하면 대학에 진학할 수도 있지만, 그의 미래 설계에 아직은 대학이 없다.
"바리스타 일도 배우면서 전문적인 매력을 느꼈지만, 커피 한 잔의 기쁨을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도 좋지만, 공예품은 두고두고 마음에 들어 하거나, 계속 쓸 수 있으니 더 매력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제가 잘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 건강상 오래 할 수 있는 직업, 저한테 맞는 직업을 계속 모색하고 있는데요. 그런 일이라면 아무리 힘들어도 해보고 싶고, 현재로서는 공예가 가장 끌려요. 물론 바리스타 일도 재미있지만요."
똑같은 제품을 여러 개 만들어내는 것보다 손님을 위해 단 한 개의 핸드메이드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호연씨의 미래 설계는 구체적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 젊은 만큼 다양한 가능성도 열어 놓는다.
"저에게 일(노동)이란 무엇이냐고요? 글쎄요.(웃음) '만족'? 직업이란 자기 자신을 위한 일보다는 다른 사람들을 위한 일을 하는 거잖아요? 예를 들어 설치 기사나 수리 기사 같은 분들이나, 책을 쓰거나, 정치를 하거나, 집 설계를 하거나 남을 위해 하는 일이 직업이잖아요? 자기 자신이 아닌 남들이 쓰는 것이니, 그걸 사용하는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뭔가를 해내는 것이겠죠. 그렇게 해야 그분들이 계속해서 나를 찾을 테니까요. 장기간 같은 사람들이 나를 계속 찾게 된다면 내가 했던 일이 그분들 마음에 들었단 뜻일 거고요.
그러니까 나와 다른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고, 서로를 연결해주는 것, 그게 직업이 아닐까요? 우리나라에선 보수가 높고 낮은 것 같은 대중적인 시선으로 일을 판단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요. 저는 돈에 대해서는… 많이 벌겠다는 것보다는 먹고 살 정도만 된다면 기본 조건은 갖췄다고 보고요. 남들의 평가에 연연하기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어요."
입시 공부의 압박과 장래에 대한 막연함이 없어서인지, 일반적인 고등학생들에 비해 김호연씨는 매우 안정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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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여 년의 교직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적 절망과 섬세한 고민, 대안을 담은<경쟁의 늪에서 학교를 인양하라(지식과감성)>를 썼으며, 노동 인권, 공교육, 미혼부모, 입양 등의 관심사에 대한 기사를 주로 쓰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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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이지만 입시공부보다 직업을 먼저 고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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