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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컬링, 일본 꺾고 아태선수권 우승... '팀 킴' 준우승

한일전 대승 거두며 마지막 아시아 챔피언 등극... '팀 킴'은 한일전 석패

21.11.15 09:22최종업데이트21.11.15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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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 결승전에서 우승한 남자 대표팀 경북체육회 선수들이 포디움에 올라서기 전 환호하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남자 컬링 대표팀 경북체육회가 일본을 꺾고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마지막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은 결승전에서 만난 일본을 상대로 막판 역전을 허용하며 석패, 준우승의 성과를 냈다.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선수권(PACC)은 세계선수권 직행 티켓이 달린 경기이자, 남녀 대표팀이 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하기 이전 세계연맹 주관 대회에서 마지막 점검을 해낼 수 있는 '최종 모의고사'의 자리이기도 했다. 남녀 대표팀은 이날 대회로 내년 세계선수권 직행 티켓을 따내는 데도 성공했다.

특히 경북체육회는 예선전에서 일본에 큰 점수차로 패배했던 아픔을 그대로 결승전에서 되돌려주는 데 성공했다. 연속 스틸과 빅 엔드를 뽑아내는 등 전반부터 기세를 잡아냈던 경북체육회는 9엔드만에 경기를 끝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반면 '팀 킴'은 마지막 두 점의 역전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연속 스틸에 빅 엔드까지... 우승 막을 수 없었다

13일 오후 2시(현지 시각) 열린 결승전에서는 남자와 여자 경기가 동시에 진행됐다. 남녀 결승전이 모두 한일전으로 결정된 가운데, 남자 대표팀 경북체육회(스킵 김창민, 리드 김학균, 세컨드 전재익, 서드 김수혁)는 일본 대표팀으로 출전한 TM카루이자와(스킵 모로즈미 유스케)를 만났다.

지난 예선에서 펼쳐진 한일전에서는 한국이 큰 점수차로 패배했었기에 '복수'가 절실했던 상황. 결승전 초반부터 경북체육회가 설욕하겠다는 기세가 무서웠다. 1엔드 일본에 두 점의 선취점을 내줬던 대표팀이었지만, 2엔드에 한 점을 따낸 데 이어 3엔드에는 한 점의 스틸까지 뺏어내며 균형을 맞췄다. 
 

13일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 남자부 결승전에서 남자 대표팀 경북체육회 선수들이 작전을 짜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경북체육회는 특히 4엔드 최고의 컨디션과 팀플레이를 선보였다. 초반부터 버튼 가까이에 두 개의 스톤을 배치시키고 지켜내는 전략을 취했던 대표팀은 결국 상대 모로즈미 유스케의 미스샷을 유도하는 데 성공하며 후공 엔드에서도 난도가 있는 3점 득점을, 선공 상황에서 스틸로 달성했다.

5엔드까지 대표팀은 스틸을 따내며 3연속 스틸, 4연속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써내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전반전이 끝난 시점 스코어는 6-2. 일본은 6엔드 한 점을 따라가면서 추격에 나섰지만, 한국이 7엔드 다시 석 점의 빅 엔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9-3으로 점수 차를 더욱 벌렸다.

8엔드 일본이 두 점을 따라붙는 데 성공했지만 남은 두 엔드를 모두 추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결국 9엔드를 경북체육회가 블랭크 엔드를 만들면서 일본의 스틸 시도를 무위로 만들었고, 일본 선수들이 한국에 악수를 청하며 한국의 PACC 우승이 확정되었다. 한국은 2019년 이후 2년만에 대회 2연패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김창민 스킵은 우승 직후 인터뷰를 통해 "우승하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김)학균이와 (전)재익이는 물론, '큰 형' 김수혁 선수도 좋은 활약 해줘 고맙다"는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대회 초반 고전했지만, 오늘 경기도 초반에 어려웠지만 일본이 부진했기에 승리하지 않았나 싶다"고 총평했다.

다음 달로 다가온 올림픽 최종 예선에 대해 김창민 선수는 "지금 해왔듯 계속 발전해 나가면 충분히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했다. 이어 "한국에서 경기 지켜봐주셨을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는 말과 함께 컬링 팬들에게 "우리의 가장 든든한 형"이라며 김용빈 대한컬링연맹 회장에게 특별히 감사를 전했다.

막판 역전에... 아쉽게 웃지 못한 '팀 킴'
 

13일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 여자부 결승전에서 여자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함께 손을 모으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여자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 리드 김선영, 세컨드 김초희, 서드 김경애, 핍스 김영미)은 홋카이도은행 포르티우스(스킵 요시무라 사야카)를 재회했다. 이번 대회에서 일본과 1승 1패를 주고받은 대표팀은 결승전에서 우승하면 마지막 PACC에서 단일 팀으로서 3번의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었다.

경기 시작, '팀 킴'은 1엔드에서 한 점을 득점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하지만 2엔드를 블랭크 엔드로 비우고 시작한 일본이 3엔드에 1점을 따라가며 경기의 균형추를 맞췄다. 일본은 4엔드 스틸까지 성공하며 한국을 한 점 차이로 앞서나가며 '팀 킴'에 위기상황을 만들었다.

이 때 '팀 킴'의 위기관리능력이 빛났다. '팀 킴'은 5엔드 후공 상황에서 빅 엔드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며 단숨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5엔드 석 점을 따내며 역전에 성공한 팀 킴은 전반 스코어보드를 4-2로 만들어내며 기세를 잡은 듯 했다.

하지만 6엔드 일본이 한 점을 따라가며 대표팀을 한끝 차이로 추격한 데 이어, 7엔드 블랭크 엔드를 썼던 대표팀이 8엔드에는 일본에 1점의 스틸을 내주는 등 공격 관리에도 빈틈을 보였다. 대표팀은 9엔드 한 점을 만회하며 한 점을 다시 앞서나갔지만, 10엔드 일본이 해머를 잡았던 터라 위기 일발의 상황에 놓였다. 

10엔드 한국은 연장전을 대비해 스킵 샷에서 일본의 2점 이상의 득점을 저지하려는 전략을 썼지만, 상대 요시무라 사야카 선수의 마지막 스톤이 하우스 한가운데를 명중하며 두 점을 획득했다. 일본의 막판 역전으로 한국 대표팀이 석패한 순간이었다.

'팀 킴' 역시 전략 면에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후반전에서의 전략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위기가 벌어졌고, 결국 이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경기를 통해 향후 올림픽 예선전, 나아가 올림픽에서도 경기 전략을 짜는 데 참고서로 써야 할 '오답 노트'를 남긴 셈이다.

이제는 네덜란드로... 올림픽 최종 예선 기대감 높였다
 

13일 열린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여자 컬링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 선수들이 메달과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 세계컬링연맹 제공

 
한편 아태선수권은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폐지된다. 내년부터는 세계컬링연맹의 결정에 따라 미국의 아메리카 챌린지와 합병해 아시아, 미주지역,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 선수들이 함께 맞붙는 범대륙선수권이 개최되기 때문이다. 남자 대표팀이 이번 대회 우승을 통해 마지막 '아시아 챔피언'이 된 셈이다.

이번 아태선수권에서 남녀 대표팀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202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남자 세계선수권, 그리고 캐나다 프린스 조지에서 열리는 여자 세계선수권에도 직행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남자부의 경우 우승팀에게만 세계선수권 티켓이 돌아갔기에, 이번 대회를 통해 극적인 직행에 성공하는 성과를 냈다.

경북체육회 선수들과 '팀 킴' 선수들은 휴식을 취한 뒤 12월 네덜란드 레이우르던에서 열리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전에 출전한다. 특히 선수들이 세계컬링연맹 주관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음에 따라, 내달 열리는 대회에서도 빠른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최종 예선은 5일부터 열리는 믹스더블 대회와 내달 11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남녀부 대회가 펼쳐진다. 남녀부에 3개, 믹스더블에 2개가 걸린 마지막 올림픽 티켓을 한국 남녀 대표팀, 믹스더블 대표팀이 모두 따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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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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