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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베이징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선언... 중국 "반격할 것"

백악관, 중국 인권 문제 거론... 미중 갈등 '악화일로'

21.12.07 07:37최종업데이트21.12.0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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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공식 이미지 갈무리. ⓒ 국제올림픽위원회

 
미국이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공식 선언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패럴림픽 게임에 어떤 외교적 또는 공식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외교적 보이콧의 이유로 "중국 신장자치구에서의 계속되는 반인도적 범죄와 집단 학살 등 여러 인권 유린의 전력 때문"이라며 "중국 등에서의 인권을 증진하기 위해 계속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관련 문제들에 대해 조처를 해야 한다"라며 "미국은 중국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의 인권을 증진을 위해 계속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중국의 신장자치구 인권 탄압 때문"

중국은 신장자치구의 이슬람 소수민족인 위구르족이 공산당에 충성하도록 강제 수용소와 재교육 시설을 운영하며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다만 사키 대변인은 올림픽에 참가할 미국 선수단을 향해 "본국에서 전폭적으로 응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중국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들의 의도에 관해서는 말할 것이 없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개최국을 축하하고 전 세계 선수단을 격려하기 위해 각국 정부의 고위 인사가 개막식이나 폐막식에 관행적으로 참석해왔던 것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로버트 메넨데스 미 상원 외교위원장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은 중국의 비양심적 인권 탄압에 맞서는 미국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다른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도 동참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미국 정부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2020 도쿄 올림픽에는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를 파견한 바 있다. 

중국은 보복까지 예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외교부의 자오리젠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에 대한 질문에 "올림픽은 정치쇼나 정치 조작을 하는 무대가 아니다"라며 "(중국의) 초청도 받지 못한 미국 정치인들이 올림픽 보이콧을 선동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는 올림픽 정신을 심각하게 모욕하고, 14억 중국 인민에 대한 무례한 도발"이라며 "전 세계가 미국의 반중 노선과 위선을 분명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단호히 반격할 것"... 외교 충돌로 번지나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의 자오리젠 대변인 정례회견 발언록 갈무리. ⓒ 중국 외교부

 
자오 대변인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전 세계의 모든 동계 스포츠 선수와 팬들을 위한 대회라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선수들"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스포츠를 정치화하지 말라는 중국의 우려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그만둠으로써 미중 관계의 중요 영역에서의 대화와 협력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이 독단적으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한 반격(resolute countermeasures)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강행할 경우 양국의 대화에 협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외교적 충돌로 비화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백악관은 중국 정부의 홍콩 및 신장자치구 소수민족 인권 탄압을 거론하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들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자오 대변인은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도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는 발언에 대해 "올림픽 헌장은 스포츠의 정치적 또는 상업적 남용을 반대한다고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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