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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혈액보유량 3~4일분 어렵게 유지 중... 관심 필요해"

[인터뷰] 대한적십자사 홍보팀 담당자 홍지수

등록 2021.12.10 10:55수정 2021.12.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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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 보건복지부에서 보낸 긴급재난문자 ⓒ 정지송

 
"코로나19로 헌혈량이 매우 부족합니다. 헌혈은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사전 예약 후 가까운 헌혈의 집이나 헌혈카페에 방문해 주세요."

지난 11월 26일, 보건복지부에서는 헌혈 동참을 호소하는 내용의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헌혈이 줄면서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혈액 수급 위기 단계는 적정, 관심, 주의, 경계, 심각 등 5단계로 나누는데, 현재는 '적정' 수준인 5일분에 못 미치는 3~4일분 선을 유지하고 있어, '주의' 또는 '관심'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이는 비대면 수업, 재택근무 등으로 단체헌혈이 불가능해지고, 개인 헌혈자들의 헌혈장소 방문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작년의 경우, 혈액 적정 보유 일수(5일분 이상)가 85일(23%)에 불과해 3년 전인 160일(43.8%)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나 동절기에는 학생들이 방학에 들어가고, 야외활동이 줄어 헌혈 참여는 더욱 줄어든다. 적정혈액보유량을 유지하지 못하게 되면 응급환자들에게 원활한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 적정혈액보유량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들이 헌혈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현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해결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한적십자사 홍보팀 홍지수 담당자와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다음은 홍 담당자와 나눈 질문과 답변을 정리한 내용이다.

코로나19로 '적정혈액보유량' 부족해
 

11월 13일 기준 혈액 보유량이 3~4일분으로, 관심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 레드커넥트


- 현재 한국의 헌혈 실태는 어떠한가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인하여 올해 10월 말 기준 헌혈인원이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대비 7.7%인 16만 5천여 명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단체 헌혈 참여율이 현재까지도 호전되지 않고 있어 '적정혈액보유량(적혈구제제 기준)'의 적정 보유일수인 5일분에 미치지 못하는 3일분에서 4일분 사이를 어렵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 헌혈이 한 가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혈헌혈과 성분헌혈로 구분된다고 홈페이지에 나와있었습니다. 쉽게 설명해주시겠어요?
"혈액은 크게 액체성분(혈장)과 세포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으로 구성되는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헌혈은 이런 혈액성분의 전체, 즉 전혈(全血, whole blood)을 헌혈하는 것입니다. 성분헌혈은 성분채혈기를 이용하여 적혈구, 혈소판, 혈장, 또는 백혈구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채혈하고 나머지 혈액 성분은 다시 헌혈자에게 되돌려 주는 헌혈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혈장성분헌혈이라고 하면 헌혈자로부터 혈장만을 취하고 나머지 성분, 즉 세포 성분은 다시 헌혈자의 체내로 되돌려주는 것입니다. 전혈헌혈과는 달리 헌혈과정 중에 혈액의 구성성분을 분리해야 하기 때문에 성분채혈기라는 특수한 장비를 사용하게 됩니다."

- 피의 구성요소인 적혈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고 골수는 '헌혈을 하지않았다면 굳이 안해도 될 일을' 하게 됨으로써 노화가 빨리 된다고 하던데 진실인가요?
"헌혈로 노화가 빨리 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 몸은 체중 1kg당 남자는 약 80mL, 여자는 약 70mL의 혈액이 있습니다. 따라서 체중이 60kg인 남자는 약 4800mL, 50kg인 여자는 약 3500mL 정도의 혈액을 가지고 있으며, 매일 일정량 새로 만들어 집니다. 즉, 우리 몸은 충분한 양의 혈액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건강한 성인인 경우 320mL 또는 400mL 정도의 헌혈은 일상생활이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 헌혈에 대하여 다양한 오해가 있는데, 적십자사 직원의 헌혈률은 30%가 되지 않는다며, 헌혈하면 좋지 않기 때문에 직원들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있는데 이는 어떤가요?
"적십자사 직원들이 헌혈하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입니다. 직원분들 중에서는 몇백 회 헌혈하신 분들도 많습니다. 저도 헌혈 50회 이상하였고 지금도 꾸준히 헌혈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위 질문에서도 말씀드린 것과 같이 헌혈하면 건강에 나쁘다는것은 오해입니다"

- 헌혈률을 높이기 위한 국가차원의 제도적 측면의 대책은 무엇이 있나요? 적십자사에서 실행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혈액보유량 개선을 위해 정부부처와 협의하여 공공기관, 군부대 등에 단체헌혈 참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적십자사는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10~20대 인구감소로 인한 헌혈자 감소에 대비하여, 헌혈의집 설치 확대 등을 통해 헌혈자들의 접근성을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 헌혈홍보팀에 근무하시면서 다양한 헌혈관련 경험을 접해보셨을 것 같은데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으신가요?
"다양한 헌혈자분들을 인터뷰 하곤 했지만 그중에서도 한 가족이 기억에 납니다. 산청군에 살고 있는 헌혈자 가족이였는데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헌혈 수급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헌혈을 마음먹었지만 산청군에는 헌혈의집이 없어 37km나 떨어진 진주시 헌혈의 집을 방문했고 가족 5명이 헌혈에 참여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꾸준한 헌혈 참여를 목표로 헌혈에 참여하고 계신다고 합니다. 당시 코로나19, 개인스케줄 등 여러 핑계를 대며 헌혈을 미뤄왔던 저에게 큰 울림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전 국민에게 전달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대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헌혈만이 수혈이 필요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많은 분들의 헌혈참여가 필요합니다. 코로나19라는 처음 접하는 바이러스 시국에서도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로 안정적으로 헌혈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웃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소중한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속적인 헌혈 참여를 요청드립니다."

헌혈은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건강한 사람이 자유의사에 따라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이다. 헌혈한 혈액은 살아있는 세포로 구성되어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 이는 지속적이고 꾸준한 헌혈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 저녁 퇴근길, 가까운 헌혈의 집 또는 헌혈카페를 방문하여 생명을 살리는 실천, "헌혈" 에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 헌혈로 사랑을 나누는 여러분 모두가 숨어있는 영웅이 될 수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세계와시민> 강의에서 헌혈을 주제로 활동한 더불어살조팀(곽영섭, 김예빈, 원혜영, 유하림, 윤민희, 임연주, 정지송, 채희진)의 글로벌 시티즌 프로젝트(GCP) 활동의 결과물입니다.
#헌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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