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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 없는' 예비신랑의 결혼 준비 분투기

[리뷰] 채널A <레디가이, 일단 해 결혼>

21.12.10 10:39최종업데이트21.12.1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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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레디가이: 일단 해 결혼>(이하 레디가이)이 요즘 세태의 결혼 준비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주며 공감대를 자아냈다. 9일 방송된 <레디가이>에서는 채널A 사회부 소속 김태욱 기자와 결혼이 하고싶은 30대 미혼 남녀들이 출연했다.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며 결혼 준비 체험에 나섰다. 
 
연인없는 싱글인 김태욱 기자는 사전 인터뷰에서 "나이가 찼으니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었는데 막상 제 뜻대로 되는게 없다"고 고백했다. 제작진은 김태욱에게 170일간의 결혼 체험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제작진은 미리 준비해놓은 결혼식장에 김태욱을 데려와서 다짜고짜 신부도 없이 식장 예약부터 진행하게 했다. 황당해하는 김태욱에게 식장 직원은 일단 식장부터 예약해 해놓고 신부를 주선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여직원은 김태욱의 마스크를 분석한 뒤 "호감하는 형에 속하기는 하지만 요즘 여성들이 선호하는 타입은 아니다"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결국 김태욱은 신부도 없이 직원의 안내에 따라 나홀로 식장 투어와 폐백체험 등에 나섰다.

투어를 마친 김태욱은 식장 예약 견적을 뽑기 위하여 상담을 받았다. 처음 해보는 경험에 난감한 김태욱은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무책임할 수 있는데 실제였다면 신부에게 맡겼을 것 같다"고 고백했고, 직원은 "무책임한 것 맞다. 신부님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이다, 그래서 싸우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직원은 현란한 입담으로 김태욱에게 즉석 전화 소개팅까지 시켜주며 사인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김태욱은 잠깐동안에도 선택해야 하는 내용이 수십 개가 넘는데 당황하며 실제 결혼 준비의 어려움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결혼식 비용은 시간대, 인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하객 200명 기준으로 1300-1500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게 직원의 설명이었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결혼식을 취소할 경우, 결혼날짜까지 남은 일정으로 위약금을 계산하는데 이는 식장마다 기준이 다르다. 제작진이 계약금을 지불하여 실제로 결혼식장 예약이 완료됐다.
 
코로나 19 여파로 결혼 준비가 더 어려운 상황도 언급됐다. 김민경 화장품 브랜드 매니저는 "위드코로나로 인하여 그동안 결혼을 미뤄왔던 신혼부부들이 이제 결혼하기 시작하면서 웨딩홀이나 스튜디오 촬영 예약들이 크게 밀려 있다더라. 식장이 가능한 시간에 결혼일정을 맞춰야하는 상황"이라는 고충을 설명했다.
 
이소희 프리랜저 영상 편집인은 결혼식 비용의 부담을 고백하면서도 "결혼은 둘만의 일이 아니라 양가 어른들도 모시는 자리이기 때문에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정용검 MBC 스포츠 아나운서는 "파티같이 다 함께 어울려 노는 결혼식을 하고 싶다"는 로망을 드러냈다.
 
결혼식 예약 145일을 남기고 김태욱은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체험에 도전했다. 김태욱은 토털 웨딩 스튜디오 촬영에서 스드메 가격이 대략 200만원대 중반에 이른다는 사실을 듣고 경악했다. 김지숙 웨딩플래너는 결혼식 준비 과정과 비용에 고민하는 예비비부부들에 대하여 "신혼집을 빼고 스드메나 혼수만으로 결혼비용은 대략 4천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다만 하기 나름이라 더 저렴하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숙은 스드메 투어를 위한 팁으로 "사진 촬영을 좋아하지 않거나 외모에 자신이 없다면 배경감이 많이 들어간 스튜디오를 고르시는 게 낫다. 드레스는 고민만 하는 것보다 잘 어울리는 것과 좋아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고민할 시간에 직접 샵에서 피팅하는 게 필요하다"며 "메이크업은 의사표시를 정확하게 해주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욱은 수트를 갖춰입고 웨딩 촬영에 나섰다. 신부 역할로 프리랜서 모델이 섭외되어 함께 촬영을 진행했다.
 
미혼 남녀들은 결혼 과정에서 가장 고민되고 갈등이 벌어지는 부분으로 역시 금전문제를 꼽았다. 정용검은 "경제적으로 (결혼할 수 있을 정도의) 자산을 모아놓는 게 첫 번째"라고 고백했다. 자영업을 하고 있는 신현규는 "안정적인 밥벌이가 있거나,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거나"가 결혼을 위한 전제조건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하지만 남성 멤버들은 의외로 실제 현실적인 결혼 자금 규모에 대해서는 무지한 모습을 보였다. 

김태욱은 95일을 남겨두고 이번엔 신혼집 구하기 미션에 나섰다. 부동산을 방문한 김태욱은 중개사의 안내를 받아 여러 빌라, 아파트 등 다양한 예비신혼집을 돌아보며 매매를 위한 꿀팁을 전수받았다. 김태욱은 집 구하기가 어려워진 현실을 돌아보며 "저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하지만, 결혼을 안한 20-30대는 집을 구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내 집마련을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고충을 대변했다.

김태욱은 마지막으로 방문한 34평 아파트에 만족했지만 매매가 11-12억, 전세만 7억이라는 가격을 듣고 절망했다. 미혼 남녀들도 집 이야기를 꺼내자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다. 김지숙 플래너는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도 집값이더라"고 설명했다.
 
김태욱은 경제-재테크 전문 유투브 크레에이터 신사임당(주언규)을 만나 신혼집 구하기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김태욱은 "결혼을 하려다보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공간이 필요하더라"고 고백했다.
 
이에 신사임당은 "거주처와 투자처를 분리하라"고 조언하며 "지방에서 시작하던지, 입지-시간-수도권 중 무엇 하나는 현실적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사임당은 시작도 하기 전에 너무 많은 걱정을 하는 김태욱에게 "아직 취업도 못한 대학생이 나중에 입사한 회사 부장님의 취미생활까지 걱정하는 격"이라고 지적하며 현실적으로 할수 있는 것부터 하라고 일침을 놨다.
 
또한 신사임당은 "결혼을 비용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결혼 비용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는 "축의금이라는게 들어온다. 스드메도 투자라고 생각하라. 결혼하면 자산모으는 속도가 듀얼코어가 된다"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신사임당 역시 아내와 결혼하고 나서 '삶의 방향성'이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신사임당은 경제력은 결혼에 있어서 두 번째 고민이고, 첫 번째는 상대가 평생살만큼 좋은 사람이냐에 달렸다며 사랑꾼의 면모를 드러냈다. 신사임당은 특히 사람보다 집 구하기로 더 고민하는 김태욱에게 "행복의 방점을 부동산에 두지말라"고 조언하며 "누나같이 조언을 해줄 수 있고 멘탈을 잡아줄 수 있는 여자분을 만나라"고 당부했다.
 
<레디가이>는 유튜브 채널 'AYO'를 통해 선보였던 오리지널 웹 예능을 재편집하여 TV로 편성한 작품이다. 신부 없는 예비신랑의 황당하면서도 눈물겨운 결혼 준비 분투기를 통하여 우리 시대 결혼의 의미와 현실을 진솔하게 담아내어 호평을 얻었다.

<레디가이>는 앞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진승, 변호사 이지훈과, 경제유튜버 신사임당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합세하여 결혼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또한 결혼에 대한 비슷한 고민과 로망을 공유하는 각계각층의 30대 미혼남녀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어보고 현실토크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다음주에는 '과연 어떤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가'라는 주제를 놓고 고민하는 김태욱과 미혼 남녀들의 이야기가 예고됐다.
레디가이 웹예능 채널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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