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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냐 갑질이냐... 평택시청소년재단 산하기관 쪽지 전보 논란

재단측 "정식 인사발령 전 배려"... 산하기관 센터장 "나도 모르는 인사 통보"

등록 2021.12.14 15:36수정 2021.12.14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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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청소년재단 홈페이지 ⓒ 평택시청소년재단

 
경기도 평택시청소년재단(이하 재단) 산하 기관에 근무하는 B씨는 지난 11월말, 사측인 재단으로부터 쪽지 한 통을 받았다. 쪽지 내용은 '귀하는 전보 대상자임을 알려 드립니다'가 전부였다. 

소위 '전보 대상자'는 재단 사무처장이 결정했다고 한다. 재단측은 사무처장이 '재단 이사장인 부시장을 대신해 인사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전에는 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는 했지만, 꼭 그렇게 해야하는 규정은 없다는 것이 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재단은 2000년 2월 무봉산청소년수련원으로 시작해 2009년 9월, 재단법인 평택시청소년재단으로 명칭을 변경한 평택시의 대표적 청소년기관이다. 대표자인 이사장은 평택시 부시장이 맡고 있고 재단 산하에 무봉산청소년수련원과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 북부청소년문화의집, 안중청소년문화의집, 팽성청소년문화의집을 운영하고 있다.

청소년문화센터 직원 5-6명, 전보 쪽지 대상자로 추정 

취재 결과 재단 산하 청소년문화센터 직원중 이 쪽지를 받은 직원은 5~6명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 청소년센터의 센터장이자 재단 상임임원인 A센터장은 이 사실을 사전에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한다. 센터 책임자도 모르는 인사 대상 통보가 재단 측으로부터 직접 시행된 것이라는 게 A센터장의 설명이다.   

재단측이 직원들에게 보낸 쪽지에는 전보 대상 사유, 전보 예정처, 신규 전보자 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다. 쪽지를 받았다는 또다른 C 직원은 "황당함을 금할 수 없었다"면서 "개인 의사를 무시한 사실상 일방적인 인사 통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단측 관계자는 "이는 큰 오해다. 인사 발령은 인사권자의 고유 권한이다.  원래 사전에 협의를 하지는 않지만 사무처장이 7월 이후부터 인사 예고를 충분히 했고 건의나 이의제기 등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직원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사전 예고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12월말로 계약이 종료되는 A센터장은 "황당하기는 마찬가지"라면서 "재단측이 평택시의 방조하에 재단 입맛대로 행정을 통제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단측 관계자는 "그동안 재단 인사가 거의 없어서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있는 직원들도 많고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몇 개월전부터 인사 예고를 하고 혹시 면담이 필요하거나 건의를 하거나 하는 직원이 있으면 이를 수렴하기 위해 규정에는 없지만 사전 예고를 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재단 직원들의 설명은 다르다. 쪽지 통보를 받은 사람들도, 안받은 사람들도 '내가 왜 전보 대상자인지, 나는 왜 대상자가 아닌지, 어디로 발령을 낸다는 것인지' 몰라 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

전보 대상자 선정 방식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있다. 재단 측 관계자는 "재단 인사위원회가 있지만 인사위원회는 채용과 승진만을 처리하지 전보는 이사장을 대신한 사무처장 권한이라 사무처장이 직원 자료를 보고 결정했고, 이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단 산하기관의 센터장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재단 사무처장이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전보를 결정하는 것은 사실상 갑질이라는 게 A센터장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 재단의 관리감독을 맡고 있는 평택시청 관계자는 "쪽지 통보에 대해 알고 있지만 시청이 재단 인사에 관여하지는 않아 특별히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어 "내부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 확인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평택시청소년재단 #평택시 #쪽지 통보 #독재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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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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