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정체... 감정을 이해하면 사람이 보인다

[인터뷰] 유은하 감성코칭 프리랜서 강사

등록 2021.12.15 08:36수정 2021.12.15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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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하 감성코칭 프리랜서 강사 ⓒ 이상현


인간은 이성적 동물이라고 정의하지만, 중요한 순간에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비폭력 대화의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는 감정코칭 강사를 만나 감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자신과 타자를 이해할 수 있는지 들을 수 있었다.
   
프리랜서 강사인 유은하씨는 현재 여러 기관에서 감정코칭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4살 된 딸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일을 어떻게 슬기롭게 이겨 왔는지, 자신이 속에 있는 크고 작은 조직에서 배려와 존중을 쌓아가는데 감정코칭이 어떤 도움을 줬는지에 대해 현장감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3일 천안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했다.

- 감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마음의 신호다. 사람이 살면서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게 무엇이냐고 했을 때, 사상, 이념 등을 말할 수 있는데, 이러한 것은 반드시 무엇인가의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종교성, 정치적 색깔도 그럴 수 있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성도 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는다. 살아온 환경에 영향을 받는데 구체적으로 부모님, 가족, 친구, 책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환경적 요인을 통해 감정이라는 것이 형성된다."

-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다양한 상황에서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동일한 감정이라도 그 사람마다 느끼는 상황이 다르다. 그러므로 그 감정이라는 것 자체는 나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고 나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자신의 마음의 상태가 어떤지를 알려준다. 숨기지 않고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 좋은 감정과 나쁜 감점이 있나?
"우리나라는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을 약간 경계한다. 예를 들어 '왜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하냐' '왜 이렇게 좋고 싫은 게 분명하냐' 이런 식이다. 감정 표현을 많이 하는 사람 보면 '너무 나댄다' '너무 요란하다'라고 말하는데 그러한 시각 자체가 긍정적 감정 형성에 악영향을 끼친다. 세대 간의 갈등과 세대 내의 갈등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갈등 구도 속에 감정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된다면 상호 이해와 협력 구도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쉽게 개선될 거 같지 않다.
"40대 이후의 사람들은 대부분 획일화된 감정을 표현하며 살아왔다.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살아왔다는 것이다. 자신이 너무 많은 감정을 느끼면 이상한 사람 같고 튀는 사람 같이 생각한다. 그러한 감정이 잘못된 게 아닌데 그걸 억누르고 무시하면서 살다 보면 자신의 존재성 자체가 명확해지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타자도 이해할 수 없다."

- 다수의 사람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한다. 감정표현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나.
"부정적인 감정을 장시간 강하게 느끼면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로 나타난다. 부정적인 감정이라고 하는 짜증, 우울함, 잦은 분노, 혼란스러운, 걱정되는 이러한 감정을 계속 느끼는 것과 더불어서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이유를 찾지 못하면 스트레스로 오게 된다. 스트레스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범위까지 넘어간다면 극단적 선택이나,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게 된다.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인 감정으로 바꿔줘야 한다."

유은하 강사는 보이지 않는 사람의 감정을 시각화해 내면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30대 초반의 엄마들이 느끼는 어려움과 상실감이 어떻게 생기는지 어떻게 해소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조심스럽게 해결책을 제시했다.
 

감정코칭 강의 성장기 청소년들의 감정을 찾아주는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 이상현

 
-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 즉, 상호 대립하는 감정이 있지 않나.
"대립하는 감정은 없다. 짜증 나는 감정을 승화하기 위해서는 감정의 방향을 평안으로 연결할 수 있겠지만 사람마다 그 짜증의 이유가 다르기 때문에 보편타당한 감정을 반대 성향의 감정으로 정의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 예를 들어 설명을 부탁한다.
"집안이 정리 되어 있지 않아 짜증이 나는 상황이다. 그럼 반대되는 감정을 찾으면 정리정돈이다. 정리하면 되는 거다, 이런 식으로 연결을 지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너무 짜증 나는 이유라면 짜증의 이유가 소음이다. 그러면 조용함을 반대 감정으로 연결을 지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연결되는 감정을 찾아줘야 하는 건데 감정을 찾고 감정을 단서로 그 이유를 발견해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왜 생기는지 원인을 찾아주는 건가?
"감정코칭 시 사용되는 도구가 있다. 감정 카드와 다양한 워크지다. 하지만 워크지를 통해서 사실 너는 이런 사람이라고, 단순히 점수를 내서 알려주는 게 아니라 끊임 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 스스로 발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깝다."

- 감정코칭이 양육과 가정 생활에  도움이 되나?
"우선은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도움이 된다. 출산 이후 여자는 호르몬 영향으로 감정 기복이 굉장히 심하고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다 보니까 어떤 순간에는 내 삶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이럴 때 상실감을 느끼는 젊은 엄마들도 있는데 솔직한 내 감정을 찾아가면 스스로 극복이 가능하다."

- 젊은 나이에 출산하는 과정이 감정상으로 어떻게 나타나는지.
"여자들한테 아이를 낳는 건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감정이 크다. 아이를 낳았을 때 긍정적인 감정은 가족들이 느끼는 거지 여자 입장에서 봤을 때는 아픔과 힘든 것, 불면 ,식욕저하, 육아 노동, 개인 생활 부족 등 꽤 힘든 과정에 놓인다. 이러한 과정에서 저도 제 감정에 조금 집중을 하다 보니까 내가 뭘 하고 싶은지를 좀 알게 되고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가 객관적으로 판단이 되었다.

내 감정의 이유를 찾는 연습을 끊임없이 하다 보니까 충족이 안 되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었고, 부정적인 원인을 찾게 되었다. 모든 것은 인과 관계가 형성된다. 원인을 알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된다."

- 산모들이 느끼는 우울감을 극복할 방법은?
"내가 왜 우울한지 감정의 이유를 발견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해서 우울했구나! 이러한 이유를 발견하게 되면 남편이나, 친정엄마에게 도움을 요청을 한다거나 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를 할 수 있는 이런 문제 해결 능력이 좀 생기게 된다."
       
- 문제 해결 능력이라는 부분이 공감된다. 아이를 양육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나?
"제 딸은 이제 4살이다. 어리지만 솔직한 감정을 나눈다. 엄마에게 섭섭해? 엄마가 이렇게 해서 속상해? 엄마 때문에 화났어? 등이다. 이런 식으로 솔직한 감정으로 소통하고 그 아이의 감정을 좀 이해해 주려는 습관이 생기다 보니까 이제는 아이가 먼저 '엄마 이렇게 하지 마', '엄마가 웃지 않으면 속상해' 등으로 자신의 감성을 솔직하게 표현 한다. 보통 아이들은 막연히 짜증을 내 거나 하는데, 감정 표현을 제대로 배우면 짜증이 아닌 대화가 이루어진다고 본다.

폭력의 원인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훈련이 되면 어떤 상황에서도 폭력으로 관계를 단절시키는 것이 아니라. 솔직한 감정 표현을 통해 타자와의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감정카드 감정코칭에 사용되는 50여가지 카드들 ⓒ 이상현


- 감정 카드라고 하는 것이 궁금하다.
"오늘 감정이 어떠냐고 질문하면 대부분 좋다, 별로다, 짜증 난다, 화가 난다고 표현한다. 강의나 상담을 해보면 30대 이상의 사람들이 대부분 '그냥 괜찮다' '그냥 그렇다'라고 표현한다. 이러한 감정은 단편적인 감정인데 감정 카드에 있는 50개의 단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좀 더 디테일하게 발견 할 수 있다. 어떤 학자는 200가지 이상으로 감정을 분류하는 사람도 있는데 제가 사용하는 감정 카드는 대표적인 50가지의 감정을 다루고 있다."
            
- 강의를 의뢰하는 곳은 어딘가?
"초, 중, 고, 대학교, 평생교육원, 청소년 상담센터, 사회복지기관 등에서 강의 요청을 많이 한다."

- 강의 반응은 어떤가?
"부모님들은 자녀들의 감정에 대해서 좀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었다는 후기가 많다.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도 알고 친구 감정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을 할 때 내가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내가 왜 이렇게 힘들었는지 그 이유를 찾은 것 같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유은하 강사는 "감정을 가르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의 감정을 발견하고 자신을 이해하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끝맺음을 지었다.
덧붙이는 글 이슈라이프, 충남도민리포터 송고
#감정카드 #유은하 강사 #출산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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