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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캠프 합류한 신지예에 영화인들 "실망스럽다"

녹색당 및 관련 활동 지지한 영화인들 우려 목소리 "소수정당 가치 훼손될까 우려"

21.12.21 16:45최종업데이트21.12.2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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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의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김한길 위원장이 20일 서울 여의도 위원장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새시대준비위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를 소개하고 있다. 오른쪽은 윤석열 대선후보. ⓒ 공동취재사진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가 최근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윤석열 캠프에 합류한 것과 관련, 소수 진보 정당 및 관련 활동을 지지해 온 영화인들 사이에서도 강한 우려와 실망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 20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실에서 열린 환영회에 참석해 "윤 후보를 뵙고 후보님께서 여성폭력을 해결하고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좌우를 넘어서 전진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해주셔서 함께 하기로 했다"는 짤막한 변을 남긴 바 있다. 

직후 SNS와 영화인 커뮤니티에서 신 대표의 선택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었다. 특히 신지예 대표가 과거 녹색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했기에 관련 영화인들의 비판이 거세 보인다.

지난 2018년 녹색당 시절 신지예씨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설 무렵 그의 후원회장을 맡은 임순례 감독은 신 대표의 윤석열 캠프 합류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자신의 SNS에 "신지예씨에 대한 판단보다 저를 믿고 후원하신 분이 있다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심경을 밝힌 바 있다(관련 기사: 임순례 감독 "신지예 영입, 국민의힘 자충수 될 것").

"왜 그런 선택 했는지 궁금"

관련하여 현재 녹색당원이자 독립영화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백재호 감독은 21일 <오마이뉴스>에 "그의 선택 때문에 녹색당 활동하시는 분들이나 페미니즘 운동하시는 분들이 상처입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솔직히 본인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그리고 거기에 가서 뭘 할 것인지, 그 사람이 있는 국민의 힘이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백 감독은 "녹색당에서 신지예 대표를 (서울시장 등) 후보로 낸 건 당의 가치를 품고 나갈 사람을 밀어준 성격이 강하다"며 "요즘 보면 진보진영, 여성운동이나 인권운동에 대해 조롱하려는 분위기가 감도는데 신 대표가 그런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라고 지적했다.  

신지예 대표는 2016년 4.13 총선 당시 영화인으로선 유일하게 선거에 나가게 된 황윤 감독, 밀양 송전탑 건립 반대운동을 해온 이계삼(42) 밀양765kV송전탑반대대책위 사무국장 등에 이어 비례대표 5번으로 녹색당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서울시장에 당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탈당, 2020년 총선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황윤 감독은 "2016년 신지예씨와 비례대표로 출마한 것 이외에 아는 바가 거의 없다"면서도 "소수정당이건 거대정당이건 정치인의 도덕성과 신념은 철저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일에 실망이 크다"고 조심스럽게 생각을 밝혔다. 이어 황 감독은 "이번 일로 녹색당이나 진보적 소수정당이 싸잡혀서 그 가치가 폄훼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그가 어떤 맥락으로 당시에 비례대표로 나오게 됐는지는 잘 모르지만, 신선한 인물이었고 앞으로 잘 커나갈 좋은 청년 정치인이라고 생각했는데 마음이 좋지 않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한 녹색당원 영화인은 "(탈당한 지 오래인) 신지예씨가 녹색당 인물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무소속으로 작년에 여성 후보 및 여성 인권 정책을 표방하며 나온 사람"이라며 "현재 페미니즘 리부트 운동의 주축이 10대 20대인데 신지예씨가 페미니스트 후보로 자신을 정체화했기에 더 혼란스럽다. 안 그래도 백래시(사회적, 정치적 변화에 대한 반발 현상)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이 사람의 행보가 어떻게 오독되거나 활용될지 걱정이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2020년 총선 때 무소속이던 신지예 후보의 후원위원이던 문화평론가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학술연구교수는 20일 SNS에 '신지예 대표는 국민의힘 행을 철회하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을 통해 손 교수는 "녹색당 내에서 벌어졌던 신지예 본인의 갑질/폭력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탈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정치적 지향을 믿었고, 더 나은 정치인이 되리라 기대했기 때문에, 깊은 고민 끝에 '팀서울' 후원위원에 이름을 올렸었다"며 신 대표의 철회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다.
신지예 윤석열 진보정당 녹색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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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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