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90%, 사용자-노동자 정확하게 구분 못해"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27일 정책토론회 열기로

등록 2021.12.24 14:03수정 2021.12.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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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노동자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사회적 노동문제의 대표적 이슈인 건설현장 인부, 택배기사 등을 제외하면 전체 직종을 다 선택하는 응답자가 많았다. 여전히 농부, 건설현장 인부, 택배기사 등 소위 육체노동 위주의 직종을 주로 노동자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응답자 90%가 사용자와 노동자를 정확히 구분해 내지는 못했다."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아래 네트워크)가 공개한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 내용이다. 네트워크는 오는 27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청소년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창립총회 기념 정책토론회'를 연다.

네트워크는 "노동은 인격을 실현하는 도구이자 자아실현과 민주시민의 일원으로 성장하는 발판"이라며 "청소년의 노동이 존엄을 인정받지 못하면 스스로의 인격도 존엄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 실태조사는 창원, 진주, 사천, 통영, 거제, 김해, 양산, 합천, 함안지역 중·고등학생 241명을 대상으로 지난 8~12월 사이 진행됐다.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직종'을 묻자 '개인병원 원장'(3%)과 '카센터 사장'(5%), '종합병원 의사'(5%)도 해당한다는 응답이 있었다.

'공무원'(6%)이나 '대기업 사무직'(6%), '중소기업 사무직'(7%), '농부'(9%), '방송국 PD'(5%), '건설현장 인부'(11%), '생산직'(8%), '택배기사'(12%)를 노동자라고 인식하는 답변이 있었지만 그 비율은 낮았다. 이는 반대로 이들이 노동자로 인식하지 않는 청소년이 더 많다는 의미다.

"우리나라는 노동자(근로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매우) 그렇다' 20%, '보통' 42%, '(전혀) 아니다' 37%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의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같은 일을 하는 경우 성별, 학력, 연령 등에 관계없이 같은 임금을 받아야 하느냐"는 물음은, '(매우) 그렇다' 69%, '보통' 18%, '(전혀) 아니다' 13%로 나타났다.

"근로자라는 말보다 노동자라는 말에 거부감이 드느냐"는 물음은 '매우 그렇다' 26%, '그렇다' 32%, '보통' 25%, '아니다' 7%, '전혀 아니다' 10% 순으로 집계됐다다.

"노동자 파업이 정당한 권리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은, '(매우) 그렇다' 51%, '보통' 37%, '(전혀) 아니다' 10%로고, "노조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매우) 그렇다' 76%, '보통' 20%, '(전혀) 아니다' 4%로 나왔다.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때 노동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한다고 알고 있느냐"에 96%가 '그렇다', "최저임금이 얼마인지 알고 있느냐"에 88%가 '그렇다', "청소년은 법정 노동시간이 성인과 다르다는 걸 아느냐"에 8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청소년 대상 노동인권과 노동법 교육이 필요하다고 보느냐"에는 81%가 '(매우) 필요하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이냐"에 대한 답은 '돈을 벌려고' 78%, '사회 경험' 18% 등이 나왔다.

"아르바이트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임금(38%), 청결 등 근무환경(22%), 근무조건(20%) 등 순서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주간 노동시간은 1~2일 27%, 3일 15%, 4일 12%, 5일 22%, 6일 4%, 7일 3%다.

"노동계약서를 문서로 작성하고 받았느냐"에 45%가 '작성하지 않았다', 21%가 '작성했으나 1부 받지 못했다', 34%가 '작성하고 1부 받았다'고 응답했다.

"노동인권 교육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81%의 청소년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청소년들의 주간 일 평균 노동시간은 4~5시간 정도가 제일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노동자들은 부당한 대우도 당하고 있다고도 답했다. "노동조건을 상세히 들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75%로 '예'라고 답변했고, 25%은 정확한 설명도 듣지 못한 채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33%가 일하는 동안 부당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면서 욕설·폭행을 당한 청소년은 무려 44%에 달했고, 이는 손님과 사업주의 비중이 높았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대처는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질문과 관련해서는 '아무것도 못하고 계속 일을 하였다'가 38%로 가장 높았고, '바로 일을 그만 두었다'는 19%였으며, '고용노동부에 진정했으나 압박으로 취하했다'는 답변도 있었다.

'부당대우를 받았을 때 친구 등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답변은 28%로 나왔고, '고용노동부에 신고 및 경찰에 신고하는 등의 적극적이 대처'를 한 경우도 8명이 있었으며, 일부는 '가만히 있었다'는 답변도 나왔다.

"다쳤을 때는 보상을 못 받고 혼자서 치료하거나 일을 그만두었다"는 답변이 20%나 됐고, "산재보험 처리 및 사업주가 보상을 해줬다"가 7%로 나타났다.

이번 실태조사와 관련해 네트워크는 "일하는 청소년은 '노동자'라는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당사자는 물론 학교와 가정, 사회가 청소년 노동인권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했다.

또 이들은 "청소년 노동인권 교육이 더욱 강화되고 확대돼야 하고, 청소년 노동자들을 위한 상담과 지원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7일 열리는 토론회에서는 서영옥 창원비정규직노동지지원센터 상담팀장(경남 일하는 청소년 노동인권 의식 및 실태보고), 이필우 경남도교육청 교육인권경영센터장(교육청 노동인권 교육 현황), 하경남 창원기계공고 교사(청년 노동인권 교육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성민 충무고 학생(일는 청소년 노동현장 이야기), 피지수 경남대 학생(청년 노동자가 바라본 노동현실)이 발제·토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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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는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를 벌이고, 오는 27일 민주노총 경남본부 대강당에서 “청소년노동인권 실태조사 보고,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창립총회 기념 정책토론회”를 연다. ⓒ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아르바이트 #청소년 #노동인권 #경남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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