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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남아 콘테, 토트넘을 어떻게 바꿔놨나

콘테 감독 부임 이후 화려하게 부활... 리그 4위권 진입도 노려볼 만

21.12.27 14:44최종업데이트21.12.27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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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안토니오 콘테 감독. ⓒ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부임 이후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손흥민은 무려 4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콘테 감독의 황태자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2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에서 토트넘은 크리스탈 팰리스를 3-0으로 완파했다. 19라운드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 연기 때문에 토트넘은 16번째, 팰리스는 18번째 경기였다. 3-4-3 포메이션을 내세운 토트넘은 선발 스리톱으로 나선 해리 케인과 루카스 모우라, 손흥민이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팰리스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과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는 데 주목할 만하다. 토트넘은 지난 9월 누누 산투 감독 체제에서 치른 크리스탈 팰리스 원정 경기에서는 0-3 완패를 당한 바 있다. 결과만 아니라 점유율과 슈팅 숫자 등 경기 내용에서도 일방적으로 완패한 졸전이었다.
 
하지만 3개월 만의 재대결에서 토트넘은 전반 32분 모우라의 땅볼 크로스를 이어받은 케인의 선제골, 34분 모우라의 헤딩골에 이어, 후반 29분에는 다시 손흥민이 모우라의 크로스에 맞춰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슈팅으로 골망을 가르는 쐐기골을 작렬하며 완벽한 복수에 성공했다. 이날 모우라는 득점 외에 2개의 도움까지 추가했다.
 
토트넘은 운도 따랐다. 지난 맞대결에서 선제골을 넣으며 토트넘을 유린했던 팰리스의 에이스 자하가 전반 37분 토트넘 다빈손 산체스와 신경전을 벌이다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 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등에 업었다. 이날 토트넘은 17개의 슈팅(유효슈팅 6개)을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고, 팰리스는 고작 4개의 슈팅을 시도할 동안 유효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브렌트포드, 노리치시티, 리버풀전에 이어 리그 4경기 연속골이자 8호골을 뽑아냈다. 손흥민의 4경기 연속 득점은 지난 2017년 4월에 이어 커리어 두 번째 기록이다. 손흥민은 득점 이후 동료들과 함께 단체로 거미줄을 쏘는 듯한 제스츄어로 '스파이더맨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토트넘 바꾼 콘테 감독의 마법

토트넘은 콘테 감독 부임 후 뚜렷한 상승세다. 토트넘은 최근 리그 6경기(4승 2무) 연속 무패행진을 기록하며 승점 29점(9승 2무 5패)를 확보하며 5위로 올라섰다. 전임 산투 감독 체제에서 5승 5패, 8위까지 내려앉았던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에 가깝다. 콘테 감독 부임 이전까지 리그 10경기에서 9골에 그쳤던 토트넘은 최근 6경기에서 무패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무려 12골을 터뜨렸다.
 
콘테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았다. 케인과 모우라는 각각 1골 1도움에 그쳤다. 케인이 맨시티 이적 무산으로 동기부여를 잃으며 슬럼프에 빠졌고 모우라 역시 득점력 빈곤이 약점으로 지적받던 선수였다.

하지만 케인이 최근 2경기 연속골 포함 3골을 터뜨리며 회복세로 접어들었고, 모우라는 4골 3도움을 터뜨리며 펄펄 날고 있다. 손흥민 역시 콘테 감독 체제에서 컵대회 포함 5골(리그 4골 1도움)을 몰아치며 더욱 날카로워진 모습이다. 확실한 스리톱 체제가 자리를 잡으면서 토트넘의 공격력은 현재 리그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콘테 감독의 마법은 미드필드와 수비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좌측 풀백 자리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벤 데이비스가 콘테 감독의 3백 전술에서 좌측 스토퍼로 변신하며 핵심 수비수로 부활했다. 게으른 천재로 불리우며 방출설이 거론되던 델레 알리 역시 콘테 감독 체제에서 예전의 열정과 활동량을 어느 정도 되찾으며 팬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대 변수이자 악재로 거론됐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경기 연기도, 토트넘에게는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모양새다. 토트넘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최종전에서 몰수패 처리되며 탈락했다. 우승 도전 가능성이 있던 대회 하나를 허무하게 놓친 것은 아쉽지만, 올시즌 첫 신설된 유로파 컨퍼런스리그는 클럽대항전에서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보다 급수가 낮은 하위 대회였다. 우승을 차지하더라도 유로파리그 직행 티켓이 고작이기에 어차피 토트넘에게는 실익이 크지 않았다. 때마침 혹독한 연말 박싱데이 일정까지 앞두고 있던 토트넘으로서는 차라리 경기수가 줄어들며 휴식을 취하는 것이 더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현실적으로 토트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리그 4위권 진입이다. 토트넘은 다른 팀보다 아직 2~3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현재 4위인 아스널(승점 35)과의 승점차는 6점인데 아스널이 토트넘보다 3경기나 더 소화한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역전도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오랫동안 손흥민 혼자 외롭게 고군분투하는 모양새로 부침의 시간을 보냈던 토트넘에게, 모처럼 재도약의 희망이 다시 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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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콘테 손흥민 토트넘홋스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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