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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결과 분석, 언론 마음대로?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신문방송모니터 보고서] 여론조사 보도②-2

등록 2022.01.26 14:20수정 2022.02.2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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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기사] 20대 무당층 쏙 뺀 여론조사 기사들, 의심스럽다 http://omn.kr/1x165

③ 여론조사 주관적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
차이 없는 중도층 강조한 JTBC
  

여론조사 기사에서 중도층 강조한 JTBC(2021/11/29) ⓒ 민주언론시민연합

 
JTBC는 <'대선 캐스팅보트' 중도층, 그들이 주목한 핫이슈는?>(2021년 11월 29일 고승혁·김필준 기자)에서 중도층에 집중한 여론조사를 보도했습니다. 여기에서 인용한 여론조사는 <JTBC 4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로 "대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중도층은 진보와 보수보다 경제이슈에 관심이 높은 거로 나타났"다며 차기 대통령 과제로 경제 활성화를 뽑은 중도층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중도층(28.2%)과 보수층(27.3%)의 격차는 오차범위(±3.1%p)안에 있어 중도층이 다른 이념 성향에 비해 경제 이슈에 관심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JTBC는 이어 "중도층은 이처럼 무거운 정치 이슈보단 체감할 수 있는 경제 문제와 후보 도덕성 등에 관심이 더 많"다며 "JTBC 여론조사에서도 중도층은 종부세를 재검토하자는데 공감한다, 이재명 후보 공약인 국토보유세 신설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각각 60%가 넘"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종부세 재검토'를 공감하지 않는 의견은 중도 69%·진보 63.7%·보수 77.3%로 정치이념과 관계없이 공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다수며, '국토보유세 신설 반대' 역시 중도 67.3%·보수 74.2%·진보 39%로 진보를 제외한 보수와 중도는 신설을 반대하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특별히 중도층만을 강조해 보도할 필요가 없는데도 주관적인 해석을 덧붙여 과장한 것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하위표본 분석 주의)를 위반한 것으로 통계적으로 의미 없는 차이를 강조해 보도한 부적절한 여론조사 보도입니다.
(※ JTBC <'대선 캐스팅보트' 중도층, 그들이 주목한 핫이슈는?>(2021년 11월 29일 고승혁·김필준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JTBC/ 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1월 27일~28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한국경제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에서 이뤄진 조사"

한국경제 <야 지금 단일화 하면 안이 윤보다 유리?>(1월 4일 좌동욱 기자)는 <JTBC 6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를 인용해 "야권 대선 후보가 단일화할 경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30.6%)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41.1%)가 더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정권 교체를 원하는 유권자로 응답자를 한정하면 윤 후보가 더 우세했다"며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에선 윤 후보가 48.7%의 지지를 받아 안 후보(33.7%)를 15% 차이로 눌렀다"고 보도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에 유리한 하위표본 특정 값을 강조한 것인데요.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조사완료 사례 수는 549명으로 전체 조사완료 사례 수 1012명의 절반 정도입니다.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23조는 "하위표본 분석의 경우 비율 수치와 함께 하위표본 분석에 사용된 사례 수를 제시해야 한다"며 "극히 적은 하위표본의 결과치를 비율로 환산해 퍼센트로 제시할 때 유권자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가 짚은 '정권 교체를 원하는 응답자 중 윤 후보를 지지한 세력'은 '정권이 교체되어야 한다'고 답한 549명의 48.7%인 267명입니다. 정권교체 필요성 여부와 상관없이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를 지지한 응답자는 전체 1012명 중 416명(41.1%)인데요. 267명에 해당하는 수치를 강조하기 위해 한국경제가 비율만 제시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이재명·윤석열·안철수 후보자의 지지율 변화 추이(JTBC 5차·6차 차기 대선 여론조사)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어 한국경제는 "이번 조사는 윤 후보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는 반면 안 후보 지지율이 두 자릿수 안팎까지 오르는 가운데 나왔다"며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에서 이뤄진 조사"라고까지 덧붙였는데요. 직전 조사(12월 17~19일)에 비해 '안 후보는 5.4% 급등', '윤 후보는 5.4%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두 수치 모두 오차범위(±3.1%p)로 윤석열 후보가 하락세고, 안철수 후보가 상승세라고 볼 순 있지만, 안 후보가 유리하거나 윤 후보가 불리한 여건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주관적입니다.
(※ 한국경제 <야 지금 단일화 하면 안이 윤보다 유리?>(1월 4일 좌동욱 기자)가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① 조사의뢰자: JTBC/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2년 1월 1일~2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② 조사의뢰자: JTBC/ 선거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2월 17일~19일(3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예상'과 다른 여론조사라는 한국일보
  

이재명·윤석열 후보 지지 결정 요인을 묻는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1/1) ⓒ 민주언론시민연합


'선거여론조사보도준칙' 제19조(주관적 표현 자제)는 "조사결과에 대해 "의외의", "예상을 넘는",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주관적일 수 있는 표현은 가급적 자제"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자의적으로 해석하여 주관적인 견해나 판단을 보도하는 것" 역시 자제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지키지 않는 보도가 발견됐는데요.

한국일보는 신년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주관적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김건희 리스크' 파급력 '대장동' 못지 않았다>(1월 1일 정승임 기자)는 <2022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중 '대선후보 지지 결정 요인'을 물어보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특혜 의혹'이 51.6%, 윤석열 후보는 '부인경력 위조 및 장모 실형선고'가 56.2%였다며 "'예상'대로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각각 '대장동 리스크', '가족 리스크'에 취약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론조사를 두고 '예상대로'란 주관적 표현을 덧붙인 것도 부적절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경우 '대장동 특혜 의혹'이 영향을 미쳤다는 답변은 51.6%, 미치지 않았다는 답변은 45.6%로 오차범위(±3.1%p)에 있어 취약했다는 단정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한국일보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가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대해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답변이 많은 것을 두고도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사태는 '예상'만큼 이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는데요. 이 역시 '예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다 '코로나19 방역 상황 악화=이재명 후보의 악재'라는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돼 부적절한 보도입니다.

코로나 방역 상황이 악화돼 지지 후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곧바로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고 보기 어렵고, 코로나 방역 상황과 관계없이 더 나은 코로나19 방역 대책 공약을 내세운 후보를 지지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일보 <'김건희 리스크' 파급력 '대장동' 못지 않았다>(1월 1일 정승임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한국일보/ 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 조사일시: 2021년 12월 29일~30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한국일보 '이탈 민주' vs '뉴 보수' 희한한 비교
 

지지정당 변화와 대선후보지지 현황에 대해 질문한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1/1) ⓒ 민주언론시민연합


한국일보 <집 나간 '중도' 되찾지 못한 이…제 발로 온 '중도' 확신 못 준 윤>(1월 3일 박준석·박재연 기자) 역시 <2022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를 인용해 보도입니다. "20대 대선에서 이른바 '이탈 민주'와 '뉴 보수'로 분류되는 유권자들의 선택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며 2020년 총선 당시 지지층의 현재 지지정당 변화를 살펴보는 여론조사를 보도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잔류', '이탈', '신규'로 구분해 2020 총선 지지층의 변화를 살펴봤는데요.

하지만 '인용 대상'부터 서로 다른 비교입니다. 한국일보는 민주진영에서는 '잔류'와 '이탈'층을 비교했고, 보수진영에서는 '잔류'와 '신규'층을 비교했습니다. 민주진영에서는 '지지층'과 '지지하지 않는 층'을 비교했다면, 보수진영에서는 '지지층' 두 집단을 가져온 것이죠.
  
한국일보는 민주진영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며 "이 후보가 최근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배경에는 이탈 민주가 있"다며 이들 중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16.7%에 불과"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다(29.2%)나 없다(19.4%)는 응답보다 적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비문재인' 색채가 짙은 이 후보가 반문 정서가 강한 이탈 민주를 공략할 적임자라는 기대가 있었으나, 이들이 아직도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덧붙였습니다.

반면, 보수진영 여론조사 설명에서는 "뉴 보수 가운데 63.8%만 '윤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새롭게 합류한 지지자들이 윤 후보가 '정권 심판의 적임자'인지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신규 보수가 윤 후보의 "판단을 유보한 채 관망하고 있"고 "결집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해석했습니다.
  

지지정당 변화와 대선후보지지 현황을 질문한 한국일보 신년 여론조사 결과 및 그래프 ⓒ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번엔 실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잔류', '이탈', '신규' 지지현황을 살펴봤습니다. 보수·진보 할 것 없이 '잔류지지' 세력이 가장 압도적으로 각 정당 후보를 지지하고 있고, '신규'로 들어간 세력 역시 '이탈' 세력에 비해 높은 지지를 보입니다. '이탈' 세력도 보수·진보 차이 없이 원래 지지하던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자를 지지하는 성향이 나타났는데요.

한국일보처럼 진보와 보수를 '이탈 민주', '뉴 보수'로 비교할 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잔류'·'신규' 세력은 각 정당 후보자들을 지지하고 있고, '이탈' 세력은 다른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설명하면 충분했습니다. 특별한 사례인 양 두 수치만 가져다 이재명 후보가 반문 정서가 강한 '이탈 민주'의 마음을 열지 못한 것이라던가, 윤석열 후보가 '뉴(신규) 보수'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은 부적절합니다. 반대로 윤석열 후보도 '이탈 국힘'의 마음을 열지 못했고, 이재명 후보 역시 '뉴(신규) 민주'에게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해석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 한국일보 <집 나간 '중도' 되찾지 못한 이…제 발로 온 '중도' 확신 못 준 윤>(1월 3일 박준석·박재연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 한국일보/선거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조사일시: 2021년 12월 29일~30일(2일간)/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서로 다른 질문 섞어 '역선택'이라는 MBN

MBN은 앵커와 기자가 대담하는 형식의 <윤석열 하락 추세 계속>(1월 6일 선한빛 기자)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젊은층 지지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으며 후보 단일화에서도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주하 앵커는 "후보 단일화에서는 안 후보가 이기는 걸로 나왔"다며,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도 좀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질문했는데요.

선한빛 기자는 "민주당 지지층의 응답을 보면 그걸 알 수 있"다며 "역선택이 상당 부분 들어있었습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선 기자는 그 근거로 "4자 대결에서 민주당 지지층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2.4%에 불과했"지만 "윤석열과 안철수 두 후보 간 단일화 시 후보 경쟁력을 물어봤을 때는 민주당 지지층의 안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54.9%까지 치솟"고 "이재명 후보 지지층에서는 무려 51.1%가 안 후보를 지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정확한 근거로 여론조사 역선택 주장한 MBN(1/6) ⓒ 민주언론시민연합


여기서 인용된 <MBN&매일경제 정치사회 주요 현안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가상 4자대결은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대부분인 90.2%는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으며, 윤석열 후보 3.2%, 안철수 후보 2.4%를 각각 지지했습니다. 단일화 후보 경쟁력은 가상 4자대결과는 관련 없는 질문으로 선택지는 윤석열·안철수 후보뿐입니다. 단일화 시 후보 경쟁력 결과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지지자를 제외한 더불어민주당(54.9%)·정의당 (48.6%) 등 다른 정당 지지자(지지정당 없음·잘 모름 포함) 모두 안철수 후보 우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는 4자대결 조사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의 후보자인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것이고, 단일화 조사에서는 둘 중 한 후보를 선택한 것인데 MBN은 서로 다른 두 개 질문을 엮어 '역선택'이란 주장을 한 것이죠.

게다가 이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답변자 중 50.6%는 윤석열 후보가 단일화 시 경쟁력 있다고 선택했는데요. 안철수 후보를 선택한 답변은 43.7%에 그쳤습니다. 국민의당 지지자가 오차범위(±3.1%p) 밖에서 다른 당 후보(윤석열)를 지지하는 수치임에도 MBN은 보도하지 않은 겁니다. 안철수 후보가 강세라는 주관적인 해석에 필요한 데이터만 골라 보도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런 대목입니다.
(※ MBN <윤석열 하락 추세 계속>(1월 6일 선한빛 기자)에서 인용한 여론조사 개요: 조사의뢰자: MBN‧매일경제/ 선거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 조사일시: 2022년 1월 4일~5일(2일간)/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클릭 시 이동)

* 모니터 대상 : 2021년 11월 29일~2022년 1월 8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보도 / 2021년 11월 29일~2022년 1월 8일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1,2부),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종합뉴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민언련 #2022대선미디어감시연대 #여론조사 #2030 #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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