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2월 30일, 2021년을 마무리하며 한국산연 천막농성장(경남 창원시 양덕동 마산자유무역지구) 앞에서 한국산연지회 조합원들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
내 인생은 산연 빼고는 말할 게 없어요
"우리는 돌아가서 일할 공간만 있으면 되는데... 지금 제일 부러운 게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고, 주말에 쉬는 사람들이에요. 마산에 아침 출투 한다고 서가 있으면 출근시간이니까 차들이 막 가고 그러잖아요. '나도 전에 이렇게 출근시간에 갔는데' 생각하다보면 자꾸 내 자존감이 떨어지니까 그게 힘들어요. 주위에서도 '언니야, 나이가 있는데 그만하고 나온나.' 이런 말을 하니까 주위 사람도 안 만나지고. 자기는 내를 걱정해서 하는 말인데도 자꾸 그러니까 내도 안 만나지고. 자꾸 힘들어지지."
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커피를 들고 건와빌딩 앞을 지나 다시 일터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의 걸음이 바쁘다. 누군가에게는 다소 지루하기까지 한 평범한 일상일지도 모를 일이, 또 누군가에게는 이처럼 부럽고 그리운 일이다. 명희 씨도 정희 씨도 일을 할 때는 '출근을 안했으면, 점심시간이 안 끝났으면' 할 때가 있었을 것이다. 하루에 골백번도 더 바뀌는 생각들 속에는 계속 투쟁해야할 이유가 많다.
"내 인생은 산연 빼고는 말할게 없어요. 내 인생의 한 80퍼센트는 산연이죠. 여기서 많은 추억이 있었고, 아픔도 있었고, 희로애락이 다 있었으니까요. 정말 별게 다 있었어요. 오늘 우짜 이래 나왔는데요?"
한파 속에 투쟁하는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면 좋으련만 "새해도 되고, 그동안 못 와서 인사라도 드리려고 왔다"는 답변이 고작이다. 선전전이 다 끝나기도 전에 찬바람 맞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떠나야 하는 처지에 아름다운 격려의 말이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산연 노동자들과 이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있다고, 매 순간은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자주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는 전하고 싶다. 돌아가며 농성장에서 보낼 수밖에 없는 설 연휴이겠지만,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고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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