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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동-은지원의 12년 탁구 전쟁... 웃음만발로 재탄생했다

[리뷰] <올탁구나> 기존 스포츠 예능에 도전장 내밀다

22.02.01 12:52최종업데이트22.02.0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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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스포츠 예능이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지상파, 케이블, 종편 가릴 것 없이 각종 TV 채널마다 스포츠 예능이 쏟아지는 요즘이다.  JTBC가 <뭉쳐야 찬다>(축구), <뭉쳐야 쏜다>(농구) 등 기존 스포츠 스타들을 중심으로 성공을 맛본데 이어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은 여성 연예인들의 축구 도전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도 스포츠가 신규 예능 소재로 속속 선택되고 있다.  설맞이 특집으로 MBC가 <컬링 퀸즈>를 내세운데 이어 tvN은 곧장 정규 편성에 돌입한 <올탁구나>로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지난해 연예인 배드민턴 초보들의 도장깨기 <라켓보이즈>를 방영했던 tvN은 최강 예능인 강호동과 은지원을 앞세워 탁구 저변 확대 및 색다른 재미 마련에 나섰다.

잘 알려진것처럼 강호동은 과거 KBS <우리 동네 예체능>을 통해 각종 생활 체육을 몸소 경험한 전직 씨름 천하장사였던 터라 스포츠 예능을 담당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지닌 인물이다. 반면 은지원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 속 예측 불허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데 반해 운동과는 거리를 둔 이미지라는 점에서 <올탁구나>는 서로 상반된 캐릭터의 두 주인공을 선택한 것이다.

12년전 강호동의 일방적 승리... 이젠 막상막하
 

지난달 31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올탁구나>는 강호동, 은지원 두명의 주장이 각자 '전설의 강호', '퐁당퐁당'이라는 팀을 이끌면서 연예계 숨은 탁구 고스들을 모아 기량을 연마하고 대결을 펼치는 내용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많은 시청자들이 기억하겠지만 과거 두 사람은 지난 2010년 KBS <1박2일>시즌1 당시 역대급 탁구 대결로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스포츠 만능인 강호동에게 호기있게 도전장을 내밀었다가 완패, 삭발까지 당했던 은지원 이야기는 그 시절 시청률 30% 이상을 넘길 만큼 전국민에게 큰 웃음을 선사할 정도였다. 이제 12년이 지난 2022년 그들은 유승민 IOC 위원 앞에서 다시 한번 맞대결을 펼치게 되었다.  

<신서유기>에서도 꾸준히 탁구를 쳐왔지만 강호동의 벽을 단 한번도 넘지 못했던 은지원이었다. 이번만큼은 전혀 다른 경기 내용으로 강호동과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세트 스코어 0-2로 패하긴 했지만 1세트 듀스까지 기록할 만큼 매 세트 접전을 펼치면서 예전의 은지원이 더 이상 아님을 보여줬다.

숨은 고수 대거 등장
 

지난달 31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 ENM

 
은지원과 강호동은 각자의 기준에 맞춰 자신의 팀원 오디션에 돌입했다. 은지원은 국가대표 선수이자 세계 선수권 8강 진출에 빛나는 서효원 선수의 도움을 받아 소속사 YG의 후배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기량 점검을 진행했다. 이미 입소문을 통해 어느 정도 알려지긴 했지만 YG는 회사 건물 내에 별도의 탁구장을 마련하고 기계까지 설치해 놓아 마치 전문 선수 훈련장을 방불케하는 여건을 조성해 놓았다.  

​이곳에서 만난 강승윤(위너), 동혁(아이콘) 등은 국가대표도 놀랄 만큼의 기량을 선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강승윤은 압도적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서효원도 감탄하게 만드는가 하면 동력은 입문 3개월 초보 답지 않은 기술을 과시하며 눈도장을 받았다. 다소 허술했지만 190cm 훤칠한 신장을 바탕으로 편하게 포핸드 스윙을 선보인 모델 주우재 역시 특유의 예능감과 더불여 경쟁에 합류했다.

​유승민 위원과 국가대표 정영식 선수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 강호동 팀의 오디션에도 만만찮은 실력자들이 등장했다.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홍보대사를 맡은 개그맨 남창희를 필두로 이진호 등이 지원서를 제출하며 나름의 기량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예계 최강 탁구 고수인 배우 조달환에게 탁구 레슨을 받고 있는 배우 박은석은 기존 펜홀더 그립에서 쉐이크핸드 방식으로 라켓을 바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기량으로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 

흥미진진한 탁구의 세계, 예능으로도 성공할까
 

지난달 31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일단 <올탁구나> 첫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당초 <우리동네 예체능>의 재탕이 되지 않겠느냐라는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기량을 연마해온 탁구 실력자 연예인들이 적지 않게 존재하고 있음이 소개되었다.    

프로그램을 위해 급하게 연습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취미 생활 차원에서 탁구를 배우고 즐겨왔던 이들이 여럿 참가신청서를 제출하면서 <올탁구나>는 기존 스포츠 예능과는 또 다른 차원의 관심과 재미의 기반을 마련한다. 탁구 종목 특유의 민첩성과 스피드까지 접목되면서 프로그램은 시작과 동시에 기존 스포츠 예능 못잖은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강호동이 모처럼 자신의 주특기인 스포츠의 문을 두드린 점도 <올탁구나>에 큰 힘이 되어준다. 여전히 많은 수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중이긴 하지만 신규 예능 상당수가 쿡방, 먹방 등 강호동만의 역동성이 사라진 선택이 주를 이뤄 아쉬움을 보여주기도 했다. 반면 <올탁구나>에선 본인을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은지원까지 라켓을 들고 열정적으로 땀 흘리는 등 우리가 오랫동안 기다렸던 강호동 본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젊은 피 수혈'에 중점을 둔 은지원 vs '성장 드라마를 쓰겠다'는 강호동의 관점은 서로 대조적이었지만 최소한 탁구에 대한 진정성 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준 첫회로 <올탁구나>는 무난한 출발에 돌입했다. 다음주 예고편을 통해선 전직 프로야구선수 윤석민, 정근우 등 스포츠스타를 비롯해서 더욱 많은 숫자의 지원자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등 tvN의 색다른 스포츠 예능은 더욱 흥미진진한 광경을 연출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올탁구나 강호동 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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