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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중국에 막힌 벨호, 아쉽지만 의미있었던 준우승

[2022 AFC 여자 아시안 컵 결승] 한국, 중국에 2-3 역전패 하며 준우승 차지해

22.02.07 09:42최종업데이트22.02.0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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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중국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마지막 20분을 남기고 통한의 3골을 헌납하며 다잡은 아시안 컵 우승 트로피를 놓치고 말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6일 인도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AFC 여자 아시안 컵 결승전 중국과의 경기에서 종료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2-3 역전패를 기록했다.  

이로써 한국은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안 컵 역대 최고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전반전 2골 넣었지만... 마지막 20분 못 버티고 무너져  
 

▲ 슛 노리는 지소연 여자 축구대표팀의 지소연이 6일 인도 나비 뭄바이의 D.Y. 파틸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2 AFC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슛을 노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연합뉴스

 
초반 분위기는 중국이 가져갔다. 이른시간에 득점을 터뜨려 기선제압을 하고자 한 중국은 전반 7분과 11분 잇달아 슈팅을 시도하며 적극적인 공세를 취했다. 그러나 한국은 수비진이 일정한 간격유지를 통해 공간을 막아내면서 중국의 공격을 무력화 시켰다.  

초반 위기를 넘기자 한국이 분위기를 가져갔다. 조소현과 지소연이 중심이 된 중원이 상대와의 중원싸움에서 밀리지 않자 서서히 공격의 활로가 열린 한국은 전반 13분 이금민의 중거리슈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  

이런 노력은 전반 25분 결실을 맺었다. 측면에서 김혜리의 인터셉트에서부터 시작된 역습기회에서 이금민의 크로스를 받은 최유리가 선제골을 터뜨려 한국이 리드를 가져갔다.  

기세를 탄 한국은 전반 29분 프리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올려준 볼을 손화연이 헤더슛으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힌 데 이어 34분에는 조소현의 중거리슈팅이 아깝게 빗나가면서 추가득점까진 이어지지 않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은 오래가지 않었다. 전반 43분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이금민이 내준 패스가 중국 수비수 팔에 맞았고 VAR 판독끝에 페널티킥이 선언되었다. 이 기회에서 키커로 나선 지소연이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2대 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에 접어들자 중국은 우 청슈와 루 자후이 대신 장 루이와 샤오 후이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14분에는 장 린얀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이는 종료 20여 분을 남기고 한국에게 일격을 가했다. 후반 22분 이영주의 핸드볼 파울로 내준 페널티킥 기회에서 탕 지리에게 만회골을 허용한 한국은 3분 뒤 탕 지리의 크로스를 받은 장 린얀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러자 벨 감독은 후반 35분 이영주 대신 장슬기를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이 과정에서 후반 44분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가 흐르자 이를 놓치지 않고 손화연과 이금민이 연달아 슈팅을 시도했지만 각각 골키퍼 선방과 수비에 막히며 역전에 실패했다.

기회를 놓치자 곧바로 위기가 찾아왔다. 바로 이어진 중국의 공격기회에서 상대 공격수를 놓친 한국은 결국 샤오 유이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아쉬운 패배를 맛봐야 했다.  

준우승 한국, 성장 확인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대회  

이번에도 중국을 넘지 못한 한국 여자대표팀이었다. 콜린 벨 감독 부임이후 첫 번째 치뤘던 대회인 동아시아 대회를 시작으로 지난해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에서도 중국을 넘지 못해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한국은 이번에도 또다시 중국에 무너지고 말었다.

특히 이번 경기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 플레이오프를 답습해서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1차전에서 1-2로 패했던 한국은 2차전에서 전반전을 2-0으로 앞서며 올림픽 본선에 다가가는 듯 보였지만 후반전 만회골을 허용한 데 이어 연장전반 14분 통한의 동점골을 내줘 합산스코어 3-4로 패해 올림픽 본선진출에 실패했었다.

이번 중국전도 그때와 마찬가지였다. 전반전 최유리와 지소연의 득점이 나오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간 한국은 후반전 들어 공격을 강화한 중국의 공격속에 수비가 흔들리며 후반 23분과 26분 연거푸 실점을 허용하더니 종료직전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며 아쉽게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지난 2015년 동아시아 대회 중국전 승리이후 8경기째 무승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비록 우승이란 결실을 맺지못했지만 여러모로 의미있었던 준우승이었다. 먼저 여자 아시안 컵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는 점이었는데 2003년 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최고 성적이었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승승장구하며 4강에 올라 2023년 뉴질랜드에서 열리는 월드컵 출전티켓을 확보한 데 이어 사상 최초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두 번째로는 성장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대회였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지난 2019년 프랑스에서 열린 FIFA 여자 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당하는 부진속에 선수단에 패배 의식이 가득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지휘봉을 잡은 콜린 벨 감독은 선수단에 자신감을 심어넣어주면서 팀의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는 주효했다. 강호로 손꼽히는 중국, 일본 등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친 데다 세계최강 미국과의 원정경기에서 0대 0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도 보여줬다. 물론 이 과정에서 미국에 0대 6 대패, 뉴질랜드에 0대 2 패배 등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도 보여줬지만 이전과는 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벨 감독과 함께한 여자 대표팀의 성장은 아시안 컵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조별예선 최종전 한일전에서 0대 1로 뒤지던 후반 39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기세를 탄 한국은 호주와의 8강전에서 후반 42분 지소연의 결승골로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라 내년 월드컵 출전 티켓을 확보했다. 특히 일본과 호주가 각각 FIFA랭킹 13위와 11위에 올라 한국보다 순위가 높다는 점에서 박수받을만한 경기였다.  

비록 마지막 중국과의 경기에서 2골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채 패한점은 아쉽지만 지금까지 달려온 여자 대표팀의 행보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경기였다. 이러한 모습은 내년에 열릴 FIFA 월드컵에 대한 기대를 갖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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