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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학교는' 박지후 "답답하다는 시청자 이해하지만"

[인터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배우 박지후

22.02.09 15:45최종업데이트22.02.0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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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tflix

 
"온조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K 고딩'인 것 같다. 많은 10대 분들이 공감할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좀비 사태에도 불구하고 사랑에도, 우정에도 재지 않고 달려드는 모습이 평범한 10대였다."

지난 1월 28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을 촬영할 당시 배우 박지후는 실제로 10대 청소년이었다.

박지후는 온조 캐릭터를 'K 고딩'이라고 일컬으며, "청산이에게 '가자, 따까리!'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것도 원래는 다른 대사였다. 요즘 10대라면 이렇게 말할 것 같아서 직접 제안 드려 바꾼 대사"라고 말했다. 극에 몰입한 배우가 10대 청소년들의 날 것 그대로인 모습을 담아낼 수 있었기에, <지금 우리 학교는>에 현실감이 더해진 것. 8일 오후 온라인 화상 인터뷰로 박지후를 만났다.

좀비 바이러스가 퍼진 고등학교에 고립된 학생들이 살아남기 위해 함께 손을 맞잡고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지금 우리 학교는>은 열흘 연속 넷플릭스 TV쇼 부문 스트리밍 차트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지후 역시 SNS 팔로워가 80배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그는 "감독님과 스태프분들과 배우님들이 한 마음 한뜻으로 열정적으로 촬영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소망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실감이 잘 안 난다. 뉴스 기사를 봐도, 이게 내가 출연한 작품이 맞나 싶다. 얼떨떨하고 신기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지후는 극중에서 소방관인 아빠에게 배운 위기대처 능력으로 친구들을 돕는 남온조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그러나 오디션 당시에는 온조 역뿐만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해 모두를 위험에 빠트리는 나연 캐릭터에도 함께 도전했단다. 박지후는 "온조, 나연 대본을 받고 둘 다 리딩을 했는데, 감독님이 어떤 캐릭터가 너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냐고 묻더라. 당연히 온조라고 답했다. 나연을 맡기엔 내가 경험이 부족해서 (리딩할 때도) 감을 못 잡았던 것 같다. 실제로도 온조가 나와 비슷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구들을 잘 챙기는 온조의 모습이나 의외로 허술한 면이 자신과 닮았다고 털어놨다.

"온조는 친구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잘 챙기려고 한다. 그게 내 실제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아닌 척 하지만 은근히 허당기가 있다. 사실 나도 허술한 면이 있어서, 그런 내 모습도 (캐릭터에) 녹이려고 했다. 그리고 매 촬영 때마다 온조의 감정 신이 많았는데, 촬영할 때 그 부분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로 촬영 시기에 저도 온조처럼 고등학교 2학년이었기 때문에, 학교 친구들을 대입하고 상황에 몰입하려고 하니까 자연스럽게 감정이 나오더라."

특히 온조의 단짝 친구 윤이삭(김주아 분)이 좀비에게 물렸단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면서, 좀비로 변하려는 이삭을 학생들이 창 밖으로 내던지는 장면도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때 온조는 좀비로 변한 친구를 놓지 못하고 창문에 매달려 이삭의 손을 끝까지 부여잡고 있기도 했는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답답하다, 왜 시간을 지체하냐'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박지후는 "그 상황을 머리로는 이해하는데 마음이랑 행동이 그게 안 됐다"고 온조를 두둔했다.

"실제로 내 단짝 친구를 대입해서 연기해서 더 힘들었다. 머리로는 내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마음이랑 행동이 그게 안 되더라. 오랜 시간 함께한 친구인데 어떻게 바로 손을 놓고 창문 밖으로 내던질 수 있겠나. 온조에게도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둘도 없는 친구의 손을 놓쳐서 끝내는 게 잔인해서, 그런 감정에 더 공감이 됐다. 만약에 진짜 단짝 친구가 좀비로 변해서 내게 달려든다고 해도 몸이 잘 안 움직이고 친구 손을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 Netflix

 
그런 한편, 좀비와 사투를 벌이는 와중에도 틈틈이 등장하는 12년 지기 친구인 이청산(윤찬영 분)과 남온조의 로맨스 관계를 응원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두 사람은 "둘이 사귀냐"는 친구들의 놀림에 "절대 안 사귄다. 싫다"고 늘 항변하면서도, 좀비가 창궐한 상황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서로를 챙기는 사이이기도 했다. 온조는 청산의 친구 이수혁(로몬 분)에게 이름표를 주면서 좋아한다고 고백했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했고, 그 사이 소꿉친구 청산으로부터 고백을 받으면서 고민에 빠진다. 박지후는 윤찬영과 감정적인 호흡이 좋아서 연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청산, 온조를 좋아해주셔서 저도 기쁘다. 촬영할 때 청산 역의 윤찬영과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티키타카'도 보여줘야 했고, 편하게 대해야 하는 사이인데 그런 한편 청산이의 온조에 대한 감정들이 보여야 했고 온조는 고백 받은 후에 혼란스러운 마음들도 표현해야 했다. 제가 현장에 준비해서 가는 것보다 오히려 윤찬영과 서로 눈을 보면서 연기를 할 때 나오는 즉흥적인 감정들이 더 좋았다. 연기하면서 받는 에너지가 좋았고, 오빠가 워낙 열정적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다."

많은 시청자들은 <지금 우리 학교는> 12부를 통틀어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10회에서 오준영(안승균 분)이 "집에 가자!"라고 울부짖는 장면을 꼽는다. 단 한 마디였지만 좀비로 변해버린 친구들과 힘겹게 싸우고 있는 주인공들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대사였다. 박지후 역시 그 신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그는 "솔직하게 말하면 현장에서는 좀비들과 맞서 싸우고, 각자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느라 제대로 듣지 못했다. 그런데 작품에서 보니까 그 대사가 굉장히 마음을 울리더라. 모든 친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대사여서 마음에 남았다"고 회상했다.

지난 2019년 영화 <벌새>를 통해 국내 및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신인 연기상을 휩쓸었던 박지후는 이번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또 한 번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눈 도장을 찍었다. 올해 스무 살을 맞은 박지후이기에, 이번 드라마는 더욱 잊지 못할 작품이 될 예정이다.

그는 "아직 성인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해 본 게 별로 없다. 성인이라는 실감도 잘 안 나서 스스로가 학생처럼 느껴진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교 생활을 하다보면 성인이 되었구나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20대의 시작을 <지금 우리 학교는>을 통해 뜨거운 사랑을 받으면서 하게 되어서 더 기분이 좋다. 감사하면서 20대를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지금우리학교는 박지후 남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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