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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꺾은 바이올린 연주자... '올탁구나' 돌풍 예고

[TV 리뷰] 초심자들의 대반란... 놀라운 기량으로 볼거리 선사

22.02.15 10:52최종업데이트22.02.15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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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tvN <올 탁구나!>(아래 '올탁구나')가 선수 선발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라이벌 대결에 돌입했다. 지난 2주에 걸친 테스트를 거쳐 전설의 강호(강호동 팀장), 퐁당퐁당(은지원 팀장) 모두 각각 3명의 선수를 뽑은 데 이어 14일 방송에선 추가 테스트를 통해 마지막 1인을 추가해 팀장 포함 5명씩 <올탁구나> 합류 기회를 부여 받았다.  

​나름의 방식으로 기술을 연마해왔던 연예인 선수단은 이제 자체 대항전을 통과해야 외부 팀과 대결이 가능한 경쟁 체제로 몰입감을 더욱 높이게 되었다. 강호동팀과 은지원팀의 평가전에서 승리한 팀만이 시합에 출전할 수 있는, 마치 1-2군 제도 운영 같은 치열한 경합 구도를 통해 프로그램의 재미는 더욱 배가 되었다.   

손태진-이진호 추가 발탁... 선수 선발 완료
 

지난 14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앞선 제2회(7일 방영분)에서 이진봉(강철부대), 정근우(전 프로야구선수), 신예찬(그룹 루시 바이올리니스트), 박은석(배우), 이태환(배우), 강승윤(그룹 위너) 등 6명이 먼저 선발된 데 이어 이날 방송에선 추가 합격자를 뽑기 위한 데스 매치가 펼쳐졌다. 이진호(개그맨), 손태진(그룹 포르테 디 콰트로)이 각각 현재(그룹 더보이즈), 던밀스(래퍼)와의 단판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고 막차로 <올탁구나>에 합류하게 되었다.

​저마다 선발의 기쁨을 채 만끽하기도 전에 유승민 감독(IOC위원)은 양팀의 기습 라이벌 매치를 알리게 된다. 각자의 특징은 어느 정도 파악되었지만 실전에서의 기량 확인을 위한 과정을 마련함과 동시에 첫 번째 외부 탁구단과의 시합에 나설 단 한 팀을 뽑기 위한 자체 평가전에 돌입한 것이다. 게다가 실전과 동일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조우종 캐스터, 김택수 해설위원(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국제심판까지 섭외하는 등 만반의 준비도 끝마쳤다. 

​그런데 <올탁구나>의 첫 번째 라이벌 대결에선 제1경기부터 예상 밖의 결과가 벌어지면서 탁구만의 예측 불허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흔히 스포츠 예능에선 운동선수 출신 참가자가 좋은 기량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기 마련이고 또 실제로 그런 결과를 다수 생산한 바 있다. 그런데 <올탁구나>에선 군대 탁구, 레슨 받은 지 5개월차 초보 선수들이 상대를 제압하는 이변을 연달아 연출했다. 

군대 탁구, 초짜 레슨 탁구의 대이변
 

지난 14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정근우와 신예찬이 맞붙은 제1경기부터 이변의 연속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야구)을 획득한 전 국가대표 2루수 vs 바이올린 연주자의 대결이라면 당연히 전직 운동선수에게 승부의 축이 기울기 마련일 것이다. 그런데 탁구공의 예측 불허 움직임에 걸맞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회전이 강하게 먹히는 커트 기술을 앞세운 신예찬이 일방적으로 정근우를 제압하면서 세트 스코어 2대 0 완승을 거둔다. 

어느 정도 접전이 예상되던 제2경기 이진봉과 이진호의 승부에서도 일찌감치 한쪽으로 축이 기울고 말았다. 군대 탁구와 동네 탁구의 닮은 듯 다른 방식의 대결에선 '군대 탁구' 이진봉이 역시 2대 0 낙승을 거두며 양팀은 각각 1승씩을 주고 받게 되었다. 세 번째 주자로 나선 박은석과 은지원의 승부는 가장 시청자를 놀라게 만들었다.  

​오랜 기간 취미로 탁구를 쳤던 박은석을 상대로 정식 레슨 받은 지 5개월 밖에 안 되는 은지원이 돌출러버 라켓을 적절히 활용하며 역시 세트스코어 2대 0 승리를 차지했다. < 1박2일 >과 <신서유기>를 통해 어설픈 탁구 솜씨로 연전 연패를 기록했던 은지원은 팀장의 이름에 걸맞는 실력을 키우면서 대이변의 주인공으로 우뚝 올라선 것이다. 다음주 방송에선 <올탁구나> 최고의 실력자가 누구인지 가르는 강호동 대 강승윤의 제5경기가 예고되어 더욱 흥미진진한 탁구의 세계 접근을 알리고 있다. 

속성 과외만으로 기량 상승... 탁구 특유의 매력 발산
 

지난 14일 방영된 tvN '올탁구나'의 한 장면. ⓒ CJ ENM

 
​현재까지 <올탁구나>는 총 3회가 방영되는 동안 기존 스포츠 예능과 닮은 듯 다른 방식을 적절히 취하면서 자신만의 틀을 마련하고 있다. 연예인들로 구성된 출연진들이 외부 팀과의 대결을 펼친다는 구성은 가장 일반적인 형식이다. 그런데 <올탁구나>는 여기에 자체 대항전을 추가 시켜 치열한 내부 경쟁을 도모한다. 예능이지만 시합에 임하는 자세 만큼은 단언컨대 진정성을 확보하며 뱡송에 임하게끔 유도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눈여겨볼 사항은 탁구만의 특징 중 하나인 빠른 기량 향상이다. 물론 단번에 동호인 5~6부 급 기량이 1~2부 수준으로 급격히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선수가 지닌 단점을 현장에서 잠깐 지적하는 것만으로도 재빠른 교정이 이뤄질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인해 탁구는 단기간에 실력이 늘어날 수 있는 몇 안되는 종목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지난 1~2회 방영분에서 국가대표 정영식, 서효원 선수의 몇마디 지도만으로 테스트 참가 연예인들의 약점이 단번에 보완되는 기적의 속성 과외(?)를 눈으로 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탁구만의 특징은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의 입장에선 무척 중요한 사항이기도 하다. 앞서 tvN에서 방영한 <라켓보이즈>(배드민턴)가 고전을 했던 이유 중 하나는 참가 선수들의 기량 정체와 이에 따른 시청자들의 흥미 저하를 손꼽을 수 있었다. 분명 각자 시간을 쪼개면서 연습에 매진하지만 배드민턴은 단기간에 능력치가 급격히 상승하기 쉽지 않다보니 프로그램의 인기몰이는 더욱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동네 탁구, 군대 탁구, 레슨 탁구 등 배움의 과정도 제각각이고 공격형 vs 수비형, 펜홀더 vs 셰이크핸드 등 서로 다른 경기 운영 방식을 지닌 <올탁구나> 선수들은 이제 불꽃튀는 대결에 돌입하게 되었다. 시합에 임하는 최선의 자세와 더불어 경기 외적인 웃음까지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 '스포츠 예능 불모지' tvN으로선 모처럼 볼만한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올탁구나 강호동 은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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