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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심상정에겐 있고, 윤석열-안철수에겐 없는 것

[여성 공약 비교] 이·심, 여성 공약 세부화 눈길... 윤·안, 10대 공약에 '여성' 없어

등록 2022.02.24 14:27수정 2022.02.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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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월 24일 오후 2시 50분]

이재명·심상정의 여성 공약에는 보이고, 윤석열·안철수의 여성 공약에선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성평등'이라는 가치다.

먼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공개한 이재명(민주당)-윤석열(국민의힘)-심상정(정의당)-안철수(국민의당) 네 후보의 10대 공약에 어떤 여성 정책이 담겨 있는지 비교해봤다. 이재명-심상정 후보는 10대 공약 중 3순위로 여성 공약을 내세웠고, 동시에 '성평등(여성평등)'이라는 의제를 명확하게 제시했다. 반면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10대 공약엔 아예 여성 항목이 빠져있다.

이재명 "여성평등 안심사회" 심상정 "성차별, 폭력 없는 성평등 사회"
윤석열·안철수, 청년복지 공약에 일부 포함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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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9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위한 대담 'N번방, 디지털성범죄 추적 연대기' 행사에 참석, 'n번방' 사건을 처음 공론화한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추적단 불꽃 활동가)과 대담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이재명 후보는 10대 공약 3순위에 '여성안심 평등사회'이라는 의제를 내걸었다.

'차별없는 공정한 일터 구현' 항목에는 ▲성별임금격차 해소 ▲ 성차별 사업장 신고 감독 강화 ▲ 소규모 사업장 성희롱 성차별 피해자 등의 공약을, '안전한 사회 실현' 항목에는 ▲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무관용 원칙 ▲ 성범죄자 신상정보 고지제도 강화 ▲ 디지털성범죄 전담수사대 설치 ▲ 데이트폭력 처벌법 제정 ▲ 성폭력 2차 피해 보호 강화 등을 제시했다.

'성 재생산의 권리 보장' 항목에선 ▲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건강의학과'로 변경 ▲ 모든 청소년 HPV무료 접종 ▲ 여성 청소년 생리대 구입비 지원·난임 시술 약제비 급여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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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운데)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유플렉스에서 열린 '20대 여성, 우울 너머로 가보자고' 토크 콘서트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미나 작가, 심 후보, 장혜영 의원. ⓒ 국회사진취재단

 
심상정 후보 역시 3순위 공약으로 '성차별, 폭력없는 성평등 사회 실현'이라는 의제를 내걸었다.

'젠더폭력 없는 안전사회' 항목에 ▲ 비동의 강간죄 도입 ▲ 스토킹 데이트폭력 규제 강화 ▲성착취·성매매·인신매매 근절 법률 제·개정 ▲ 디지털 성차별-성폭력 대응 강화를 위한 적극적 국제공조체제 마련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성평등 일터 보장' 항목에는 ▲ 성평등임금공시제와 성별임금격차해소법 제정 ▲채용 성차별 규제를 위한 성평등 담당관 선출 ▲ 전국민육아휴직제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여성대표성 강화 항목'에서는 ▲ 성평등한 관점에서의 헌법 개정▲ 여성가족부의 성평등부 전환 등을 내세웠다.

윤석열·안철수 후보는 10대 공약에서 여성 대상 공약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윤 후보는 6순위 '임신·출산·양육 공약'에서 ▲ 임신 출산 전 성인여성 건강검진 지원 확대 ▲ 임신 출산과 직접 연관성 있는 모든 질병의 치료비 지원 확대 ▲ 배우자 출산 휴가 기간 및 육아휴직 확대 등을 언급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7순위 청년 공약에서 성범죄 처벌 강화와 무고죄 처벌 강화도 동시에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2순위 국방 공약에서 '군 내 성폭력 및 인권 전담기구 설치', 8순위 복지 공약에서 '출산~보육 국가책임제'를 언급하고 있는 수준이다.

여성 공약, '성범죄 처벌 강화'한다면 그만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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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 달성군 대실역 사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며 아이를 안고 포즈를 취하고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이재명 후보와 심상정 후보는 각각 공식 대선 정책 공약집을 통해 여성 공약을 세부화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후보는 7가지 의제와 44가지 공약, 심 후보는 10가지 의제와 52가지 공약으로 채워져 있다.

반면 24일 오전 기준으로 윤 후보와 안 후보는 아직 정책 공약집을 내놓지 않아서 상세한 공약 확인이 어려웠다. 그나마 윤 후보는 '윤석열 공약위키', 안 후보는 '국민의당 정책소개 게시판'에서 여성 공약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두 후보는 이재명-심상정 후보에 비해 여성 공약이 상대적으로 빈약했다.

안 후보의 경우에는 여성 공약이 정리되어 있지 않았다. 다만 지난 1월 18일 올린 청년 5차 공약에 청년 공약에 '출산 보육 국가책임제', 디지털 성착취물 유포 플랫폼 책임 강화 등이 포함돼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안 후보는 지난 11월 여성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비동의 강간죄 엄벌과 스토킹 반의사불벌죄 삭제를 내세웠으나, 비동의 강간죄 제정 공약은 최근 철회한 바 있다.

윤석열 공약위키에는 '여성' 항목이 있긴 했다. 공정한 법집행을 통한 성범죄 흉악범 처벌 강화와 권력형 성범죄 근절, 범죄피해자 보호 지원의 모든 제도를 피해자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또한 이 항목에는 육아-돌봄 공약이 동시에 포함돼있다.

통상 '여성 공약'에는 성차별 해소와 여성 대표성 강화 등의 '성평등 공약'이 다수 포함되지만,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여성 공약에서는 이를 찾기 어려웠다. 성범죄에 대한 사법적 대응과 출산·육아를 위주로 여성 공약을 세운 셈이다.

또한 임신과 출산 등은 여성 공약에 포함될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이 달랐다. 특히 이 후보와 심 후보는 '성과 재생산 권리'라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강조하는 부분을 명시하면서 피임이나 임신중지 권리 등에 대해서 공약을 내건 반면, 윤 후보는 출산과 난임 시술 등 오로지 임신 여부를 중점으로 둔 공약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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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가상공간 청년공약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을 청년 기회의 땅으로 만들겠습니다’란 주제로 2호 공약을 발표하며 가상공간에 입장한 기자들과 일문일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는 "(윤 후보의 공약은)전통적인 여성상,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여성들에게만 국가가 지원하겠다고 풀이되는 공약이다"라며 "젊은 세대들, 1인 가구나 비혼 여성에게는 전혀 다가가지 못하고, '내가 설정한 시민의 범주가 아니니 알아서 살아라'라는 신호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대선 주자들이 성범죄가 용인되거나 방조되는 '성차별 구조'에 대한 개선책은 내놓지 않고, 오로지 '강력 처벌'만 강조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권 대표는 "성범죄 강력 처벌 역시 구조적인 문제 해결이 아니라 단순히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방식이라 좋은 공약인지 의문이다"라며 "처벌이 강해지면 피해 구성 조건이 너무나 엄격해지면서 오히려 피해자가 법적인 해결을 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후보자가 어떤 의도로 공약을 내세웠는지 밝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24일 공개된 윤석열 공식 정책 공약집에선 '양성평등' 항목을 통해 여성 공약도 제시됐다. 채용과정과 근로과정에서의 성비를 공시한 성별근로공시제, 양육비 이행강화조치 등이 포함됐다.
#여성공약 #젠더 #20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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