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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한일합의 이후 현재까지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소녀상 지킴이들. 지킴이 이경송씨.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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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2월 한일합의 이후 현재까지 소녀상을 지키고 있는 소녀상 지킴이들. 지킴이 김은혜씨. ⓒ 김종훈
"소녀상을 떠나지 않고 연좌농성을 이어간 것이 고발당한 주된 이유라고 하더라. 이일로 법정까지 서게 된 것이 억울하진 않은데 극우에 맞선 청년들의 소녀상 사수를 불법으로 낙인 찍은것은 너무나도 화가 난다."
4년째 소녀상 지킴이로 활동하는 스물다섯 청년 이경송씨가 1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 후 <오마이뉴스>를 만나 한 말이다. 그는 "지난해 가족이 사는 집으로 고발장이 날아와 지난 여름 종로경찰서에서 조사받았다"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씨는 오는 14일 함께 소녀상을 지키는 지킴이들 수명과 함께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선고를 받는다.
앞서 2020년 6월 이씨가 속한 <반일행동>은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극우단체에 맞서 소녀상에 줄을 묶고 연좌농성을 진행했다. 당시 'ㅈ연대' 등 극우단체는 2020년 6월 24일 자정부터 7월 중순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옛 일본대사관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이 있는 인도에 집회 신고를 냈다. 극우단체가 집회 신고를 낸 주된 목적은 28년 동안 소녀상 인근에서 진행된 수요시위 장소를 빼앗기 위한 것. 실제 극우단체의 집회 장소 선점으로 수요시위는 원래의 장소에서 남서쪽으로 20m가량 떨어진 연합뉴스 사옥 앞에서 진행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씨를 비롯해 소녀상지킴이들은 이 결정에 따르지 않고 소녀상에 몸을 묶고 연좌농성을 택했다. 그러자 극우단체는 소녀상 지킴이들을 집해방해죄 및 코로나방역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했다.
"극우인사들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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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1년 11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인근에서 한 보수단체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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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1년 11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낙성대연구소 이우연씨가 집회장 부근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이씨와 함께 14일 법정에 서야 하는 스물네 살 김은혜씨는 "위안부 피해 할머님이 열두 분만 남은 상황에서 일본군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군가는 계속 싸워야 하는데 이런 압박이 들어오는 게 참 안타깝다"면서 "그렇지만 이곳에서 일장기를 흔들며 '위안부는 매춘이다', '반일은 정신병이다' 외치는 극우 인사들은 막아야 하지 않겠냐"라고 의지를 밝혔다.
실제 2020년 6월 이후 수요시위가 이어질 때마다 극우단체 회원들과 극우성향의 유튜버들은 소녀상으로 몰려와 소란을 피웠다. 이들은 "돈 받고 서비스한 일본군 위안부 웬 성노예?"라는 피켓을 들고 "집합 금지 기간인데 왜 모여서 이런 걸 하느냐"라고 확성기를 들고 외쳤다.
이들 중에는 일장기를 들고 조롱한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인사가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인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열린 1516차 수요시위 현장 바로 옆에서 일장기를 흔들었다. 당시 그는 '수요시위 현장에서 일장기를 흔드는 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무례한 일 아니냐'라는 질문을 받고 "다수가 옳다고 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 않냐"면서 "수요시위가 옳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일장기를 흔드는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소녀상 지킴이 김씨는 "유사시 일본군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한 윤석열 전 총장이 당선된 상황에서 소녀상이 있는 곳에 극우유튜버들이 더 극성스럽게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럴수록 이에 분노한 시민들 역시 다시 모이고 촛불을 들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우리도 계속 자리를 지키며 싸워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수요시위는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앞서 '진상규명과 책임 이행, 피해자의 명예회복, 인권회복'을 요구하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회원 30여 명이 1월 8일 정오 일본대사관 앞에서 처음 시작된 집회다. 이후 28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매주 수요시위가 열렸다. 2011년 12월 1000번째 수요시위를 기념해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됐다.
이후 2015년 12월 28일, 박근혜 정부와 아베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면서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 대한 적절한 해결'을 공표하며 <한일위안부합의안>을 발표했다. 합의안 발표 이후 2015년 12월 30일부터 청년들은 자발적으로 소녀상 옆에 농성장을 차렸고, 현재까지 11일 현재 2264일째 소녀상 지킴이들의 농성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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