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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했어야 한다"...안희정에 근조화환에 내부 비판

이탄희 의원 "피해자 상황에 무감각했다" 비판

등록 2022.03.12 12:45수정 2022.03.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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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상을 당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전 서울의 한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서 가족과 대화하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수행비서 성폭행, 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2019년 9월 대법원에서 3년 6개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 중 형집행정지로 일시 석방됐다. 2022.3.9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에 근조화환을 보낸 것과 관련해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부친상 장례식장에 대통령 직함, 민주당 고위직 직함 등의 근조화환이 배치되었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논란이 있고 양측 입장을 모두 이해는 한다"면서도 "그러나 결론적으로 섬세하지 못했고 피해자의 상황에 대해 무감각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은 대법원에서 유죄가 선고되어 징역 3년 6개월의 형이 확정되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일상과 사회적 명예는 회복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사건이 발생하고 무려 4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고립되어 있다"며 "최근에는 전국민 앞에서 대통령 당선자 부인의 목소리로 2차 가해를 당하는 일도 겪었다"고도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함 등의 근조화환은 피해자에 대한 사회적 포위망을 더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 신중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민주당이 추진할 정치개혁안의 요체는 '정치적 다원주의 및 연합정치의 구현'이다. 연합 정치는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에서부터 피해자 관점을 가진 사람이 민주당과 함께할 수 있도록 태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개인적으로 나는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의 인연으로 2년 전 늦은 밤 빈소에 조용히 조문을 다녀온 바 있다"며 "당시엔 슬픔을 나눈다는 생각뿐이었다. 지금은 그 행위의 의미가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고 반성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 진화한다. 대통령선거에 석패한 바로 지금이 진화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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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이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친상에 근조화환을 보낸 사실에 문제를 제기했다. ⓒ 이탄희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정의당도 "현 정부와 민주당, 아직도 반성 없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11일 오전 "현 정부와 민주당은 아직도 반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이 안희정 전 지사에게 보낸 근조화환을 가리켜 "권력형 성범죄로 징역을 사는 가해자를 여전히 '전 도지사'이자 같은 당 식구로 예우해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인 조의를 표하고 싶었다면 사적인 방식으로 위로를 전했으면 될 일"이라면서도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활용해 공식적인 예우를 표해서는 안 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강 대표는 "'안희정은 여전히 민주당의 동지' 라는 인상을 주는 것, 그것이 민주당 지지자들에 의한 2차 가해 불씨이자 신호탄이 된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모를 리가 없다"며 "민주당은 해당 사건의 2차 가해자들을 영전시키고 청와대로 보내고 캠프에 직을 줬다"고 꼬집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제 몇 달 뒤면 안희정씨가 출소한다"며 "지금도 2차 가해에 고통받는 피해자를 위해, 지연된 정의일지언정 민주당이 이제라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문재인 #대통령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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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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