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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간 민주당 비대위, '내로남불' 사과하며 고개 숙여

16일 반성·개혁 메시지... "기득권 정당 꼬리표 달고 지지 부탁 못해"

등록 2022.03.16 13:14수정 2022.03.16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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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들과 광주 지역구 의원들이 선거 패배에 대해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탄핵과 촛불로 탄생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문재인 정부가 인사실패, 내로남불, 불공정으로 국민들의 마음을 잃은 점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가장 큰 계기가 조국 사태였다고 생각한다." - 채이배 비대위원

"저부터 '민주당도 어쩔 수 없이 위성정당을 만들어야겠구나', '서울시장·부산시장 후보를 안 낼 순 없지 않겠나'라고 생각했었다. 정치의 논리, 여의도의 논리를 따르고 있었던 저부터 반성한다." - 배재정 비대위원

"기득권 정당의 꼬리표를 달고 광주, 그리고 호남 분들에게 지지를 부탁드릴 수 없다. 정치개혁을 통해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 - 김태진 비대위원


더불어민주당 비대위가 두 번째 회의이자 첫 지역 회의를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던 광주에서 열고 반성과 개혁의 메시지를 내놨다.

윤호중 비대위원장은 16일 오전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에서 진행된 회의에서 "저희의 부족함으로 호남의 성원에 부응하지 못했다. 죄송하단 말만으로 민주당의 과오를 덮지 않겠다"라며 "호남의 선택이 다시는 아픔이 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각오로 쇄신하고 또 쇄신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 문제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야 간 의견이 합치된 사안이다. 민주당은 2차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조속히 정부와 협의하겠다"라며 "윤석열 당선인도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신속한 보상을 공언한 만큼 국민의힘 역시 협조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극복과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야당에 즉각적 협상을 제안한다.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다"라며 "대장동 특검과 민생개혁 법안에 대해서도 여야 간 협상을 하루 빨리 시작해 3월 임시국회 중에 처리할 수 있도로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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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윤호중 비대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은 "4기 민주정부 창출은 좌절됐지만 호남의 열망이 사그러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온 국민이 피와 땀으로 일군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온 국민의 우려대로 검찰공화국을 만들려는 시도에 대해선 광주시민과 함께 단호하게 맞서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와 호남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사적으로 뛰겠다. 호남 에너지경제공동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광주 인공지능 특화 대표 기업도시를 실현하며, 광주 자동차산업 미래 모빌리티 전환을 통한 광주형 일자리 시즌2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라며 "아시아 문화수도 광주 완성,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명문화 역시 반드시 실현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조국 사태, 뒤늦은 사과 기회마저도 놓쳐"

비대위원들의 쓴소리는 더욱 매서웠다.

채이배 위원은 "저는 3년 전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법사위원으로 참여했다"라며 "삼성의 경영 세습을 비판한 조국 후보자에게 자녀에게 사회적 재산을 세습하기 위해 불법과 편법을 저지른 점을 되돌아보길 요구하며 후보직 자진사퇴를 정중히 요청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하지만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했고 조 장관은 결국 35일 만에 물러났다. 지난 1월 (조 전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대법원 판결 때라도 청와대와 민주당은 반성하고 사과해야 했지만 이마저도 기회를 놓쳤다"라며 "앞으로 내로남불 하지 않는 민주당이 되겠다. 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을 두고도 검찰의 먼지털이식 수사를 탓하며 비겁한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채 위원은 또 "호남에선 민주당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말이 있다. 민주당의 기득권이 가장 강한 호남에서부터 기득권 내려놓는 혁신을 해야 한다"라며 "호남에서만큼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시민들이 진짜 지역일꾼을 뽑도록 국회의원의 공천권을 내려놓길 제안한다. 내 사람 심기, 줄 세우기는 사라져야 한다. 호남에서의 민주당 정치개혁은 이런 것이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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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채이배 비대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배재정 위원은 "대한민국이 이념갈등, 성별갈등, 학력갈등, 빈부갈등 등 각종 갈등에서 압도적으로 세계 1위라고 한다"라며 "갈등을 해소하기보다 부추기거나 최소한 묵과한 책임이 정치와 정치인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도록 해법을 찾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대위에 '쇄신이란 단어만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쇄신의 내용을 이야기해야 한다', '개혁 입법을 말해야 될 때다'라는 질타가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라며 "쇄신의 내용을 채워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김태진 위원은 "민주당을 선택한 호남의 많은 표는 민주당을 응원한 표가 아닌 채찍질하는 표라고 느꼈다. 잘해서가 아니라 잘하라고 표를 준 것이다"라며 "정치개혁을 통해 민주당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지역의 청년 정치인이 발굴되고 성장하는 토대를 만들겠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부터 지방 토호와 결탁한 조직대결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위해 정책으로 경쟁하는 축제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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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광주 서구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조응천 비대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광주 학동·화정동에서 잇달아 일어난 건설현장 붕괴 참사에 대한 메시지도 이어졌다.

조응천 위원은 "지난 1월 10일 발생한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가 두 달 만에 끝났다. 시공사의 무단 구조 병경, 가설지지대 조기철거, 콘크리트 강도 부족 등이 사고의원인으로 밝혀졌다"라며 "추운 겨울 내내 피해자 가족들과 광주시민들께서 겪으셨을 고통 앞에 또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는 건 말장난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사고 책임자에 대한 확실한 문책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과 보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선 국토부는 불과 6~7개월 사이에 광주 도심에서 대형 인명사고를 두 번이나 일으킨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건설업 등록 말소를 해야 한다"라며 "국정감사장에 나와 사고 사망자들에게 사과 한 마디 안 한 기업, 사고 이후에도 태연히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나서는 기업, 막강한 현금보유액을 바탕으로 수주금지 기간 몇 개월만 버티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이 바로 현대산업개발이다. 이번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조 위원은 이에 더해 "사고현장 정리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운영에 많은 혈세가 들어갔다. 사망자 수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수많은 구조대원들이 밤낮으로 투입됐고 각지의 자원봉사자들이 힘을 모았다"라며 "구조와 복구에 들어간 비용 전액을 원인제공자로부터 받아내 피해자와 광주시민들게 돌려드려야 한다. 민주당 스스로도 반드시 그 방법을 찾겠다"라고 강조했다 .

또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위한) 법률지원, 긴급생계지원, 미성년자 자녀 보호 등 화급한 일에 대해 빠짐없이 민주당이 꼼꼼히 챙기겠다"라며 "다시는 후진국형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이번 사고를 계기로 모든 법적, 제도적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약속했다.

권지웅 위원도 "이번 붕괴 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직전에 발생해 해당 법 적용 대상은 아니지만 산업현장 안전에 대한 국가의 의지와 인식을 분명하게 천명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관련 책임자를 엄정하게 처벌하고 붕괴된 17개 층 중 15개 층의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 미달인 만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모든 아파트를 점검하는 것까지 검토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윤호중 #채이배 #조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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