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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

김현권, '채이배' 등 논란에 쓴소리 "정당은 품 넓어야... 금태섭 내치며 '20년 집권' 걷어차"

등록 2022.03.22 16:22수정 2022.03.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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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유성호

 
김현권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채이배 논란'에 집단대응한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의원들을 향해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것"이라며 "20년 집권이 가능한 정당은 우선 품이 넓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대 총선 때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2020년 경북 구미을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 전 의원은 22일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지역위원장 등이 있는 단체대화방에 "채이배 전 의원의 글에 우리 당 의원 15분이 성명을 발표하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고 운을 뗐다. 이어 "채이배가 꼭 못할 말을 한 것도 아니고, (만약) 지나친 면이 있었다 하더라도 새겨 들을 것만 골라 들으면 되는 것이지 우르르 나서서 입을 틀어막겠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잊히지 않는 장면들이 있다"며 "김경수 경남지사가 경찰출석을 할 때 우리 당 의원들이 병풍을 치듯이 함께 갔다. 비슷한 시기 이재명 지사가 출석할 때 아무도 함께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또 "금태섭 의원이 공수처에 딴지를 걸 때는 당원들이 이지메(따돌림)을 했다"며 "결국 그는 떠났고 시간이 지나 공수처가 과연 최선이었다는 증명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선거 도와달라고 불러 올 땐 언제고, 쓴소리 좀 했다고 현역 15명이 연명으로 밟아버리는 이 장면은 또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우리 당 변화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오래 고생할 것 같습니다."

성명에 참여했던 한 의원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김현권 전 의원은 "마음 상하지 말고, 그저 경계하자는 뜻이라 받아들여 달라"며 추가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탄핵 후에도 친 박근혜계가 여전히 구심점 역할을 하던 옛 새누리당을 보면서 "저 당의 위기는 오래 가겠구나 했는데, 어느 날부터 위기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위험은 우리 내부에 있었다"며 이른바 '문재인 팬덤 정치'를 비판했다. 

"위험은 우리 내부에... 민주당 변하려면 아직 멀었다"

"우리 당 지지자들의 때로 강력한 팬덤현상, 정치가 강성 지지자 없이 존재할 수 없습니다. 투쟁의 강력한 무기이고 든든한 진지입니다. 그런데 다들 느끼시겠지만 음양이 함께 존재하고 우리 의원들도 그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는 거죠. 불편함을 버티고 자기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의원은 가물에 콩나물 나듯 드물고, 많은 분들이 순치(?)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전당대회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어느 날부터 전대의 꽃이란 후보연설이 들을 게 없어졌습니다. 대한민국의 최고의 정치인들의 삶과 꿈이 요약되고 녹아 있는 전대의 후보연설, 가슴 뛰지 않습니까? 그런데 천편인률,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통령을 지키겠다는 얘기였습니다. 앉아서 생각했습니다. 여당의원이 정부, 대통령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 어떻게 공약이 되지? 이건 아무 말도 안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다 그랬습니다."


김 전 의원은 "(잊히지 않는) 다음 장면은 금태섭을 내칠 때다. 그가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 그러는 게 아니다"라며 "저는 그 정도를 용납하지 못하는 우리 당의 문화가 참으로 안타까웠다"고도 토로했다. 그는 "그때 생각했다. '우리가 금태섭을 버린 것이 아니라 20년 집권을 걷어찬 것은 아닐까?'"라며 "20년 집권이 가능한 정당은 우선 품이 넓어야 한다. 넉넉하고 너그러워야 한다. 벌레가 살지 못하는 숲에 새도 깃들 수 없다. 잡초처럼 살아온 인생들이 즐비할수록 좋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지금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는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라며 "차기 전당대회가 성찰 없는 권력투쟁으로 끝날까 염려스럽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이 그래도 우리 당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 이유는 박용진, 조응천 같은 의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22대에도 조응천, 박용진, 금태섭을 볼 수 있길 바란다. 저는 (지역이) 경북이고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어서 다시 당을 위해 일할 기회가 있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사랑이 모자라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관련 기사]
친문 의원들 "대통령 벼랑몰이가 '좋은 정치'인가" http://omn.kr/1xvdf
박용진 "채이배 나가라? 논쟁에서 입 막으면 안 된다" http://omn.kr/1xvpo
"반성엔 금기 없어야, 대통령·정부·당·후보 모두" http://omn.kr/1xvkc  
#민주당 #김현권 #채이배 #금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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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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