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날 찾은 영주시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에서 일상의 회복을 기대하다

등록 2022.03.23 10:04수정 2022.03.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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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길이 약 150m, 폭 30cm) ⓒ 이호영


절기상 춘분이었던 지난 21일, 경북 영주시 문수면 무섬마을은 사람의 자취를 보기 힘들 정도로 조용했다.

주말이 아닌 평일 월요일이지만 이곳을 찾은 관광객은 생각보다 적었다.


지역에도 오미크론 감염자가 연일 급증하면서 방문객이 줄었나 싶었지만 어제(20일) 일요일에는 주차장에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관광객이 많았다고 한다.

전통 고택이 많은 이 마을은 고택보다 더 유명한 곳이 있다. 내성천 맑은 물 위에 세운 외나무다리가 바로 그것으로, 이곳을 찾으면 누구든지 한 번쯤 건너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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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 건너편에서 본 다리와 무섬마을 ⓒ 이호영

   
나무로 만든 외나무다리는 사람 하나 겨우 발을 디딜 정도로 폭이 좁다(한 30cm 정도). 자칫 기우뚱하다가는 물에 빠지기가 쉽다.

마주 오는 사람을 만나면 피하도록 다리 중간에 2~3명이 설 정도의 나무다리가 옆에 덧붙여져 있다. 이곳에서는 오가는 사람 중 누구든지 양보해야 무사히 건널 수 있다.

옛말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라고, 했지만 이곳에선 누구든지 배려와 겸손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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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외나무다리와 피난다리(폭 약 30cm) ⓒ 이호영

  
무섬마을은 대표적인 물돌이 마을이다. 강물이 마을을 돌아가는 지형이다.

봉화 내성천 물과 영주 서천 물이 마을 상류에서 합해져 물길을 돌아 역시 물돌이 마을인 예천 회룡포로 이어진다. 이 물은 다시 낙동강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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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지맥 트레킹길 안내도 무섬마을 문수지맥 트레킹길 안내도 ⓒ 이호영

 
육지 속의 섬마을로 전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살아가고 있는 무섬마을은 외나무다리와 함께 아름답고 넓은 백사장이 일품이다.


고운 모래로 형성된 백사장은 사람들은 물론 동식물의 서식처로도 이름 높았다.

하지만 상류에 영주댐이 건설되면서 모래가 하류로 내려오지 않고, 흐르는 물도 줄어 시커먼 물과 물 때, 그리고 자갈이 목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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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와 내성천 물이 흐르지 않으면서 물이 썩고 모래가 아닌 자갈이 발견된다. ⓒ 이호영

 
주민들은 "하루 이틀 전에 비가 조금 왔기 때문에 이 정도로나마 물이 흐르고 있다"라고 말한다.

지난겨울, 가뭄이 길어지면서 물길이 사라져 자칫 무섬마을의 명성이 사라질까를 주민들은 걱정한다.

무섬마을에는 전통 고택이 많다. 전체 가옥 중 38채가 전통 고택이고, 16채는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사대부 가옥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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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 섬계고택 1730년대 건립, '섬계'는 무섬마을의 옛 이름. ⓒ 이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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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섬마을과 전통 가옥 영주 무섬마을과 전통가옥(전통 고택 38채, 조선 후기 사대부 가옥 16채) ⓒ 이호영

 
이 마을에는 반남 박씨와 예안 김씨가 대대로 집성촌으로 살고 있다. 350년의 역사를 간직한다.

무섬은 특히 시인 조지훈의 처가다. 조지훈은 시 '별리(別離)'를 통해 무섬마을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고 한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이젠 정점을 지나 내리막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인다. 평범한 일상 생활이 이젠 머지않아 보인다.

무섬마을에서 2022년 사계절을 만끽하는 날이 기대된다.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오미크론 #일상생활 #전통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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