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주장] 녹조 독소 농산물 문제, 소비자와 농민이 직접 나서야

낙동강 재자연화 통해 수문 열어야 해결 가능...강 건강해져야 녹조도 해결 가능

등록 2022.03.23 18:33수정 2022.03.23 18:33
0
원고료로 응원
 
a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녹조는 강이 흐르지 못해 생기는 문제이기 때문에 낙동강을 흐르게 해주면 낙동강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문제는 해결될 것이란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이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 노지 쌀에서도 녹조 독성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됐습니다. 1㎏당 3.18 ㎍의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입니다. 성인이 하루에 300g의 쌀을 먹는다고 가정하면 하루에 0.945㎍의 마이크로시틴을 섭취하게 되고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간 병변 독성 기준의 2.48배, 생식 독성 기준의 8.83배를 초과하는 수치이고, 프랑스의 생식 독성 기준의 15.9배를 초과하는 수치입니다.

두렵습니다. 우리가 먹는 주식인 쌀에서 녹조 독성이 검출되고, 우리 김치의 주재료인 무와 배추에서도 녹조 독성이 검출되는 이 사태를 어떻게 봐야할까요? 우리의 식탁과 우리의 일상이 위험에 빠진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독성 물질의 대표격인 청산가리의 100배나 되는 맹독이고, 국제암연구기관(IARC)에 의하면 발암물질에 해당합니다. 또한 간과 폐, 혈청, 신경, 뇌의 영향에 이어 정자와 난자에 영향을 끼치는 생식 독성까지 띠고 있는 아주 위험한 물질입니다. 이 위험천만한 독성물질이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쌀과 김치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밥상 위협하는 녹조 독 마이크로시스틴  
 
a

경남 창원의 본포양수장 주변의 한 논. 녹조가 가득한 물에 벼가 자라고 있다. 이 벼에서 나온 쌀에서 바로 녹조 독인 마이크로시스틴이 다량 검출된 것이다. ⓒ 임희자

   
이미 이렇게 생산된 쌀과 무와 배추는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전국의 가정에서, 식당에서 녹조 독성이 들어있는 밥과 김치를 먹고 있습니다. 비단 밥과 김치뿐일까요? 채소류와 과일류를 포함한 낙동강 주변의 광범위한 농산물이 이 녹조 독에 오염된 것은 불을 보듯 뻔해 보입니다. 이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녹조 문제는 한두 해 문제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12년 4대강 보가 만들어지고 물을 가두기 시작한 바로 그해부터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는 문제입니다. 녹조 독성은 맹독으로 농산물에 축적되고 있다는 경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국내에서 아직 확인된 적이 없다는 이유로 녹조 독성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했습니다.

게다가 지난 2월 국내 농산물에서 녹조 독성 검출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정부 대책은 여전히 무시 전략입니다.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안전이 달린 문제입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주식이 독으로 오염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가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 것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정부 당장 실태조사 들어가야 


정부는 당장 실태조사에 들어가야 합니다. 낙동강 강물로 생산된 쌀과 무와 배추가 도대체 얼마나 되고 어떻게 유통되었는지를 조사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위험성을 국민에게 상세히 알려야 합니다. 그리고 하루빨리 녹조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녹조 문제 해결은 어렵지 않습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면 됩니다.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주면 됩니다. 흐르는 강에서는 녹조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미 수문을 연 금강에서, 영산강에서 혹은 보가 없는 다른 강에서 이미 증명이 된 사실입니다. 낙동강보다 수질이 더 좋지 않은 금호강에서 녹조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금호강은 흐르는 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루속히 낙동강 보의 수문도 열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취양수장의 구조를 빨리 개선해야 합니다. 낙동강과 한강의 지자체와 농어촌공사가 소유한 취양수장의 개선에 대략 9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하루빨리 예산을 투입해서 하루속히 취양수장의 구조를 개선해 낙동강을 흐르는 강으로 만들어야만 낙동강 녹조 문제가 해결됩니다.
 
a

지난 겨울 낙동강 합천창녕보 개방으로 드러난 낙동강 모래톱. 낙동강 보의 수문개방만으로도 낙동강이 이렇게 되살아날 수 있다. 수문개방을 하면 녹조 문제는 사라진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녹조 문제가 해결되면 녹조 독성으로 인한 농산물 안전 문제 또한 사라지게 됩니다. 그러니 이 문제는 정부가 발 벗고 나서야 합니다. 곧 모내기철이 시작됩니다. 올해도 녹조 물로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다면 농민들은 올 가을 또 녹조 독성이 든 농산물을 생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낙동강 보의 수문을 하루빨리 열어야 합니다.

녹조 문제, 소비자와 농민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

그러나 정부가 이 심각한 사태에 대해서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 않습니다. 녹조 독성 농산물 문제를 모르쇠로 일관하고, 낙동강 보 수문개방 문제에 대해서도 농민들 농업용수 핑계를 대고 있습니다. 

이제 소비자인 국민과 생산 주체인 농민이 직접 나서야 합니다. 국가를 상대로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합니다. 더이상 녹조 독이 든 농산물을 먹을 수 없다고 말해야 하고, 더이상 녹조 독이 든 농업용수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으니 대책을 국가가 마련할 것을 촉구해야 합니다. 

소비자는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불매운동에 나서야 하고, 농민은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한 대책 마련 촉구운동을 벌어야 합니다. 그러니 소비자단체와 생협 그리고 농민단체가 나서야 합니다. 이들 단체가 나서서 녹조 독이 든 농산물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함께 낙동강 보 개방을 촉구하고 나서야 합니다. 녹조 독 농산물 문제는 낙동강을 흐르게 하면 바로 해결이 됩니다. 낙동강 보 개방을 강력히 촉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a

지난해 여름 녹조가 심각하게 핀 낙동강 강정고령보 상류의 모습이다. 대구시민 60%의 물을 취수하는 매곡과 문산취수장이 있는 바로 그곳의 낙동강 모습이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그렇습니다. 낙동강 녹조 문제는 낙동강 보를 유지하는 한 풀 수가 없습니다. 낙동강의 자연성을 되살릴 때만이 녹조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그러므로 낙동강 재자연화는 녹조 문제 해결의 필수 선행조건입니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래야 낙동강이 되살아납니다. 그래야 낙동강이 건강해집니다. 그러면 녹조 문제도 해결되고 낙동강은 우리에게 건강한 식수와 농업용수 그리고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해줄 것입니다.

국민의 일상이 지금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우리는 비상한 위기의식을 가지고 녹조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국민의 안전과 목숨이 달린 문제입니다. 녹조 독의 공포로 국민의 일상이 위험합니다. 그러니 낙동강 보 개방에 즉각 나서야 합니다. 소비자와 농민이 직접 나서줄 것을 거듭 촉구해봅니다.
 
덧붙이는 글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생태보존국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14년간 낙동강 현장을 기록하면서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고발해오고 있습니다.
#낙동강 #녹조 #마이크로시스틴 #녹조 독 농산물 #수문개방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니, 소파가 왜 강가에... 섬진강 갔다 놀랐습니다
  2. 2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3. 3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4. 4 두 번의 기회 날린 윤 대통령, 독일 총리는 정반대로 했다
  5. 5 '김건희 비선' 의혹, 왜 자꾸 나오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