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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청 이전, 윤 당선인의 '비인기 개인적' 프로젝트"

"시민들과 더 멀어질 수도" 평가... <월스트리트저널> "이전 문제, 정치적 체스조각 돼"

등록 2022.03.28 07:21수정 2022.03.2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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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보도하는 <이코노미스트> 갈무리. ⓒ 이코노미스트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인기 없는 프로젝트"라고 규정하며 "시민들과 가까워지려다 오히려 더 멀어질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시각 27일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이 인기 없는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추진에 대한 논란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윤 당선인이 청와대를 '고립된 궁전' '제왕적 권력의 상징'으로 묘사했다"라며 "(집무실을 이전해) 시민들에게 더 가까이 권력을 가져다줄 계획이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집무실 주변에 공원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정부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고, 이는 '국민의 소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윤 당선인의 공약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국민은 집무실 이전이 돈 낭비이자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적한다"라며 "집무실 이전에 반대하는 청원에 20만 명 넘게 서명하기도 했다"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국방부 주변의 일부 상인들은 유동인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교통량 증가, 보안 규제 강화, 광화문에서 보았던 잦은 시위 등을 우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방부 인근 세탁소 주인이 "(집무실이 이전하면) 사람들이 어디서 시위할 것 같나? 내 가게 앞에서 할 것"이라며 불만을 터뜨린 사례도 소개했다.

이 매체는 "시민들은 윤 당선인이 선거 기간에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에 불평한다"라며 "지금 윤 당선인은 (경제적 피해 해결 대신에) 개인적 과제를 밀어붙이는 데 정치적 자본을 쓰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당선인의 인기는 취임을 앞둔 대통령으로서는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윤 당선인은 시민들에게 더 가깝게 다가서려고 하지만, 오히려 더 멀어질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아이들의 멍청한 싸움 같아" 여야 공방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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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보도하는 <월스트리트저널> 갈무리. ⓒ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이날 "한국의 정치적 분열이 너무 깊은 탓에 차기 대통령의 집무실을 놓고도 국가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라며 "집무실 이전 문제가 곧 퇴임하는 행정부와 새로 들어설 행정부 간의 싸움에서 권력 이양을 방해하는 정치적 체스 조각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미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신기욱 소장은 이 신문에 "아이들의 멍청한 싸움 같다"라며 "새 정부의 '허니문'이 사라지고, 주요 사안마다 여야가 다툼을 벌일까 우려스럽다"라고 밝혔다. 그동안 정권 교체기에는 여야가 공방을 자제하고 안정적인 정권 이양을 위한 허니문 기간을 갖는데, 이번에는 교착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신문은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대결은 통상적인 권력 이양마저 한국에서 어떻게 정쟁이 되는가를 보여준다"라며 "이는 한국인들이 '역대 가장 비호감의 선거'라고 부르는 이번 대선에 이어 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 국민의 약 5분의 3이 집무실 이전을 반대하고, 3분의 1만이 지지한다"라며 "집무실 이전은 납세자의 돈 낭비이자, 윤 당선인의 만족을 위해서만 집행된 강제 이전을 의미한다고 주장하는 청원에 47만여 명이 서명했다"라고 전했다.

다만, 김동로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의 지도자가 군사 독재 시절 형성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을 쥐고 있다는 인식이 한국 국민들에게 남아 있었고, 청와대는 이를 상징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온라인 청원 시스템은 상당수 청원이 판사 탄핵과 같이 대통령의 권한 밖에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라며 "이는 한국 사람들이 대통령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풀이했다.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윤석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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